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이승희 기자 | 153호 | 2008-07-22 | 조회수 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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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지자체 등 공공기관 정책의 영향으로 업계의 채널사인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실사출력, 아크릴 가공 등 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채널사인으로 업종을 전환 혹은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2~3년사이 채널제작업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도 다수의 업체가 채널업으로의 진출을 준비·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새로운 시장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보다 시장의 경쟁과열로 번지면서 채널가 및 마진율의 하락으로 이어져 채널업계를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48호부터 ‘채널사인, 과연 블루오션인가’를 주제로 총 3회에 걸쳐 연재를 진행했다. 본지는 이 연재의 마지막으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모시고 ‘채널사인 시장 발전’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에 지난 7월 15일 본지가 주최했던 좌담회의 내용을 연재의 끝으로 게재한다.
원자재가 급등-채널 단가 하락-수요 감소의 ‘삼중고’ “채널사인 시장에 대한 환상이 과열경쟁 부추기는 주요인”
좌담회 참석자(가나다순)
권오석 (오성아크릴 대표) 김길수 (현대기업 대표) 봉하석 (채널아이디 대표)
조성종 (다산에이디 팀장) 조진희 (현진애드산업 대표)
시장 현황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진입하면 ‘공공의 적’ 채널 제작업 일정 자격 부여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사회자(본지 발행인)=채널사인 시장의 오늘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좌담회를 마련했다. 현 시장의 현황과 미래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달라. ▲김길수=원자재가가 계속 급등하고 있고, 현재 시장의 채널 단가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원자재가 상승폭을 단가에 반영해야 할 시점이지만 그런 조짐은 안보이고 오히려 단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시장 수요도 증가하기보다 줄어드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요가 꾸준한 업체도 실익이 크지 않은 편이며, 장비에 투자해서 이 업에 신규로 진입한 후발주자들은 큰 고충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권오석=전반적으로 채널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자체 간판정비사업을 추진중인 지역이 주춤한 편이다. 예를 들어, 인천의 경우 200억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시내 주요 거리들을 시범가로로 만든다고 한다.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이미 주민들을 모아 놓고 공청회, 토론회 등을 마친 상태다. 그렇다보니 해당 거리 상점들은 착공에 들어가기 전까지 간판 교체가 올스톱인 셈이다. 점점 낮아지는 채널 단가도 문제다. 자고 일어나면 자재값이 20~30%씩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데, 소비자들은 저렴한 물건만 찾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타 업체의 채널가와 비교하면서 가격을 깎으려고 한다. 저렴하기로 소문난 업체들의 채널가가 오히려 고가가 돼 버릴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내려간다. 경기가 침체되고 일이 없는 업체들이 발생하다보니 가격경쟁이 심해지는 것 같다. ▲조진희=우선 채널 시장이 황금 시장인줄 알고 무조건적으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많고, 이것이 다시 가격경쟁으로 유도되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다. 반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간판의 메인 트렌드가 되고 있으며, 1년 후쯤이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어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문제를 탓하기보다 시장 성장에 맞춘 나름의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권오석=물론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한편으로는, 채널사인을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제작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채널사인이라든가 성형으로 문자를 제작하는 기법 등 다양한 연구·개발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조성종=장비를 공급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업체들을 찾아가고 상담한다. 예를 들어 10군데를 상담한다고 하면 실사업, 전광판 등 조명업을 비롯해 채널 이외의 업종들의 상담이 30%를 넘는다. 실질적으로 판매도 많이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업의 특성이나 시장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시장의 환상만을 쫓아 충동적으로 진입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신중하게 판단해볼 것을 권유하는 편이다. 채널업의 성격이나 현실, 제반 정책들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본 다음, 얼마나 투자할것인지와 투자비 회수기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봉하석=가격이 가장 큰 문제다. 가격이라는 게 아무리 움직일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업체마다 가지각색이고 들쑥 날쑥하니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등이 많다. 어떤 업체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어떤 업체는 어떻게 마진을 남기나 의문이 들 정도로 싸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제작을 의뢰하면서 시장의 최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종업계를 모아 가격을 논의하고 조정해보려고도 했지만 저마다 사업장의 특성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규합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가격선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원자재가마저 연일 올라가니까 더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두달 전 분석해놓은 채널원가에서 이미 30%나 상승해버렸다. 그러나 제품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는 상황이다. ▲권오석=채널 문자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도 문제다. 채널제작자들에게는 돈이 안된다. 작은 채널이 제작하기도 까다로운데 큰 문자에 비해 가격이 싸다. 요즘 권장하는 채널 크기가 보통 40각~50각이고, 이를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4, 5만원선이다. 자재비, 인건비 빼면 만원정도 마진이 남는 셈이다. 이 사업을 하기 위해 채널 벤더, CNC, 플라즈마 등 장비 구입하고 시설 갖추는데 3~4억원이 소요되는데, 이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10년이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단가 낮아지면 저가형 불량품 양산될 우려도 높아”
▲사회자=채널사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채널 벤더나 이와 관련된 가공 장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채널제작사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택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자동화가 대세인가? ▲조진희=자동화하지 않으면 못 견딘다. 수작업 방식은 인건비도 많이 들고 생산성도 낮아 지금의 시장 가격에 비교한다면 채산성이 안맞는다. 과거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자동화를 구축해 제작 단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업체들과 경쟁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김길수=자동화의 장점은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건비 절감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고용자라면 누구나 경력자를 원하는데, 경력이 높을수록 그에 상응하는 인건비는 큰 부담이 된다. 물론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서 당장 인건비를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비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그에 맞도록 작업을 분화·단순화시켜 인건비를 낮추는 방안을 터득해야 한다. 따라서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봉하석=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제작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장비를 도입한다. 또한 기존에 수작업 방식을 고수해오던 업체들도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방편으로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동화를 구축한 업체가 그리 많지는 않다. 채널 벤더만 도입해서 될 문제도 아니고 CNC조각기, 플라즈마나 레이저 같은 관련 장비들을 다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장비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사회자=그렇다면 전체 시장에서 자동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어느정도인가. ▲조성종=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비율로 본다면 10%가 채 안되고, 시장에 보급된 전체 장비 수는 40대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채널단가 경쟁의 주도적인 변수도 자동화 장비의 보급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생산성이 높고, 인력 부분에서 코스트를 낮출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보급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파급효과는 꽤 큰 편이다.
“채널사인 제작 자동화율 아직 10%대 머물러”
▲사회자=현재 채널 장비가 40대 정도 보급됐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유지 운영이 안되는 업체도 종종 있나. ▲조성종=일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유는 장비의 결함일 수도 있고, 부족한 운영 노하우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하다. 따라서 신규 진입을 고려하는 이들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채널업에 진출하는데 장비가 필수 요소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장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이 경우 자신이 운영할 사업장의 규모나 사업 특성에 어떤 장비가 적합한지, 퀄리티나 사후관리는 우수한지 등 제반 사항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하며, 운영 노하우를 미리 판단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자=채널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로 유발되는 부작용은 없는가. ▲김길수=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작자들이 가격 하락으로 인해 차감되는 마진을 자재가에서 회복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 폴리카보네이트, 알루미늄과 같은 자재들이 점점 슬림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간판은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견고해야 한다. 그러나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불량 자재를 사용한다면 피해가 속출할 게 뻔하다. 그렇다고 어떤 자재를 사용해야 태풍 등 기상변화에 견딜 수 있는지 제작자도 잘 모르고, 구체적인 기준 역시 없는 게 현실이다. 채널의 안전성에 대한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 ▲권오석=일부 저가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 스스로 양질의 자재와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조진희=부작용도 문제지만 정책적인 문제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서울시 가이드라인 등 최근에 나오고 있는 일련의 광고물 정책들이 글씨를 무조건적으로 작게만 하는데, 이는 간판의 획일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또 공급자 입장에서 볼때는 글씨가 작고 LED도 적게 들어가니까 가격은 내려가고, 실제로 제작하기는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글씨도 사실 여러 가지 글꼴이나 컬러 등을 활용해 충분히 디자인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은 디자인을 강조하면서도 되레 디자인을 역행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흐름을 역행하는 정책을 남발하기보다 전문가가 디자인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해줘야 한다.
▲사회자=채널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들을 짚어 주셨는데,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업을 하시는 분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등 공통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조진희=누군가가 간판 시장을 언급할 때 광고업자만을 거론하지 그 이면에 있는 자재 유통업이나 프레임 공장, 채널 공장 등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실제 존재하는 유통구조이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간판 문화를 바꿔 나가려면 표면에 드러나있는 광고업자만을 신경쓸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제작자들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즉, 지금의 간판업자들에게 옥외광고사라는 자격이 있듯이 제작업에도 일정 부분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래야 규제도 가능하고 안전성 있는 제품들이 보급된다. 채널은 전기, 프레임 등 철 구조물 등 여러 분야를 다룬다. 또 도장을 하기 때문에 관련 시설도 갖춰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을 하는데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하고 싶으면 사업자 등록만 내면 된다. 공장의 규모도 필요없고 혼자해도 되는 구조다. 그렇기때문에 불량품을 양산해도 통제를 할 수 없다. ▲조성종=채널업계의 단적인 문제점은 가로정비사업이 관주도로 이뤄지다보니 힘을 못쓴다는데 있다. 관련 협회도 없고, 입찰의 기회도 없다. 오히려 입찰할 때 금속창호면허와 같은 연계성없는 자격이 필수조건이 된다. 옥외광고업 자체에 채널광고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면허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봉하석=우선 대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종업계간의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 시장 안에서는 경쟁을 하지만 시장 밖에서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 화합도 도모하고 정보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얼마전에 모임을 조직해봤다. 그러나 다양한 특성과 목적, 의견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모임을 유지시키고 친목을 도모해 시장의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