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57호 | 2008-10-01 | 조회수 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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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몰려오는 ‘쓰나미’ 규제에 속수무책… 일각선 사업특수 기대하기도
“간판·전광판 포함한 발광 광고물 및 야간경관 규제책이 핵심” “조명휘도·움직임·색상에 제한… 녹지·주거·문화재 주변은 아예 설치 금지”
서울시가 옥외광고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또다른 정책을 입안하고 있어 옥외광고 업계에 또 한차례 ‘쓰나미’ 폭풍을 예고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광고물 가이드라인’을 시 전역에 걸쳐 시행하면서 업계 및 일선 담당공무원들로부터 현실성없는 규제 일변도의 졸속정책이라는 맹비난을 산 지가 불과 6개월밖에 안됐는데 이번엔 ‘경관 가이드라인’이란 이름으로 광고물에 또 한 차례 메스가 가해지려 하고 있는 것. 때문에 가뜩이나 광고물 가이드라인으로 직격탄을 맞은 업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 9월 9일 공청회를 통해 ‘서울시 경관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광판을 비롯한 발광 광고물의 설치가 크게 제한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업계의 비중있는 사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야간경관 조명까지 규제를 받게 된다. 결국 업계가 관여된 사업영역 전반으로 규제의 폭이 확대되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시행중인 광고물 가이드라인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영역까지 규제에 포함되면서 업계가 이중, 삼중 철통규제의 벽에 둘러싸이는 격이기도 하다. 이번 경관계획을 통해 새롭게 규제 대상이 되는 발광 광고물에는 소형 간판에서부터 대형 전광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직접조명 방식 광고물이 포함된다. 서울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들 광고물의 설치 위치나 휘도, 움직임, 색상 등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녹지나 주거 지역, 문화재 주변에는 아예 대형 전광판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다. 원색 사용도 금지되며, 움직임이 있는 발광 광고물도 규제된다.
또한 상업지역이라 할지라도 광고물의 최대 휘도가 ㎡당 800칸델라(cd)까지만 허용되며, 대형 전광판의 경우 2,000cd까지 가능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의 휘도는 평균 4만~5만cd 수준이어서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현재 휘도의 약 20분의 1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건축물에 이용되는 LED 경관조명도 제한된다. 건축물의 미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돼야 할 경관조명이 발광 광고물 등과 결합돼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청회에서 야간 경관계획 주제발표를 맡은 건국대 정강화 교수는 “지난해 서울시청 앞 삼성화재 건물을 수놓았던 외벽 조형물 ‘메트로폴’의 경관조명은 상업적인 발광광고물을 과도하게 적용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이같은 경관조명 활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아파트단지내 상가 광고물도 제한된다. 주거지역이라 기존 광고물 가이드라인으로부터 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는 아파트단지 내 상가 건축물의 광고물 난립이 극심하다는 지적에서다. 신규 아파트단지에 대해서는 경관협정을 의무화해 계획적인 광고물 설치를 유도하며, 기존 아파트단지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업계와 관련있는 정책 결정 과정에 실무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 한 LED업계 관계자는 실무자 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경관 조명과 관련한 규제 중 휘도를 낮추고 색상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조명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광고주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한데 이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면 광고주의 광고 의욕을 반감시켜 결국 업계만 힘들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 경관계획 안에는 업계와 관련된 규제책들이 포함돼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련 사업계획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다. 역세권 경관개선 사업이나 아파트 경관개선 사업을 비롯해 야간경관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의 참여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대부분 원청자인 디자인업계이기 때문에 옥외광고 업계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