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모듈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끝간데 없이 이어지는 저가경쟁 레이스… 올해 들어 전년 대비 20~40% 하락
신한중 기자 | 158호 | 2008-10-13 | 조회수 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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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마지노선 임박”…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새로운 활로개척 움직임도
사인용 LED모듈의 가격경쟁이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살깎는 가격경쟁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공존공생을 위해 저가경쟁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ED모듈시장은 바야흐로 저가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중견기업, 신생기업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싸게~ 더 싸게~’를 외치며 거침없이 ‘가격 로우(Low) 킥’을 날리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싸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시장의 현실 때문이다. 지독한 경제 불황 속에서 LED모듈 업체들은 짙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에 어쩔 수 없이 편승하고 있다. 현재 업체들의 LED모듈 가격은 작년 대비 20~40%의 급락세를 보이며 엄청난 수치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소자 등 자재 값의 하락, 유통 구조상의 거품 제거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역시 업체들의 과당경쟁 탓이다. LED모듈시장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지 않는,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인 까닭에 우후죽순처럼 많은 진입을 했고 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출혈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자본력을 앞세운 신생업체들의 등장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가격경쟁을 더욱 부채질했다. 현재 국내 모듈시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저가 전쟁의 허와 실을 들여다봤다.
▲ 덤핑 물량공세 횡행 현재 모듈시장 상황은 일부 업체들의 덤핑 물량공세로 공격적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결국 이젠 레이스를 벌일 수 있을 만큼 주머니가 두둑한 업체들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S사의 관계자는 “같이 경쟁하던 모듈제작사들이 줄어가고 있다”며 “대량생산 체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회사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고 작금 시장현실을 설명했다. D사의 관계자도 “70여 곳까지 늘어났던 모듈 제작업체들이 현재 상당수 줄었다”며 “지금과 같은 가격경쟁이 지속된다면 LED모듈업계는 결국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가 피 튀기는 가격경쟁을 겪으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모듈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싼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좋은 가격에 공급하는 원칙론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 싸게 공급해야 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시장이 지금에까지 이른 데는 품질, 규격 등에 대한 표준화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품질 및 규격의 인증기준이 없어 저가 제품의 양산이 이뤄지고, 또 소비자들은 품질을 검증할 만한 이렇다 할 기준이 없다 보니 광고나 판매처의 말에만 의존해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또 다른 S사의 관계자는 “현재 국내 품질기준 등이 없기 때문에 품질보다는 단가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시장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품질, 규격 등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많은 업체들은 품질·규격 등에 대한 인증 및 기준이 절실함을 토로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현 상황에서 품질 기준이 만들어질 경우 기술개발, 품질개선 등에 대한 여력 없는 중소업체들은 전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가 맞추기 급급한 시장… 소탐대실의 위험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현재 모듈가격이 하락한 것에는 유통마진의 저감, 소재가격 하락 등 시장의 거품이 빠진 이유가 분명 포함되지만, 가격이 마지노선에 임박한 만큼 제품의 심각한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 업체들의 마진이 깎일 만큼 깎인 상태에서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은 더 싼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 밖에 없고 결국 ‘싼 게 비지떡’인 제품도 나오게 된다. 저가 제품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소식이지만, 가격과 함께 품질도 떨어진 제품의 유통은 공급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아닌 ‘실’이 된다는 지적이다. LED포털 코레즈의 유정희 대표는 “LED모듈의 수명이 반영구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제품을 사용했을 때 가능해지는 것이고, 간판에 사용되는 모듈의 경우는 특히 최악의 상황에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품질검증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국내에서는 제조업체나 광고주들 모두 이 부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시장의 문제점을 짚었다. S사의 관계자도 “AS기간조차 없는 초저가 제품들은 초기 설치 시에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 때문에 좋지만, 하자가 발생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하기식’ 저가전략 그만!… 다각적 접근으로 신대륙 찾아나서야 LED모듈업계의 경쟁이 끝간데 없이 이어지며 위기론이 제기됨에 따라 업계 일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구 따라 강남 가는’식으로 무조건 저가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가격에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게임은 결국 ‘제살깎기’밖에 되지 않고, 밑지고 장사하는 상황에 이른다고 해도 가격경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저가 경쟁 일변도 시장의 기류에 편승하지 않고 브랜드화·차별화·고급화 전략으로 나가거나 다각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I사의 관계자는 “가격경쟁에 동참하기 보다는 품질수준을 높여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비록 타사에 비해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7대 건설사 등 대기업 대상으로 제품 판매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판매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았음에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퓨처라이트, 대한트랜스, ST와이드 등 레드오션인 국내를 넘어 미국·유럽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대한트랜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2,000원 정도로 판매되는 제품을 유럽 쪽에서는 2,700원 정도로 내놓아도 좋은 반응이 나온다”며 “현재는 국내보다 해외영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해외시장 진출이 녹록한 일은 아니다. 아직 품질 기준조차 형성되지 않은 국내에 비해 미국 및 유럽은 품질기준이 매우 높다. 특히 미국의 UL인증의 경우는 사인 하나를 적격 시키기 위해선 모듈 등의 내부 부품들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모듈 역시 품질 수준을 높이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A/S기간만 해도 국내에서 1~2년인 반면 미국의 경우 5년이기 때문에 제품효율, 안정성 모두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게 대한트랜스 측의 설명이다. 품질경쟁에 자신감을 갖는 업체들은 품질과 서비스를 높인 제품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국내시장의 위기상황을 타개해 가고 있다.
▲공존공생 위해 저가경쟁 지향하고 근원적인 해결책 찾아야 일부 업체들은 고급화 전략, 해외수출 등으로 시장상황을 극복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다수의 업체들은 저가경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 없이는 모듈시장의 가격경쟁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결국 앞으로도 모듈가격의 저공비행은 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경쟁은 불가피하다지만 제살 깎는 저가경쟁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내 모듈시장은 품질경쟁은 없이 단가싸움으로만 치닫는 기형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품의 품질을 낮추면서까지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 품질의 하락은 결국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 제작업체 관계자는 “마진이 없기 때문에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현실”이라며 “2년 전까지만 해도 1년에 3번 이상은 제품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현재는 단가 맞추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라 토로했다. 저가화를 위해 품질을 낮추거나, 수익을 줄여 손해를 감수하는 방법 모두 단기 처방에 불과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경쟁력 획득이 불가능하다. 자동화설비 시스템 도입 등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과 LED모듈업계의 마인드다. 지나치게 가격에만 매달리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업계와 소비자 모두 인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