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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14:52

동서울대학 디자인학부 이 경 아 교수

  • 전희진 기자 | 149호 | 2008-05-29 | 조회수 3,953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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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 이론과 실무 두루 갖춘 열정파 정평

소재·조명·제작과정 꿰뚫는 ‘현장형 지식인’… 학계·업계서 ‘맹활약’도
선도디자인 도입한 영주 지역 사례 등 간판정비사업의 新 모델 연구에 심혈
 
지난 4월 24일 지자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행자부가 개최한 ‘옥외광고물 소재 및 가이드라인 워크숍’에서 동서울대학 이경아 교수의 강의를 듣는 청중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옥외광고물 소재·조명 및 제작과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펼쳐놓았기 때문. 일반적으로 이론이 강한 교수들은 많지만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수는 찾기 드물다. 그래서인지 ‘실력있는 진정한 옥외광고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그녀를 항상 따라다닌다. 디자인 전문교수로, 옥외광고학회 총무이사로, 행안부 옥외광고 제도혁신 T/F위원을 비롯해 자치구 및 지자체 광고물 심의위원, 옥외광고 관련 교육 및 강의와 저서·논문 발표 등 옥외광고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아 교수를 만나 옥외광고에 대한 박학다식한 전천후 지식인이 된 배경과 간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옥외광고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부모님께서 1984년도부터 나도미광고디자인학원을 운영하시면서 광고도장기능사 과정을 가르치셨는데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면서 자랐다. 내가 24살 되는 해부터는 이 학원에서 강의를 했다. 나중에는 무대전시 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옥외광고 디자인으로 사업을 확장, 특허 및 실용신안 등을 획득하면서 옥외광고 영역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
 
-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는데 산업디자인이 옥외광고 분야와 연관성이 있나.
▲산업디자인의 베이스(base)는 제품디자인이다. 시각·환경·제품디자인을 전부 아우르는 것이 옥외광고물이며,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제품디자인이라고 본다. 산업디자인에서도  스페이스(space design) 디자인 즉, 공공시설물과 옥외광고를 포함하는 공간 디자인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현재 우리나라 간판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다면.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건물, 광고물 등을 기본 개념 없이 마구잡이로 만들어낸 것이 문제점을 야기한 것 같다. 파사드를 생각지 않고 건물을 세우고 그 속에서 광고물이 난립하게 됐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광고물을 부착한 것도 광고물의 범람을 초래하게 된 한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편한 생활을 위해 도시디자인에 대해 인식을 하고 관에서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도시를 재정비하는 일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바쁘게만 살다가 좋아 보이는 것,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대한 성찰을 하는 시간이라고 본다. 그런데 너무 단기간 내에 개선하려는 게 또 문제가 되고 있다. 
관 주도 방식으로 간판정비사업이 행해지고 있는데 간판 교체비용의 지원이 아니라 유지·관리 방법에 대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 옥외광고물 심의위원 활동을 해오면서 생각한 것은, 과연 심의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냐는 것이다. 당시에는 심의를 통해 광고물에 대한 허가를 내줬지만 나중에 다시 돌아오는 광고물들을 보면 이것이 그 때 심의를 내주었었던 광고물인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 처음 심의 때와 너무 다른 광고물이 돼버리는 것은 결국 관리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RFID는 대안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고, 이 수단을 가지고 전체 옥외광고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며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수월하고 빠른 접수가 이루어져 바로 결과를 알 수 있게 하는 행정 시스템이 필요하며 디자인과 행정을 모두 아는 전문직 공무원들이 도입돼야 한다. 자격증 보유를 기본 자격으로 공무원 채용 시험을 통해 합격한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 간판문제를 논의하면서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자체 간판정비사업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지적이 일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바람직하겠는가.
▲관 주도형으로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간판정비사업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것은 간판에 대한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긍정적이라는 의미이다. 관 주도의 사업 결과가 잘  됐느냐, 안 됐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옥외광고물이 화두가 되고 개선하려는 의지의 불씨를 당겼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 통일성, 획일성 문제가 불거지고 잘 된 광고물까지도 획일화된 광고물 속에 묻혀 버리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사업 결과 전체를 두고 잘 했다, 못 했다, 한 가지 입장으로만 판단하기 보다는 부분별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점을 평가하는 것이 더 나을 듯싶다. 간판정비사업,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간판을 관이 직접 교체하는 게 아니라 공무원들 스스로 개선에 대한 인식을 하고 시스템을 바꿔 나가야 한다.
간판정비사업도 시작 초기보다는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안양1번가 사업을 높게 평가할 만한 것은 처음의 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바로 시민 참여의 기회를 최대한 확보한 점이다. 그런데 외부로 드러난 부분만 보고 안양의 사례가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은 참 안타깝다. 디자인을 겉으로만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디자인, 시스템, 사람, 제도 순으로 개선돼야 하고 시민 참여형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간판을 너무 일괄적으로 교체하면 정체성을 잃을 수 있으므로 광고물의 정체성 확립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곧 간판정비에 들어갈 경북 영주의 경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그렇다면 경북 영주 간판정비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일명 명동거리로 불리는 영주1번가는 서울의 작은 명동과도 같은 지역이다. 비좁고 브랜드 간판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영주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해 학술용역을 맡고 있는데 간판 개선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누구는 간판을 바꿔주고 누구는 안 바꿔 주냐는 형평성 논란과 간판 전부를 교체하길 원하는 영주시의 입장 등을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책정된 사업비만으로는 채널사인의 형태로만 교체해 부착하는 수준이 될 것이고, 이렇게 입체형 간판으로 바꾼다 해도 노후된 건물에 그대로 설치한다면 디자인 만족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시 측에 설명했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선도디자인’이다. 1층의 옥외광고물은 살려주고 선도디자인의 개념에서 접근하자고 했다. 선도디자인이란, 기준이 되는 점포의 간판은 그대로 두고 이 점포를 기준으로 주변의 간판들을 바꿔나가는 것인데 이를 통해 사업비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노후 건물이라 2층에도 파사드 개념을 적용하고 랜드마크 요소를 감안해 건물 전면부에 전광판 설치를 제안했다. 간판정비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고 영주는 특히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곳이 많으므로 시는 이 같은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돌출간판의 전면 철거도 찬성하고 나설 만큼 주민들의 참여도도 상당히 높다.     
간판정비사업은 획일화되어서는 안 되고 개별 점포의 특징을 살리고 이를 기반으로 건물 하나하나를 특색있게 만들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 각각의 정체성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 주민들의 협조 등이 동반돼야 한다. 영주 사례는 이런 면에서 간판정비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 작은 간판·규제 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간판들이 변화하고 있다. 간판업계는 간판시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며 위기감마저 느끼고 있다. 업계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이에 대한 견해는.
▲정부의 정책은 간판을 조금 작게, 아름답게 만들자는 것이다. 간판의 크기가 간판시장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간판업자들은 간판 개발에 나서야 한다. 간판을 제품으로 보고 제품디자인 방법을 모색해야 새로운 간판들이 나올 수 있고 간판업계도 여기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많은 간판업자들이 예전보다 기술이 없고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만 있는 것 같다. 간판의 부가가치를 도모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실용신안, 의장등록 등 특허사항도 다량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간판의 개념이 확장돼 익스테리어 중심으로 가고 있어 개별 파사드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백페인트글라스, 점토 등 인테리어 소재들이 익스테리어로 속속 나오고 있으며 인테리어 업자들이 조금씩 손을 대고 있지만 아직은 익스테리어를 어려워 한다. 이럴 때, 간판업계가 기술력을 갖춰 익스테리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은 만들어나갈 수 있다. 유일하게 제조업이 될 수 있는 분야가 ‘간판’일 게다. 간판은 제조와 서비스 두 가지 기능을  다 가지고 있다. 앞으로 간판은 파인아트(Fine Arts)의 개념으로 가고 점차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이 될 것이다. 기술이 없는 자는 도태되고 오직 기술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옥외광고물이 작아져야 하는 것은 대세이고 바람직하다. 간판을 소형화시킨다고 아우성 칠 것이 아니라 업자들 스스로 주어진 범위, 틀 내에서 헤쳐나갈 길을 찾고 간판에 대한 마인드를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옥외광고물 관리시스템에 관해 연구하고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S 스마트 시스템’이라는 옥외광고물 관리시스템 관련 논문을 쓰고 있는데 완성 단계에 있다. 이 시스템을 제일 먼저 영주 간판정비사업에 적용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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