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51호 | 2008-06-24 | 조회수 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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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손 부담 불구 제품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해 속앓이 엔화 상승으로 원가부담 30% 증가… 일본 수입업체 타격 커
실사출력업계가 원자재가 상승에 이어 날로 오르는 환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의 경기침체로 장비 및 소재, 잉크 등 전반에 걸쳐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상황에서 최근 들어 달러화와 엔화·유로화의 동시 강세 영향으로 수입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비싸게 수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판매량이 같아도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장비, 소재, 잉크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실사출력업계로서는 부담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는데 있다. 실사출력업체들이 내수위축과 단가하락, 규제강화의 여파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가격을 올리자니 소비자들이 외면할까 두렵고 가격을 안올리자니 가만히 앉아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볼 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환율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해 수입업체들이 환차손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전체적인 매출도 줄고 있는데 수익성까지 악화돼 수입업체들은 속으로 곯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올 1/4분기에는 일부 메이저 소재업체들이 달러화와 유로화 강세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해 소재가격을 소폭 인상했지만 이 역시 환율 인상분을 고스란히 반영한 수치는 아니었다.
특히 엔화 가치가 크게 절상되면서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엔화가 30%가량 올랐는데,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실사출력장비의 상당수가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는 만큼 실사출력장비 수입업체들의 고충이 무엇보다 크다. 실사출력장비의 경우 더군다나 가격경쟁이 심해 환율 상승분의 가격반영은 커녕 가격을 되레 내려야 하는 실정이다. 한 수입 공급업체의 관계자는 “지난해 700~800원대였던 엔화가 올해 900원대를 넘어 1,000원선을 돌파했다가 지금은 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난해에 비해 대략 20~30%의 원가상승이 있었는데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들려줬다.
다른 수입업체의 관계자도 “앉은 자리에서 단가인상이 20%이상 된 셈”이라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지만 시장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 부담스러워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추세로 다른 나라 통화가 절상되는 와중에 유독 원화가치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수입업체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기고 있다. 미국에서 가공장비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의 관계자는 “미국업체들은 전세계적으로 달러가 약세이다 보니 원가를 올려 잡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매부진과 환율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비 및 소재 수입업체들은 계절적인 비수기 요인까지 겹쳐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