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진 기자 | 143호 | 2008-02-28 | 조회수 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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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다양성 부여… 즐겁고 조화로운 간판 추구
색상·글꼴 지나친 제약 피하고 시각적 편안함과 정보전달력 높여 비용 주민 부담 30%·위원회 구성 등 주민 참여형 간판문화 개선
성동구 왕십리길이 왕십리역에서 상왕십리역에 이르는 1km 구간의 건물 63개동 345개 간판이 교체돼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로 재탄생됐다. 동래정씨건물의 간판 교체 후 모습.
■ 사업은 어떻게 서울 성동구는 행정자치부 ‘2007 옥외광고 우수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전국 시군구 중 최우수상을 받았다. 좋은 간판 시범거리 조성, 불법 광고물 정비, 주민 참여형 개선, 좋은 간판디자인 시스템 구축 등 앞서가는 옥외광고물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좋은 간판 시범거리로 지정해 간판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왕십리길은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총 사업비 4억 5,000만원을 투입해 왕십리역에서 상왕십리역에 이르는 왕십리길 1km 구간을 대상으로 건물 63개동 345개 간판을 교체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정비에 착수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구간은 왕십리 민자역사 주변 성동구 중심가로이자 서울 중심부의 도입부이므로 유동인구가 많고 도로정체가 빈번한 곳. 따라서 업소들이 광고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간판들을 무분별하게 설치, 거리가 매우 복잡하고 지저분했으나 간판정비를 통해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로 재탄생됐다. 왕십리길 간판정비사업은 성동구 특화거리 조성사업과 연계해 추진됐고 주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양대, 전문가, 주민 등을 참여시켜 시범거리 조성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판제작비의 30%를 주민이 부담케 함으로써 참여의식을 고취시키고 주민의식 개선을 위해 건물주 및 점포주 간담회 개최, 좋은간판 동영상 홍보, 좋은간판 홍보유인물 제작 배부, 주민계도 캠페인 실시 등도 전개, 주민과 함께 하는 간판문화 개선에 힘을 기울였다.
■간판의 특징은 성동구는 형광램프를 적용한 판류형 간판과 네온관 노출 간판 등을 철거하고 입체형 간판·작은 간판을 원칙으로 걷고 싶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간판, 즐거움을 주는 볼거리가 있는 간판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을 추진했다. 건물 저층부를 시각적으로 강조해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기호, 사물, 장소 등 거리의 상징가치를 창출하고 건물 외관과 어울리는 간판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해 주변 공간구조와 보행자의 행동특성에 따라 가시영역에 간판을 설치했다. 가로형 간판의 경우, 1층은 패널과 입체형을 결합한 간판을 부착하고 간접조명 방식으로 투광기를 사용해 은은하게 연출했으며 2층 이상은 게시바에 채널사인을 결합한 형태로 LED를 적용했다. 돌출형 간판은 형태를 다양화시켜 설치했다. 색상과 글꼴 등을 지나치게 제약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부여해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간판과 거리를 조성했다는 것이 큰 특징. 건물과 조화롭고 업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되(적색은 거의 금하고 원색을 지양), 색감은 통일하고 중·저채도의 색상군을 적용해 시각적인 편안함과 정보전달력을 높였다. 글꼴도 직접 쓰거나 디자인해 상호의 개성을 잘 부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여백을 최대한 활용하게 했다. 성동구의 간판 가이드라인은 1업소 1간판이 원칙. 다만, 곡각지점은 가로형 간판 1개를 추가해 총수량 2개 설치가 가능하며 광고물 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돌출간판이나 지주이용 간판을 연립형으로 설치하는 경우에는 1개를 추가해 설치할 수 있다. 돌출형 간판은 보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1층에 설치할 수 있고 2층 바닥에서 4층 천정 이하에만 설치하도록 했다. 폭, 두께, 가로폭은 동일 건축물에서 상·하가 일치토록 하고 건물의 정면에만 표시를 허용했다. 건물의 좌측 또는 우측 한쪽에만 설치하되, 건물의 전면폭이 10m를 초과할 경우에는 심의 후 설치가 가능하다.
■향후 계획 및 어려웠던 점 성동구는 올해부터 ▲응봉대림상가 45개 점포와 구청 주변 상가 62개동 98곳 ▲한양대 앞 젊음의 거리 점포 184곳 ▲한양대 앞 삼거리~성수동 에스콰이어 앞 거리 등에 대해 간판정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주민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주민들과 사전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행정조치를 취해야만 주민들이 따르고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던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자체들이 하는 간판정비사업과 관련해 디자인이 몰개성적이라는 지적이 항상 따르는데 관이 추진하는 행정정책상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성동구의 가로형 간판(위)과 돌출형 간판(아래) 가이드라인
가로형 간판의 경우, 1층은 패널과 입체형을 결합한 간판을 부착하고 2층 이상은 게시바에 채널사인을 결합한 형태로 설치했다.
색상과 글꼴 등을 지나치게 제약하기 보다는 다양성을 부여해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간판과 거리를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