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지하철 역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천장, 벽,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할 것 없이 화려한 광고로 뒤덮여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30초 동안의 시간에 사람들은 광고에 시선이 꽂히게 된다. 바로, 밋밋한 지하철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래핑(Wrapping) 광고다.
이렇게 기존의 광고판 등 광고개체 대신 벽, 기둥 등에 랩을 씌우듯 광고물을 덧씌워 광고하는 기법을 래핑 광고라고 한다. 래핑 광고는 화려한 색감,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이미지, 색다른 공간 활용 등 기존 광고와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래핑 효과를 입증하듯 래핑 범위는 버스, 건물 등을 벗어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항공기까지 하늘과 땅을 무대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래핑 대상도 제품 광고부터 기업 이미지, 캠페인, 영화, 공익 광고 등 다양하게 번져나가고 있다.
문화예술을 경제활동에 접목시키는 컬처노믹스(Cultunomics) 시대에 맞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래핑 마케팅이 뜨고 있다.
◇건물, 버스, 항공기..도심과 하늘 속 '래핑세상'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만 해도 월드컵 전사를 응원하기 위한 건물 래핑이 큰 화제였지만 지금은 도심 곳곳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건물 래핑은 도심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다.
건물 래핑 마케팅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곳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을지로 본점에 프랑스 조형 미술계의 거장 장 피 에르 레이노의 작품 ‘화분(Le POT)’이미지를 래핑했다. 이 래핑으로 예술성을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광고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려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새로운 금융 상품의 메시지도 동시에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도 래핑 마케팅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다. 2호선 삼성역, 이대역,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해 삼성 르노는 SM3를 출시하면서 광화문역에 대형 래핑 광고를 해 역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한 바 있다.
래핑 마케팅 범위는 하늘까지 넓어졌다. 2001년 대한항공이 제주를 알리기 위해 기체에 '하르비'(사진)를 래핑하며 국내 항공기 래핑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한 '슛돌이', 가수 비의 월드투어를 홍보하기 위한 '가수 비' 래핑 등 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한항공은 또 루브르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처음 도입되는 것을 기념해 훈민정음으로 만든 모나리자를 B747-400 항공기에 래핑했다. 특히, 이번 래핑은 특수 필름과 페인팅 작업이 동시에 사용된 최고 난이도의 기술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황진이'는 이례적으로 시청앞 건물 외벽에 래핑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유니레버코리아도 2006년 '리얼 뷰티' 캠페인을 2호선 이대 지하철역 래핑을 한 적이 있다.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 래핑 마케팅
래핑 마케팅이 각광받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색다르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기존 광고판이나 대중 매체를 이용한 광고 대신, 래핑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 공간으로 새롭고 신선하게 침투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의 무채색 벽면과 문 대신 화려한 광고들은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쉽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부드럽고 이색적인 공간으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눈에 잘 띈다는 장점도 있다. 화려한 색들로 뒤덮인 버스가 거리를 지나가면 사람들은 한 번씩 쳐다보기 마련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옆 벽에 영화 광고가 이어져 있다면 누구나 쳐다보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엘리베이터 문 전체에 광고가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게 된다.
때문에 이러한 광고의 장점을 가진 래핑 마케팅은 갈수록 예술적 형태의 마케팅으로 발전해 독창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