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이 동성로 노점 대체부지 일대 상권(商圈)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구청측은 "노점 리어카도 깔끔하게 만들어 주고 대체부지에서 축제도 열어 노점상인들이 생업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구청이 이 같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노점 강제 철거에 앞서 상인들에게 마련해 주었던 대체부지에 대해 "장기간 방치된 장소인데다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 좀처럼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일부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구청은 지난달 5일 대구 중구 중앙치안센터에서 대우빌딩 사이 900m 구간을 관광 테마거리로 조성하는 '공공디자인사업' 추진을 위해 이곳에서 40여년 동안 장사를 해왔던 노점상 150여 곳을 철거하는 행정 대집행을 벌였다. 또 이에 앞서 생계형 노점상인으로 분류된 40여명의 상인들이 자리를 옮겨 장사할 수 있도록 2년 전 소방도로로 개설된 봉산동 일명 '야시골목' 일대 560㎡(190여평) 공간에 대체부지를 조성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구청에 대한 노점상인들의 불만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자 구청은 아예 대체부지 일대의 분위기를 확 뜯어고쳐 노점상인들의 입점을 유도키로 했다. 현재 이곳에선 생계형으로 분류된 상인들 중 절반에 가까운 18명의 노점상인이 시계, 모자, 옷 등을 팔고 있으며 나머지 상인들의 경우 입점을 거부하고 있거나 아예 포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우선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이 노점상인들이 옮겨간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노점상 이전 안내 입간판 6개를 동성로 일대에 세웠다. 또 한국전력대구본부와 협력해 대체부지 근처 전봇대 3개소에 방범등 6개를 달아주고 계량기도 설치해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구청은 앞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거리 공연 등 이벤트 행사도 마련하고 주변을 정비해 꽃길도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들도 상권 살리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중구통합방위협의회 회원 34명은 보다 깔끔한 노점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대체부지로 옮겨온 노점상인 1인당 40여만원의 회비를 지원해 리어카 외관디자인을 개선하고 상품진열대와 파라솔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구청은 생계형으로 분류돼 있지만 대체부지로 옮기길 거부하고 있는 상인들이 이곳으로의 입점을 다시 희망할 경우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기로 했다. 또 아직 생계형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인이더라도 이곳에 들어오기를 원할 경우 재산 조회 등을 거쳐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형 노점상인들의 진입은 끝까지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청의 이 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상인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상인은 "구청에서 하루에 2∼3번씩 나와 차량도 통제해주는 등 도움을 많이 주고 있어 골목 자체가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점철거 이후 30여일째 중구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동성로노점대책위원회 여환성(62) 위원장은 "현재의 대체부지 정비사업은 대다수 노점상인들의 요구안을 무마하려는 전시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중구청 도시관리과 박동신 과장은 "아직까지 대체부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한 것은 사실이나 상인들과 구청이 함께 노력한다면 수개월 안에 이곳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이곳을 특성화된 노점 명물거리로 만들기 위해 홍보와 거리 단장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