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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1 17:36

“정부의 간판조명 정책 문제 있다”

  • 전희진 기자 | 144호 | 2008-03-11 | 조회수 4,350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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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편향정책에 네온·콜드캐소드·형광등 업계 불만 고조
‘표현의 자유 제약… 또다른 간판 획일주의 조장’ 지적도
 
‘간판조명, LED만이 능사인가?’
간판용 조명원으로 LED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들의 LED 위주 간판조명 정책에 대한 전통적 조명업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LED 편향 정책이 그간 옥외간판의 조명자재로 인기를 끌어온 네온과 콜드캐소드, 형광등, 백열등 등 여타 광원들의 설 자리를 인위적으로 없애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불만이 크다.

하지만 업계의 얘기를 들어보면 생업에 위협을 받는데서 오는 단순한 불만 차원을 넘어 간판문화의 고질적 병폐인 획일화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최근들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도시경관 개선과 디자인 혁신 경쟁을 벌이면서 간판 정책에도 소량화, 소형화, 입체화로 특징되는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간판조명의 경우 에너지 절약 및 간판 입체화의 영향으로 LED 위주의 지원·육성이 정부 정책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정책의 핵심 목표는 에너지 절약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LED조명을 집중 보급·육성해 기존의 조명들을 대부분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밤거리 조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간판들부터 정비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면서 LED 이외의 간판조명들은 요즘 철퇴를 맞고 있다. 

“네온은 완전히 죽었고 콜드캐소드와 형광등은 시한부 삶”
옥외광고 및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LED 일변도 정책에 따른 기존 조명 시장의 요즘 상황을 이렇게 단언했다. 이들의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LED 이외의 광원들은 사실상 거의 사양길로 깊숙하게 접어들었다는 것.
실제로 간판조명 및 경관조명이 LED로 집중화되면서 네온과 콜드캐소드·형광등업체들은 업종변경을 시도하거나 문을 닫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온파크 이진욱 대표는 “네온은 이래저래 찬밥신세”라며 “네온분야는 기술직이므로 네온업체가 LED로 업종을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흐름으로 계속 가다가는 어쩌면 먼 훗날 네온 하는 사람들이 인간문화재가 될 수도 있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콜드캐소드는 채널간판시장에서 밀려났지만 아직은 경관조명 수요가 꾸준하다. 하지만 그것도 반짝, 2~3년 후면 결국 LED에 밀려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전통적 조명업계는 자신들의 생존문제 차원을 떠나 간판문화와 광고문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잘못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광고는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돼야 하는 특수한 영역인데 돋보이는 간판, 차별화된 간판을 연출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조명을 LED로 일원화시키려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또다른 획일화를 조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콜드캐소드 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다양한 구미에 맞게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데 관이 오히려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획일화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면서 “현재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LED채널간판 일변도의 간판정비 사업을 벌이고 네온사인을 마구 철거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네온업체 관계자도 “획일적으로 일괄 규제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문제점이 있다면 너무 현란하지 않도록 연출력을 제한해서 잘 활용하면 간판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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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캐소드 및 형광등이 적용된 채널간판과 플렉스·스테인리스 문자가 결합된 간판. 콜드캐소드 간판은 뛰어난 조도와 LED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LED 편향 정책으로 인해 시장을 급속하게 빼앗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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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및 콜드캐소드·형광등업체들도  LED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조명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 방향
 
정부 정책, 전력소모 적은 LED간판으로 '바꿔바꿔'
 
전국 430만개 간판중 310만개에 조명… LED로 빠르게 전환
지자체들 채널일변도 간판정비 정책도 LED 편중 심화요인
 
행정자치부가 최근 전국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간판은 총 430만여개.
이 가운데 78%에 해당하는 약 310만개 간판이 조명 간판인데 주로 형광등과 백열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네온도 5%를 차지하고 있다.
형광등이나 백열등, 네온 등은 전력소비가 LED조명 대비 8~10배이며 이를 LED로 교체했을 경우, 매년 813억원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에너지관리공단의 분석이다. LED간판 제작비가 형광등 간판의 5배 수준이지만 수명은 100배로 연장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경제적이라는 것이 정부와 LED업계의 견해다.

간판 뿐만이 아니다. 야간 경관조명 광원으로도 LED를 채택하는 지자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LED업계 관계자는 “일본 교토시는 경관 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옥상광고와 점멸식 네온사인을 전면 금지, 철거에 나섰고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크리스마스 트리의 백열등도 지난해부터 LED로 교체됐다”며 “LED로의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간판조명의 LED화 바람에는 지자체들의 간판정비 사업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간판의 규격을 축소하고 판류형 일변도의 획일적 현상을 해소한다는 목표하에 입체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채널간판 위주의 정비사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지자체 정비사업에 채택되는 채널문자의 조명원으로 거의 LED가 적용되면서 LED 편중현상을 심화시키고 타 조명원들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플렉스간판에 대한 규제로 형광등은 이미 천덕꾸러기가 되었고 작은 간판을 지향함에 따라 대형 채널사인에 적용되던 콜드캐소드도 그 영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네온사인의 경우는 더하다. 전력 소모가 많고 시각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간판문화의 공적’으로 낙인찍혀 강제퇴출로 내몰리고 있다.
과천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옥외광고물특정구역지정 및 광고물표시 금지·제한규정을 고시하고 전국 최초로 네온사인 전면 금지에 들어갔다.
당시 네온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인 점포주들도 심하게 반발했지만 당국의 의지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같은 정부와 지자체들의 간판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기존 조명원들은 거의 소멸하고 LED가 간판 시장을 완전 석권, 독주할 태세다.

업계 상황
 
네온 등 기존 조명업체들… 업종 변경하거나 문 닫거나
 
“광고의 특수성 인정해 간판조명 다양성 존중해야” 하소연
기존 재래식 광원업계, LED에 맞설 경쟁력 길러야
 
정부의 LED 지원육성 정책으로 강제퇴출 위기에 몰린 업체들의 불만과 문제 제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취지라지만 정부가 LED가 아닌 기존 조명들을 시장에서 내모는 것은 인위적인 시장 개입으로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히 다양한 광고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천편일률적인 광고문화를 조장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조건 안된다고 금지하기 보다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치고 조정해 활용하도록 해서 일부 제한적이나마 공존이 가능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간판디자인 전문업체인 디올디자인 서달원 실장은 “네온이나 콜드캐소드 등 기존의 조명들은 분명 LED가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와 친근감을 지니고 있다”며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주도해 나가서는 안된다. 몇 년 후 LED도 지금의 네온이나 형광등과 같은 꼴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느냐. 각 조명마다의 장점들을 살려 적절하게, 조화롭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LED도 만능 광원이 아닌 이상 단점이 있으며, 점조명인 특성상 빛의 직진성이 강해 시각적으로 피곤하므로 반드시 직접적인 노출은 피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전통적인 조명업체들이 LED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조명을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행성네온 민병화 대표는 “최근 한 조명업체가 LED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램프를 개발했다”며 “LED에 대적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길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효과를 자랑하는 이 램프는 리드판매가 개발한 IEFL(내부전극형광램프)로 콜드캐소드를 업그레이드한 제품.
전자식 안정기 자체에서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 LED와 같은 방식으로 실험·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 평균 5%~10% 안팎의 차이로 오히려 이 제품이 전기를 덜 먹는다고.

또한 플렉스간판에 샘플을 시공한 결과, 형광등 대비 70% 전기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관리공단 및 산자부 등과 브리핑을 갖고 성능 인증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곡관이 가능해 채널간판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리드판매 류경열 전무는 “에너지 절감 및 채널간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부시책에 따라가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라며 “가격이 LED보다 낮아 저가를 선호하는 간판제작업자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공조명은 최근 홍대입구역 롯데시네마 상부 캐노피에 RGB 3색 변환과 디밍시스템이 뛰어난 형광등을 경관조명으로 설치했다. 전력소모를 최대한 줄이면서 드라마틱한 연출을 할 수 있는 형광등을 적용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캐노피 길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m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보통 LED소자 24개가 들어가는 파워LED 바타입이 24와트(W), 롯데시네마에 설치된 형광등이 28와트(W)로 조도는 파워LED가 다소 밝지만 전력효율면에서는 LED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영공조명 홍한표 차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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