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55호 | 2008-08-26 | 조회수 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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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사들, 시장 수요 감소·수입 제품 유입 등 더 이상 못견뎌 8월부터 10~15% 인상폭 판매가에 반영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았던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원자재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자재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크릴 제조업계는 8월부터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아크릴 협회가 올초부터 고심하던 아크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 국내 제조사들은 그동안 수입 아크릴의 유입, 아크릴 제조업체 수 증가에 따른 수요 감소,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가 인상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고수하기 위해 기존 판매가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사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면서 차일피일 미뤄왔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아크릴 가공사 등 소비자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아크릴 가공사 관계자는 “지금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데 왜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아크릴 단가를 올리겠다는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요즘 아크릴 가공사들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아크릴 가격마저 오르니 한숨만 나온다”며 “협회에 아크릴 제조사 뿐만 아니라 가공사도 있는데 너무 제조사 입장만 고려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다른 가공사 관계자 역시 “국내 캐스팅판은 가격이 저렴한 게 최대 메리트였는데 가격이 오르니 다른 제품 구매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아크릴 가공사 대표는 “다른 업체들로부터 가격이 인상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우리 거래처에서는 아직 그런 말이 없었다”며 “아마 대량으로 구매하고 결제일을 잘 맞춰주기 때문에 그런 통보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유통사들이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할 때 신용도나 수요량에 따라 변동해서 적용하는 가격 정책을 사용하기 때문. 이로인해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정확한 결제를 유지하는 업체들의 경우 이같은 가격 인상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리다매나 사전에 미수를 방지하는 유통사의 가격 정책은 이해할 수 있으나 소규모 업체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한편, 유가는 하락했어도 아크릴 원자재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는 실정이고 특히, 최근 포장재, 인건비 등 외적인 비용 상승이 크기 때문에 업계가 모든 부담을 안고 가기는 어려운 현실이라는 게 제조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한 아크릴 제조사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아크릴 가격 인상·인하에 대한 매커니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비단 제조사들 뿐 아니라 아크릴 업계 전반에서도 국내 제조사들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 한 아크릴 가공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국내 소규모 아크릴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내년 안에 국내 제조사의 30%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제조사들의 이번 가격 인상 결정은 오랫동안 가격 동결을 고수해왔던만큼 업계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들마저 쏟아져 나오고 있어 향후 업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