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45호 | 2008-03-25 | 조회수 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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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의 여파로 3월부터 PVC필름을 중심으로 실사소재의 가격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재업체들, 원가 상승분 제품가격에 반영… 3월부터 단가 인상 본격화
출력업체들, 단가하락·내수위축 고전 속 소재가격 인상으로 어려움 가중
내수위축과 단가하락, 규제강화의 여파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사출력업계가 계속되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재제조 및 수입업체들이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 3월부터 실사소재의 단가 인상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과당경쟁과 출력단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출력업체들은 실사소재의 전체적인 가격인상으로 올 한해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PVC·가소제·이형지 등 15%~30% 인상 업계에 따르면 잇따른 원자재가 상승으로 최근 들어 PVC, 가소제, 종이류(이형지) 등 원자재가격이 최소 15%에서 최대 30%까지 인상됐다. 소재업체들은 지난 2~3개월 동안 실사출력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데다 비수기까지 겹쳐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 그러나 소재 마진이 마지노선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고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3월부터 단가인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H사의 관계자는 “2월부터 PVC가격이 15% 이상 올랐고, 종이류는 3월부터 10%이상 오른데 이어 6월에 한 차례 추가인상이 예정돼 있는 등 계속되는 원자재가 상승으로 수익률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며 “그간은 시장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업체간 눈치보기로 가격인상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마진폭에 접근해 가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사의 관계자도 “현재 마진을 10%이상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원자재 값이 15% 이상 올랐다. 원자재 오른 부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출력업체들 역시 단가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등 말 그대로 업계 전체가 사면초가다. 적자보면서는 팔 수 없는 노릇이고, 3월말이나 4월초에 가격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및 유로화 상승… 수입업체들 ‘고전’ 원-달러 환율 및 유로화 상승은 수출입 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가격의 상승률이 오르면서 소재를 수입·판매하는 메이저 소재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J사의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뿐 아니라 유로화도 많이 올라서 에이버리, 맥택은 3월 1일부로 저가 리무벌 제품 위주로 10%의 가격인상이 있었다”며 “현실을 반영해 가격을 홀딩하고 싶어도 수입가가 너무 올라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고 있는 소재업체들의 경우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그나마 일부 보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L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2월까지는 내수시장이 위축된데다 원자재 값이 올라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3월부터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환율이 올라서 숨통이 조금 트이는 상황이 됐다”고 들려줬다.
▲ 출력업체들, ‘단가는 떨어지는데 소재값은 오르고’ 한숨 출력업체들은 봄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이렇다 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소재 가격인상 움직임에 짙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출력단가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그나마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소재, 잉크 등 소모품인데 이마저 줄줄이 인상되면서 실사출력업체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출력업체의 관계자는 “현재 실사출력 단가가 말이 아닌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며 “봄 성수기라고 해도 일감이 많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는데 소재값까지 일제히 오른다니 조만간 업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출력업체들의 저가소재 선호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품질을 고려해 3M, 에이버리, 맥택 등 수입품을 사용했던 출력업체들조차도 가격부담으로 저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국내 소재 제조사들은 긴축재정을 통해 원자재값 상승의 제품가 반영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복병이지만, 아직까지는 중국제품의 품질이 보증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국내 제조사나 수입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시장 위축, 출력단가 하락, 소재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올 한해가 실사출력업계 시장재편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너질 업체들은 무너지고 시장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재가격 인상과 소비자들로부터의 가격인하 요구에 맞물려 간판 및 출력물 제작업체, 특히 영세 간판업자 등의 운명의 갈림길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소재제조업체, ‘국내시장 한계… 해외시장 개척 모색’ 국내 소재제조업체들은 국내시장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내수경기의 지속적인 침체 분위기로 광고시장의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이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한 소재제조업체의 관계자는 “내수시장만 보고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시장에서도 저가의 중국산 소재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경쟁력있는 국산제품의 해외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소재제작업체의 관계자는 “중국산 소재의 이미지는 가격 대비 품질 만족이 현격하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므로 충분한 경쟁력은 있다”며 “소재제조사들은 국내시장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