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46호 | 2008-04-08 | 조회수 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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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담당자들, “추진과정에 상당한 진통 있을 것” 우려의 목소리 실제 적용하기 어려운 내용 많아… ‘상위법 초월한 규제’ 문제제기도
서울시 각 자치구들이 시의 방침에 따라 옥외광고물 특정구역 지정 고시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시는 지난 3월 12일 ‘1업소 1간판’을 골자로 한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4월 18일까지 옥외광고물 특정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할 것을 골자로 한 준칙안을 산하 25개 구청에 내려 보냈다. 이에 따라 4월 1일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동구, 구로구 등 자치구들이 특정구역 지정 고시 대열에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당초 시의 가이드라인을 두고 일선 자치구에서는 강력한 성토의 목소리가 일었으나 시에서 방침을 정한 이상 일선 자치구에서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구청의 입장이다.
시의 가이드라인 관철 의지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대부분의 구가 시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을 큰 수정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구에서 물꼬를 트자 타 구의 상황을 살피며 눈치보기를 하던 구들도 속속 특정구역 지정 고시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초 서울시가 예상했던 4월 전면시행은 아니더라도 5월쯤이면 서울 전역에 걸쳐 새로운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의 일괄적인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르는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담당 공무원들은 가이드라인이 규제 일변도인데다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 점포주 반발이 우려되는 등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G구의 관계자는 “시의 방침이라 따라가고는 있지만 제한만 있지 완화는 없고, 탁상공론식으로 현실에 적용시키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며 “시민반발이 매우 심할 것으로 보이고 단속 등 사후관리 문제도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S구의 담당자도 “대부분의 구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시가 도시디자인에 열을 올리면서 간판 가이드라인도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 같은데 담당공무원으로서 당혹스럽고 이 기준대로라면 현재 합당한 간판을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G구의 담당자는 “표시규격과 내용 등을 현실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는데 실제 적용할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될 소지가 크다”며 “예를 들어 가로형 간판의 입체형 문자 세로 사이즈를 45cm로 한 것이나 건물상단 가로형 간판의 표시규격 제한 등은 가시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특정구역 지정 고시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법률체계상으로 볼 때 하위법이 상위법을 초월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다른 S구의 관계자는 “시행령, 조례 등 상위법이 엄연히 있는데 하위법인 고시가 그것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규제”라며 “특정구역이라는 것을 말 그대로 어느 특정한 지역에만 적용돼야 하는 것인데, 서울시 전체를 특정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