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대의 공공환경, 그린 디자인과의 크로스오버로 ‘감성’ 입어야” 자연적이고 친숙한 소재, 디지털 시대의 거부감 줄이고 편안함 줘
21세기 화두는 단연 IT로 대표되는 정보화 사회이다.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삶 역시 디지털 시대의 중요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디자인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정체성의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가치를 형성한다. 특히 IT를 기반으로 한 공공디자인은 국민에게 쾌적하고 다양한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해 미래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IT기술 활용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 ‘화두’로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OECD 장관회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에너지 효율제고 등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의 잠재력을 활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9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화석연료 사용이 거의 없는 방송통신산업의 특성을 살려, 그린(Green) IT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과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 녹색사회 건설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방통위 방침은 IT기술력을 바탕으로 U-시티(City), U-홈(Home), U-러닝(Learning) 등 그린 유비쿼터스(Green-Ubiquitous)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유비쿼터스’의 사전적 의미는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환경을 말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유비쿼터스 도시(Ubiquitous-City)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바이 인터넷시티(Internet City), 홍콩 사이버포드(Cyberport),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Cyberjaya), 덴마크 크로스로드(Crossroads), 스페인 핫시티(Hot-City)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자연소재 접목 통한 IT기술의 감성화 추진 눈길
그러나 IT기술력만으로 쾌적한 공공환경이 완벽하게 구축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은 대부분의 경우 IT인프라 고도화에 치중하고 있어 도시 전반의 디자인을 아우르지 못하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쾌적한 공공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에지오 만지니(Ezio Manzini)는 “디자이너가 시각화 기교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미래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제공해 주고, 그래서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미래를 민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첨단기술력시대에 공공디자인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디자이너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디지털 환경이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인간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인터페이스(Interface)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 환경의 구축을 목표로 하는 IT기술을 활용한 도시환경 구축이 필요한 이때,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소재접근으로 감성적 개발모델을 추구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성공적이지는 못하였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나무소재 간판정비사업과 친환경 도시정비 프로젝트들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그린 유비쿼터스(Green-Ubiquitous) 환경을 열어줄 자연소재(Green-Material)의 사용 이전에 디자이너의 충분한 고민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실패가 없을 것이다. 자연적이고 친숙한 소재야말로 IT 환경이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을 담을수록 디지털 시대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특히 과거회귀적인 자연소재는 인간으로 하여금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끼면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갖게 할 것이다. 즉, 자연과 닮고 자연과 가까워서 더욱 인간에게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소재들이야말로 감성적인 소재(Material)인 것이다. 도시환경에서는 부분적으로 보여지는 자연소재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자연소재의 공공환경을 논하기에는 이르며, 환경보다도 먼저 제품에서 디자인의 소재(Material)적 접근으로 감성화가 추진되어 왔다. 따라서 사진에서와 같이 제품에서의 사례를 몇 가지 들어 보겠다.
주소재 : 나무 필립스의 프로젝트 중 ‘Breakfast tray’. 나무 소재인 아침식시 전용식탁. 평안과 안정을 주는 인터페이스로 음식의 온도를 조절해 주고 스크린으로 뉴스, 이메일 체크 기능이 내장돼 있다.
주소재 : 대나무 욕실관련 국제 공모전의 수상작. 대나무를 소재로 한 욕실용품으로 동양적인 느낌의 친환경적 인터페이스로 하여금 소비자에게 평안함을 준다.
주소재 : 도자 필립스의 프로젝트 중 ‘the cafe table’. 개인화되어 가는 디지털 환경에서 가족과 공동체의 의미를 일깨울 수 있는 기억장치로서 도자소재로 된 인터페이스가 친근함을 선사한다.
미래의 디자인, 기술력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어
필립스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IT기술력을 기반으로 감성적인 소재를 제품에 사용하는 연구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나무로 된 식탁이지만 음식의 온도조절과 미디어, PC의 기능이 내장된 제품이나 도자소재로 만든 테이블로 가족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위와 같은 자연소재제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자연적이고 감성적인 재료인 자연소재가 미래의 디자인에 쓰임으로써 빠르고 무미건조한 디지털(Digital)시대에 아날로그(Analog)적인 향수를 사람들에게 선사 할 수 있는 부분, 동시에 인간 사이의 거리를 좁혀줌으로써 사용성 증대에 기여하는 부분이 따뜻한 디자인(warm design)에 이르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까지 개발되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서 U-City 모델도입을 검토한다고 한다. 인간을 위한 환경디자인은 IT인프라와 도시기반시설의 확충만큼이나 중요하다. IT를 기반으로 한 그린 유비쿼터스(Green-Ubiquitous) 환경디자인은 국민에게 쾌적하고 다양한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미래 스토리텔러(storyteller)들이 미래 조직의 가장 촉망 받는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는 롤프 옌센(Rolf Jensen)의 예언처럼, 이제는 ‘기술력’이 아닌 ‘사용자’를 얼마만큼 잘 읽고 예측해서 환경을 디자인하느냐가 관건이다. 미래의 디자인은 기술력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 뛰어난 IT기술력과 그린 디자인(Green Design)의 크로스 오버를 통해 새로운 가치창출을 해야 하는 것이다.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기술을 포근하게 감싸줄 디자인과 자연소재로 이루어진 공공환경이야말로 진정 디자이너가 대중에게 선사하는 최고의 미래 시나리오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