법개정-규제강화-사업여건 급변… 옥외광고 환경 대변혁기 정부 상대 단체역할 가장 절실할 때 옥외광고협회는 있으나 마나
관련업종 두루 망라된 유일 단체… 정상화시켜야
옥외광고 업계의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한동안은 출혈경쟁 등 업계 내부가 문제였으나 이제는 여기에 더해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 변경과 규제 강화가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규제와 지원이라는 양날의 칼을 빼든채 옥외광고 업계에 강도높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회이자 위기다. 대변혁기에 처한 옥외광고를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우리 업계가 실천해야 할 것 10가지를 선정, 이달부터 매월 하나씩 게재한다.
해가 바뀌면서 세상도 변했다.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의 화두는 단연 변화다. 정부 조직부터 시작해 온갖 제도와 정책이 대대적으로 변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변화의 핵심 방향은 규제 개혁이다.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경제활동하는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기업(사업)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큰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런데 옥외광고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에서 다소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여서 못내 아쉽다. 다른 쪽은 규제가 줄어들고 풀려서 사업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야단들인데 옥외광고 업계는 오히려 규제가 갈수록 강화돼 희망이 없다고 푸념이다. 업계의 푸념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정부의 법 개정으로 실명제 등 없던 규제가 새로 생겨났고 있던 규제도 일부는 강화됐다. 지자체들은 법 말고도 다른 제도나 정책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전국 지자체들을 선도하는 서울시는 연초 업계 종사자들을 상대로 규제의 대폭 강화를 예고했다. 간판의 크기와 수량을 더욱 줄이고 현수막없는 거리도 확대해서 서울을 ‘비우는 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을 설명한 자리에 다녀온 업계 사람들은 대부분 이제 간판업은 끝났다며 불만의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물론 정부로부터의 희망적 메시지도 강하다. 행자부는 올해부터 옥외광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마련과 지원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강조한다. 다른 정부 일각에서는 공공디자인 분야의 활성화 방침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가 기대감으로 들뜨는 것같지는 않다. 규제가 목전의 현실로 다가오는데 비해 지원과 활성화 방침은 먼 얘기로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업계의 시큰둥한 반응은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결정과정에서 업계가 배제됐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의 법 개정은 정부와 정치권의 합작품으로 이뤄졌다. 업계는 거의 배제됐다. 서울시도 마찬가지. 옥외광고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임에도 업계는 결정과정에서 배제됐다. 결과만을 설명받고 준수를 요구받으니 흥이 나지 않고 시큰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업계가 배제된 근본 원인을 살펴보자면 정부나 서울시가 아닌 업계 탓이다. 다름 아닌 업계를 대표하고 대변해야 할 옥외광고협회가 제구실은 전혀 못한 채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있었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지난해 협회의 존재까지는 부정하지 않았지만 집행부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협회 행사에 일체 참여하지 않았고 표창 수여도 거부했으며 대화의 파트너로 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협회는 철저히 무력화됐고 협회의 존재의미 상실로 인한 피해는 회원뿐 아니라 옥외광고 관련업종 종사자 전체에게 미쳤다. 협회의 무력화는 또한 새로운 단체 만들기로 이어졌다. 전에는 옥외광고 분야의 업종단체로서 협회와 전광방송광고협회 둘 뿐이었지만 지난해 옥외광고대행사협회와 실사출력협회가 새로 결성됐다. 단체 결성 붐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친목단체인 광고진흥회가 사단법인 등록을 추진하기로 하는가 하면, 협회에서 활동했던 일부 인사들은 최근 아시아사인협회 한국지부를 만들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옥외광고 업계에 단체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하는 형국이다. 이는 한편으로 단체의 전문화, 다원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구심점 없이 뿔뿔이 흩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측면을 간과하기 어렵다. 대승적 차원에서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조직 이기주의로 불협화를 빚을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이제는 분화된 업종별 단체의 울타리를 넘어 전체를 아우르는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조직은 옥외광고 관련업종이 고루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옥외광고협회뿐이다. 지난해 정부가 대대적인 옥외광고 개혁을 선포했을 때부터 업계 환경의 지각변동은 충분히 예상됐다. 때문에 바로 그 때부터 정부의 업계 파트너로서 협회의 활동이 절실했다. 그런데 이 때 협회는 어땠는가. 집행부 인사들의 무능과 부도덕에서 야기된 내분과 혼란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업계 대변은커녕 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한 꼴만 보여줬다. 정부는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게 많은 옥외광고 관련 제도를 바꾸고 정책들도 입안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가 이 과정에서 또다시 배제돼 지난해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단체들이 저마다 나서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업계의 정제된 입장과 목소리를 내야 한다. 때문에 이제는 제작과 대행, 소재, 유통, 출력, 장비 등 옥외광고 관련업종이 고루 참여하고 있는 협회를 정상화시켜야 할 때다. 때마침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 하는 시기다. 업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있고 올바른 집행부가 구성되도록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