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46호 | 2008-04-08 | 조회수 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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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의 가격·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아크릴 유입 증가·압출아크릴 물량공세 등 국내 소규모 제조사 설자리 좁아져 ‘울상’
아크릴 시장이 일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 FTA 등 수입환경이 호전되면서 지난 2~3년간 수입아크릴의 국내 유입이 크게 증가했으며, 국내 대규모 제조·유통사들 역시 규모의 경쟁에 가세하면서 아크릴 시장의 가격·품질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수입아크릴의 대량 유입으로 인해 아크릴 유통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내 소규모 제조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제조·유통사들이 압출아크릴의 물량 공세를 펼치며 소규모 제조사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 국내 영세 제조사 품질·가격 경쟁에 밀려 아크릴 시장의 가격·품질 경쟁이 시작되면서 국내 소규모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아크릴 제조사 가운데 대규모 제조사는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이 영세한 편. 소규모 제조사들은 그동안 캐스팅 시트를 생산함에 있어 고가의 설비가 필요없는 수직형 제조방식을 택해왔다. 캐스팅 시트는 제조방식에 따라 수직아크릴과 수평아크릴로 나뉘어지는데 수직아크릴의 경우 생산방법으로 인해 두께편차가 종종 발생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한다. 반면, 수평아크릴은 두께편차가 거의 없다는 장점을 지니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또 일부 국산 아크릴의 경우 100% 신제가 아닌 재생을 섞어 제조한 것으로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소규모 제조사는 수직아크릴, 재생아크릴을 주로 제조해왔으며, 이 아크릴들의 단점을 저렴한 가격으로 극복해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비교적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수평아크릴이 국내에 다량 유입되고 고급품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압출아크릴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서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한 아크릴가공업체 관계자는 “절대적인 가격을 따진다면 여전히 수평아크릴이 수직아크릴에 비해 비싸지만 가격대비 성능을 따져 수평아크릴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아크릴 종류마다 쓰는 용도가 제각각이지만 전반적으로 수평아크릴을 선호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 유통·판매 시장 재편 가속화 수입아크릴 및 압출아크릴의 증가는 국내 유통시장의 재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수평아크릴의 경우 국내 일부 제조사만이 생산했던 품목으로 압도적인 국내 수요를 확보해왔던 터. 국내 아크릴 시장의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가장 큰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몇 수입아크릴 업체가 경쟁에 가세하고 압출아크릴 생산·유통 업체들이 규모의 경쟁에 돌입하면서 국내 유통지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부천아크릴 박대득 대표는 “아크릴 수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어 수입아크릴을 취급하는 업체가 더 늘어날 것 같다”며 “국내 아크릴 유통 시장이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 소비자는 선택의 폭 넓어져 반색 아크릴 가공업을 비롯한 아크릴 시트 주소비처들은 이같은 경쟁이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아크릴 가공업을 운영하는 K씨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은 아크릴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다른 아크릴 가공사 관계자 역시 “저가형 제품을 사용하면 완제품 불량률이 높은 편”이라며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해 퀄리티 있는 자재 사용으로 불량제품을 양산하지 않는 게 오히려 득”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수입아크릴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는데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이 있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수입아크릴의 국내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국내 제조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결국 국내시장이 수입품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아크릴협회 이득영 회장은 “국내 제조사들이 대부분 영세한 편이며, 수입아크릴 대량 유입 등 시장 변화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사가 하나둘씩 도산되고 수출로 눈을 돌리게 되면 아크릴 수요에 대한 국내자립도가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그렇게 되면 수입아크릴들이 시장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소비자들은 그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아크릴 종류마다 용도가 다른 법”이라며 “수입이든 국산이든, 압출이든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시장질서가 확립돼야 한다” 피력했다.
■ 국내 제조사들 경쟁력 강화 움직임 수입아크릴이나 압출아크릴 등과의 경쟁에서 밀린 원인은 제조사 내부에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소규모 제조사들이 발전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전했다. 일부 국내 제조사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찾기에 나섰다. 차별화된 아크릴을 생산해 시장잡기에 나선 제조사도 있으며, 설비보강을 통해 품질의 경쟁력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유림아크릴은 지난해부터 친자연 소재를 접목한 신개념 아크릴을 생산하며 차별화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덕송화학은 품질의 개선을 위해 설비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크릴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