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53호 | 2008-07-22 | 조회수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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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곳곳에서 도입하고 있는 광고물 사전 허가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설치 계획당시 현실적인 모든 가능성 고려하기 어려워 관리·감독 잘 이뤄지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 높아
최근 지자체 곳곳에서 도입하고 있는 ‘광고물 사전 허가제’에 대한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광고물 사전 허가제는 신규허가건물에 대해 간판 등 옥외광고물에 대한 심사를 함께하는 제도로 건축 허가시 광고물 설치계획서를 함께 제출토록 하고 있다. 계획서에는 광고물의 부착 위치, 규격, 형태 등의 내용이 포함되며, 이에 대한 심의는 해당관청의 건축과와 광고물 담당 부서에서 협의체제로 진행한다. 광고물의 난립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지자체에서 잇따라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건축 허가시부터 광고물 표시 계획 관리’를 규정하고 있는 서울시 가이드라인 고시에 따른 것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적용·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시행 초기단계부터 실효성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업계는 물론 점포주·건물주 등 이해당사자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현실성이 결여된 제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도면상의 광고물이 주변 건물과의 배치, 실제 가시거리 미확보 등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광고물’ 혹은 ‘부착할 수 없는 광고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광고물 설치계획 당시 현장에서 실측하고, 가능한 모든 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해 세부계획을 세운다면 이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설치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려면 전문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건축 허가(심의)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히 높아진다. 따라서 대부분이 주먹구구식 계획서를 작성·제출하게 될 것이고, 이로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불보듯 뻔하다는 것. 서울시 Y구 관계자는 “사전에 제출해 심의를 통과한 광고물 계획이 허술해 나중에 실제로 입점한 점포주들이 간판을 달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간판을 부착하지 못하게 된 점포주들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들고 일어났다”고 전했다. 또 그는 “그래서 재조정이 불가피했다”며 “실제로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실효성도 없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제도가 그렇듯이 허가(심의)후 관리·감독이 잘 이뤄지지 않아 형식적인 제도로 그칠 수 있다는 것. K구 관계자는 “계획서만 제출하고, 실제로는 전혀 다른 광고물을 부착할 게 뻔하다”며 “되레 불법광고물만 추가로 양성하는 꼴이 된다”고 전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실무 담당 공무원들에게도 골칫거리이긴 매한가지다.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보통 건물주가 건축과로 건축허가서와 함께 광고물설치계획서를 제출하게 되고, 제출된 계획서는 광고물 담당 부서로 전달된다. 전달된 계획서를 검토한 광고물 부서는 다시 건축과에 이를 넘겨주는 것으로 심의 절차가 끝난다. 이같은 과정때문에 광고물 담당 부서와 건축과의 협의가 잘 이뤄져야 단기간내 처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심의기간이 길어지고 건물주나 점포주는 시간적인 손해를 보게돼 민원을 제기할 게 뻔하다.
이밖에도 “영업 허가를 내기도 전에 광고물 허가를 내주게 되는 격”이라 “무허가 영업소가 버젓이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꼴”이라는 등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예상되자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유명무실한 제도만 남발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