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51호 | 2008-06-24 | 조회수 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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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2세 여성 경영인, 도약을 향한 힘찬 날개짓을 시작하다
젊은 패기와 여성의 섬세함으로 남성의 영역에 과감한 도전장
“여성이라고 해서, 남들보다 조금 어리다고 해서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지난 4월 선친인 故 이병섭 대표의 뜻을 이어 예일토탈싸인의 신임 CEO를 맡게 된 이수연 대표(32)의 당찬 한마디다. 그는 지난 4월 예일토탈싸인을 28년간 이끌어오던 이병섭 대표의 갑작스런 별세로 예일의 새로운 대표로 취임, 약 3개월동안 한 제작사의 대표로 신고식을 치렀다. MBA 취득 등 경영공부에 대한 꿈을 키워오던 그는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올 3월 예일에 입사해 아버지와 자신의 꿈의 접점을 찾아가면서 실무를 배워오던 터였다. 그런 도중 예기치 않게 이병섭 전 대표가 별세 했고, 아버지의 뜻대로 예일의 2세대 경영인의 자리에 올랐다.
부드러움·세심함 등 여성만의 장점 추구 이수연 대표의 등장은 예일토탈싸인이라는 회사 개인의 입장에서도 ‘새 리더의 등장’, ‘2세대 경영의 시작’ 등 여러모로 남다른 의미를 지니지만 업계에 시사하는 바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젊은 여성 CEO의 등장은 비교적 남성의 진출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 업계에 여성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동시에 이 산업의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옥외광고업도 2세대, 3세대 경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만큼 롱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수연 대표는 “부드러움이나 섬세함 등 여성만이 가지는 차별화된 장점을 살리겠다”며 “무엇보다 성별이나 나이보다 개인의 역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자신감 뒤에는 그가 예일에 입사하기 전부터 쌓아온 그간의 경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박스터’라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8년간 근무했다.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영업, 마케팅, 회계, 투자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또한 주경야독하며 AICPA를 취득하는 등 자기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박스터는 결코 느슨함을 허락하지 않은 회사였기 때문에 격무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경영수업은 확실히 받은 것 같다”며 “그때의 경험이 예일을 경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나의 스승’… 경쟁력 강화 방안 찾기에 매진 경영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하고 있지만 옥외광고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얼마간 경험을 해보니 전문성이 상당히 요구되는 분야”라고 전한다. 그래서 그의 하루일과는 배움으로 가득하다. 영업회의, 제작과정 등 회사 전반적인 업무에 모두 참여하며 배우고 또 배운다.
그는 “직원들이 대부분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스승을 다른데서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대표라는 직위에 있지만 뒤에는 직원 35명과 그들의 가족까지 100명에 이르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이밖에도 관련된 서적이나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이론을 쌓고 시장 환경에 대한 감각을 숙지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다.
이 분야에 뛰어든지 얼마 안 된 새내기 CEO지만 업계에 대한 고민도 많고 벌써부터 풀어야할 숙제도 안고 있다. 이 대표는 “요즘 고유가, 정권교체기 등 경제·정치에서 오는 불안정성과 서울시 가이드라인 등 규제일변도의 정책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기업 CI 교체가 주춤해 업계가 때 아닌 비수기를 맞고 있다”며 “몇몇 기업 입찰에도 직접 참여해보니 제작업계가 역마진을 떠안고 가야하는 등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또 그는 “이같은 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디자인구조계설 등 미개척 분야에도 도전하는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RP·바코드시스템 등 경쟁력 토대로 R&D 강화 방안 모색 취임한지 채 3개월도 안된 새내기 CEO답지 않은 준비성과 과감한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만으로도 예일의 미래는 밝지만 이미 앞선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춰놓은 회사라는 점도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바로 ERP, E-브랜치 및 바코드 시스템 등 선진적인 시스템 도입·정착이 그것. 이병섭 전 대표는 ‘효율 경영’과 ‘투명 경영’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ERP, E-브랜치 및 바코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재 동종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선진 시스템들을 도입·실시했다.
ERP시스템은 광고물 제작에서 설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산화해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보장할 뿐 아니라 광고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이와 함께 구축한 E-브랜치의 경우 다단계결제를 통한 자금집행으로 투명한 회계 관리를 보장해준다. 특히, 이들 시스템에 바코드시스템을 접목해 시공정보는 물론 플렉스, 시트 등 주소재에서부터 안정기, 형광등 등 부자재에 이르기까지 제조사, 제조년월일 등의 정보를 입력·관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바코드를 스캐닝하면 투입되는 자재에서부터 실제 완제품이 될 때까지 전 과정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정보 및 통계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고객의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는 아버지가 도입한 시스템들이며 재직 당시 앞을 내다보고 과감한 결정을 하셨다”며 “사실 많은 대기업들이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는 전 직원들이 시스템의 활용을 넘어 응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스템들의 활용은 자연스럽게 데이터 구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통계·수치화할 수 있는 경영정보가 된다. 이 대표는 “데이터는 곧 힘”이라며 “이는 무시하지 못할 정보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가 이미 구축해놓으신 경쟁력을 토대로 취약한 R&D 부분을 보완해나가며 제 2도약의 발판을 다질 것”이라며 “신소재 및 친환경 제품 개발·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