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8.05.29 16:25

법정다툼으로 비화된 6개월만의 안전도검사 결과 번복

  • 특별취재팀 | 149호 | 2008-05-29 | 조회수 3,243 Copy Link 인기
  • 3,243
    0

국도가 6개월 전의 검사결과를 뒤집어 불합격 판정을 통보한 안전도검사서 뒷면. 각 검사항목에 아무런 표시가 없이 결과만 기재돼 있다. 
 
합격 판정(7월)→말다툼(10월)→불합격 번복(12월)→철거중지 가처분(2월)
“검사권 악용한 횡포” 주장에 “보수약속 위반 따른 조치일뿐” 반박
 
인천지역 광고물 제작업체들이 특정 업체에 의한 안전도검사의 위험성과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유력한 근거로 드는 한 법정분쟁 사건이 있다.
인천의 광고물제작업자 안모씨는 지난해 남구 소재 한 건물에 옥상광고탑을 설치했다.
이 광고탑에 대해 남구는 4월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6월 15일자로 허가필증을 내주었고 안전도검사 신청을 접수한 국도는 7월 6일 합격 판정을 내린 안전도검사서를 발부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3개월 뒤인 10월 초 옥상광고탑 시공자 안모씨와 국도 대표인 이오균 지부장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인천지부에 의뢰한 현수막 게첨이 제때 안된 것에 대해 안씨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생긴 것.

안씨는 이때 이 지부장이 “안○○ 한 번 두고 보자”는 말로 보복을 예고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지부장은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다만 안씨가 먼저 욕을 해서 자신도 욕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일이 있고 두 달 뒤쯤인 12월 5일 국도는 해당 광고탑에 대해 다시 검사를 실시하고 ‘대형사고가 우려돼 즉시 철거를 요한다’는 검사의견과 함께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합격 판정을 내린 뒤 6개월만에 임의로 다시 검사를 한 뒤 판정을 번복한 것.
안전도검사의 기준·시기 및 방법을 규정한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제39조는 안전도검사는 최초 표시때와 변경· 연장시, 시장·군수·구청장이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 경우 등에 한해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소정의 양식에 의한 신청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도의 안전도검사는 위 4가지 경우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고 신청 절차도 없었다.
그리고 남구는 국도의 불합격 판정을 근거로 광고주에게 광고탑을 즉각 철거하라는 ‘즉시제거명령’ 처분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이 지부장과의 말다툼 사실과 협회 내부문제 등을 들어 보복성 부당검사라고 주장하며 남구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안씨는 이의제기서에서 “이미 허가 필 및 안전도검사 합격을 통보한 광고물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객관적 증명도 없이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법규상 근거도 없는 재검사를 2회나 실시, 불합격 통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즉시 제거해야 할 위험 광고물이었다면 8,9월 태풍이 오기 전에 재검사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 국도가 발부한 불합격 판정서를 보면 10개 ‘검사항목’과 그에 따른 ‘검사내용 및 기준’이 나열돼 있는데 이 부분들에 일체의 표시나 기록이 없이 ‘검사결과’란에만 ‘전체적으로 사고의 우려가 있는 「위험물」광고물로 안전도검사결과를 제시합니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이 지부장은 “원래 합격시킬 수 없는 광고물인데 나와 친한 광고주가 한 달 내로 완전하게 해놓겠다고 하고 또 (시공업자 안씨를)같은 업자로서 도와달라고 해서 완전하게 안되면 재검사한다는 조건부로 편의를 봐준 것”이라면서 “그런데 10월에 가보니 전혀 손을 안댔더라. 법대로 하면 내가 직권남용에 직무유기로 걸리니 원리원칙대로 하겠다고 하고 (보완)하라고 했는데 또 안해서 재검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안전도검사 수탁업체 국도의 6개월만의 검사결과 번복과 그에 근거한 남구청의 ‘옥외광고물 즉시제거명령’ 처분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광고탑의 소유주와 시공업자 안씨는 공동으로 남구청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긴급제거명령 처분을 취소시켜 달라는 소송과 함께 판결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시급히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광고물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법원에 남구청의 또다른 안전도검사 수탁사업자인 인천광고협회가 발부한 검사 합격증을 제출했다.
양측은 모두 변호사를 선임, 법적 공방을 벌였고 법원은 지난 2월 25일 가처분 결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광고주와 안씨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에 따라 현재 광고물의 제거(철거)가 중지된 상태에서 본안소송이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 안씨는 “시한도 없이 즉시 철거시켜야 할 정도로 긴박한 위험이 있었다면 법원이 과연 철거를 중지시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느냐”면서 “즉시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지 4개월이 넘은 지금도 광고물은 아무런 탈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의 한 제작업체 대표는 “공적 업무인 안전도검사권이 특정 광고물 제작업체의 수중에 들어갔을 때 그것을 무기로 경쟁업체들에게 어떤 횡포를 부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이해한다”면서 “앞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체는 종류를 불문하고 안전도검사 위탁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과거 인천지부와 대립각을 세워오던 이형수 전 회장에 의해 이사, 인천지부장직무대행, 부회장으로 발탁된 바 있으며, 지부장직무대행 시절 지부 운영위원이던 안씨를 회원제명 징계한 바 있다.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