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올해 각종 영화제를 휩쓴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바다는 없다’의 원작자로 더 잘 알려진 코엔 매카시의 2006년 작 ‘로드’는 일흔이 넘은 매카시가 아홉 살짜리 막내아들과의 여행에서 얻은 영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대재앙이 일어나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폐허가 된 지구, 그 지구의 잿빛 길 위를 나란히 걸어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이 바로 이 소설의 내용이다. 희망마저 사라진 세상에서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막막한 현실을 지나는 두 부자에게 세상은 너무나 가혹하다. 읽는 이의 뼈마디까지 아프게 만드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여정이지만, 그 모든 것들의 끝에서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묵직한 것과 만나게 된다. 너무나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문화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진지하게 삶을 성찰해 볼 수 있는 순간을 만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로드’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