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49호 | 2008-05-29 | 조회수 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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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의 ‘마이더스의 손’ 국내 옥외광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그전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지하철 역사 래핑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나이키 옥외광고를 비롯해 수많은 옥외광고 히트작을 만들어낸 마이더스의 손, 2003년 칸 국제광고제 은사자상, 2003년 뉴욕페스티벌 금상, 2005년 뉴욕페스티벌 금상 등 옥외광고로 국제광고제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크리에이터, 항상 새로운 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로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는…. 그러나 그 어떤 표현보다 이름 석자가 최고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장훈종 HS애드 장훈종CD팀 국장(40).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건 팀을 이끌며 국내 옥외광고의 새로운 가능성과 길을 열어가고 있는 장훈종 국장을 만나 옥외광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나이키’라는 까다롭지만 진보적인 광고주 만나 옥외광고에 새롭게 눈떠 옥외광고에 한계는 없어… ‘규제’를 한계로 보지 말고 계속 새롭게 시도해야
- 나이키와 관련한 히트작이 많고, 상도 많이 탄 것으로 아는데. ▲나이키라는 까다롭지만 깨여있는 광고주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 나이키는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광고에 대한 눈높이도 글로벌에 맞춰 있었고, 항상 새로운 것을 주문했다. 광고주의 니즈를 맞추려고 공부하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광고들이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
- 2002년 월드컵 당시 여의나루 역사 래핑이 큰 이슈가 됐었는데. ▲2001년부터 6년간 나이키 광고를 대행했는데, 2001년 당시쯤 4대 매체 뿐 아니라 BTL광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나이키가) 많이 한 것 같다. 나이키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는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옥외광고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2002년 월드컵 때 전례 없는 대규모의 옥외광고 캠페인을 집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당시 지하철 여의나루역 내부에 지하 6층에서 지상 1층까지 벽면과 기둥을 통해 광고의 스토리를 연결, 지하에서 출구까지 걸리는 7분가량의 시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메시지와 이미지를 TV광고를 보듯 만들었다. 국내 지하철 역사래핑의 효시가 바로 이 광고이기도 하다. 이 광고는 2003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옥외광고 부문 은사자상을 수상했고, 미국 나이키 글로벌에서 주관하는 MC2002에서 그랑프리를, 2003년 뉴욕페스티벌에서는 금상을 수상하는 큰 성과를 냈다.
- 원래부터 옥외광고에 관심이 많았었나. ▲앞서 말했듯이 혁신적인 글로벌 광고주인 나이키를 만나 옥외광고의 매력과 가능성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다. 광고쟁이가 되겠다는 생각은 87년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입학과 동시에 가진 생각이었는데 첫 직장생활은 광고대행사가 아닌 광고주 입장에서 시작했다. 93년 인켈 홍보실에 입사했다 94년 금강기획에 디자이너로 입사한 것이 광고업계 입문이었다. 2000년 LG애드(현 HS애드)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나이키를 광고주로 맡게 되면서 옥외광고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다. 그 당시 황보현 국장(현 상무) 밑에서 일했었는데,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신 것이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나오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 옥외광고의 매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옥외광고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소비자의 생활 속에 가장 가깝게 접해 있는 접점 광고라는데 있다. 소비자의 동선과 생활 활동 반경 내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하며,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매체, 거부감 없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옥외광고가 가지는 역할의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옥외광고는 ATL(TV·라디오·신문·잡지)같은 전통매체를 지원하는 부수적인 방식의 광고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ATL광고의 단순한 지원도구가 아닌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제 기능을 찾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매체개발 뿐 아니라 크리에이티브가 매우 중요하다.
-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는 결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티브는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있다. 일상 모든 것들이 광고매체가 될 수 있지만 무심코 흘려보내고 있다. 모교에서 광고디자인을 강의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발상법에 대한 얘기를 평소 많이 한다. 모든 사물과 현상을 제대로 보지 말아라. 거꾸로 뒤집어, 낯설게 보면 지금까지 보던 것과 다른 것이 보인다. 예를 들어 똑바로 세워진 컵을 엎어놓으면 그건 더 이상 컵이 아니다. 역발상은 제약 없는 사고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새로운 매체 개발에 고심했던 나이키는 2002년 새로운 발상으로 기존에 없었던 지하철 역사 래핑이라는 놀라운 매체를 발견해 냈다.
- 옥외광고의 한계라면. ▲옥외광고에 한계란 없다고 생각한다. 사각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발상을 시도한다면 매체의 한계도, 크리에이티브의 한계도 없다. 다만 국내의 경우 까다로운 법규제가 많은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성공적으로 인식됐던 옥외광고 캠페인 가운데 상당수가 벌금을 감수하고 집행됐던 ‘불법’이었다. 그러나 규제를 장벽으로 인식하고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계속 시도를 해야 하고, 새로운 매체개발 등을 통해 규제를 풀어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꾸 노크를 해야 문이 열린다. 그 대신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고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까지 시도돼야 할 것이다. 임팩트만을 생각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무시한 옥외광고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앞으로의 옥외광고 트렌드를 짚는다면. ▲신기술과의 접목으로 전형적인 전통 매체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매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단순히 보여주는 광고가 아닌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광고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 옥외광고는 쌍방향 스테레오 형태로 계속 진화할 것이다. 저도 그런 쪽으로 관심을 많이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옥외광고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비워있는 광고판은 많은데, 정작 광고주들은 매체가 없어서 옥외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옥외광고 매체사들이나 광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모두 사고를 유연하게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과거의 한정된 매체만 고집할 게 아니라 소비자가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그들의 시선을 따라 새롭게 발견될 수 있는 더 많은 가능성을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