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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16:05

간판, 이제는 ‘익스테리어’다 <하> - 법 기준 & 업계 과제

  • 전희진 기자 | 149호 | 2008-05-29 | 조회수 4,77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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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장은 전체가 빨간색이지만, 프레임이 있어 익스테리어와 간판의 경계가 명확하다. 하지만 건물 외관 전체가 빨간색이고 프레임 없이 채널문자만 부착한 형태의 매장의 경우, 어디까지를 옥외광고물로 포함시켜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관에서는 광고물 심의를 통해 그 범위를 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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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부각하는 이미지를 건물 전면에 크게 디스플레이한 컨버스 매장(위)과 의복을 착용한 모델의 이미지를 액자형으로 외관에 부착한 빈폴 매장(아래). 익스테리어와 옥외광고물의 경계에 있는 사례로, 상호만 표기하지 않으면 광고물이 아니라는 견해와 영업과 관련해 상품과 연계되는 이미지 및 그림도 간접 광고에 해당되므로 광고물이란 견해가 대립된다.   
 
이번호는 익스테리어에 관한 기획연재의 마지막 순서로, 익스테리어 광고의 단점과 옥외광고물법에 대한 구속력을 살펴보고 크게 성장하고 있는 익스테리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계가 모색해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시장 선점 위해 익스테리어를 다루는 기술력 보유가 절실 
옥외광고물법·건축법 사실상 영향 받지 않아 디자인 자율성 확보
간판보다 고도의 디자인 능력 요구돼 다양한 지식 습득해야
 
◆ 익스테리어 광고가 가지는 제한요소
최근 익스테리어 광고가 급부상하고 있는 원인은 간판의 한계를 뛰어넘어 좀 더 임팩트 있는 광고 효과를 구현하고 다양한 광고 디자인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옥외광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날로 심해져 가는 정부의 간판 규제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거론이 되면서 더욱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러한 익스테리어 광고에도 몇 가지 제한성을 가지는 부분이 있다.   
우선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가능한 곳은 일반적으로 건물의 1층이고 층이 높아질수록 어려워진다. 2층에도 적용할 수 있기는 하나 1층에서 연출되는 것만큼 높은 광고효과를 얻기는 곤란하다.

또한 익스테리어 광고는 건물 외관 전체라는 넓은 면적을 이용하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하게 되면 자칫 미관 저해 뿐 아니라 광고효과를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어 간판보다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간판정비사업에는 익스테리어 개념에서 접근하기란 현실적으로 무리.
획일적인 간판문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하고자 해도 간판비용보다 건물 마감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양여자대학교 색채연구소 오태환 교수는 비용을 관에서 지원해 주는지, 관과 점포주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 어디까지 옥외광고물로 봐야 하나     
현재 익스테리어는 마땅히 규제할 만한 법이 없다. 익스테리어 분야를 따로 규정한 법 자체가 없고 건축법에서 건물 외관을 관리하기는 하나, 색 제한 조항도 없고 미관지구 및 특구지역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옥외광고물로 분류하고 있지 않아 옥외광고물법의 영향도 사실상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익스테리어 광고가 새로운 옥외광고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고 다양한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익스테리어도 간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법 기준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를 옥외광고물로 보느냐는 것이며 논란이 많다. 범위가 모호해 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익스테리어에 대한 독립된 기준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청은 외관 전체가 빨간색이고 프레임 없이 흰색의 채널문자만 부착한 형태의 매장을 두고 고심했다.
서울 서초구청 도시계획과 광고물디자인팀 심창일 주임은 “익스테리어 전체를 광고물로 간주해야 하느냐, 과연 어디까지를 광고물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하나 의견이 분분하다”며 “이 매장의 경우에는 광고물 심의를 통해 결정했고 프레임이 없으므로 채널문자가 부착된 상단면을 간판으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심 주임은 ”이런 경우를 종종 보지만 현재는 명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지침이 없어 광고물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물 외관에 자체 브랜드 이미지의 그래픽을 표현하거나 상품 이미지를 활용할 경우는 익스테리어로 봐야 할까, 광고물로 봐야 할까. 역시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자체 심의를 통해 결정하고 있다.

서울 명동은 톡톡 튀는 익스테리어 광고로 대표적인 곳인데 브랜드를 부각하는 이미지를 건물 전면에 크게 디스플레이한 매장이나 상품 이미지를 액자형으로 외관에 부착한 매장 등 익스테리어와 옥외광고물의 경계에 있는 사례들이 많다. 
이에 대해 상호만 표기하지 않으면 상품 이미지나 그림을 부착해도 옥외광고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서울 중구청의 입장. 

경남 김해시청 도시디자인과 광고물팀 최동기 담당자는 “글자나 도형 뿐만 아니라 영업하고 있는 상품과 관계되는 이미지 및 그림도 간접 광고에 해당되므로 옥외광고물”이라고 말했다.
가령, 의류 매장이 창문에 차양막이나 롤 스크린을 햇빛 및 물건을 가리는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의류 이미지를 표시해 사용한다면 광고물이란 얘기다.
다른 구청 관계자는 널리 인식이 굳어진 경우나 상품 이미지를 아예 가져다 쓰는 경우는 광고물로 봐야 한다며 의견을 달리 했다.
 
◆ 익스테리어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 과제는
익스테리어 광고가 앞으로의 대세라면 미개척지인 익스테리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익스테리어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따라서 정부의 점점 강력해지는 간판규제로 어려움에 봉착한 간판업계가 익스테리어 시장을 적극 공략, 업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옥외광고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지금은 인테리어 업계가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조금씩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간판업계에서도 다양한 익스테리어 소재를 출시하거나 사인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익스테리어 시장에 대한 진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익스테리어 전문점을 오픈한 간판업체(간판을 연구하는 사람들, 이하 간연사)도 나타났다.
간연사 이송근 대표는 “최근 들어 간판도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를 겸하는 쪽으로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스테리어라는 큰 시장을 간판업계가 차지하기 위해서는 간판의 디자인이나 소재를 다양화하는 단계를 넘어 익스테리어 전체를 다룰 수 있는 디자인 능력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간판보다 디자인적 요소가 많이 투입되므로 간판업계가 우수한 디자인력을 갖춰야 하고, 간판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소재들을 아우를 수 있는 기술 및 장비도 필요하다는 것.  
동서울대학 디자인학부 이경아 교수는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익스테리어는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며 “시장은 만들어가는 것이며 간판업자가 이 시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개별 파사드를 다룰 줄 아는 기술력을 절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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