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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4 11:49

업계 전체가 환율 직격탄에 ‘휘청’

  • 편집국 | 159호 | 2008-11-04 | 조회수 3,26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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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高 쇼크에 일본 수입업체 초비상…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
위안화도 50% 이상 올라 중국 수입 의존도 높은 업계에 타격
 
사인업계 전체가 환율급등의 직격탄으로 신음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파도 뒤에 숨어 있던 ‘엔고(高)’가 갑작스럽게 몰아닥치며 경기침체, 규제강화 영향 등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사인업계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달러·엔 뿐만 아니라 위안화도 가파른 절상 추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 원화의 ‘나홀로 약세’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사인업계 전체가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 수익성 악화로 퇴로 없는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불어 닥친 엔고 쇼크는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실사출력장비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는 만큼 실사출력업계에 큰 타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100엔당 750원이었던 원·엔 환율은 최근 최고 1,590원까지 오르는 등 1년  새 2배로 폭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률도 원·엔 환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게 보일 정도. 일본에서 각각 미마키, 무토, 롤랜드의 장비를 들여와 판매하는 마카스시스템, 코스테크, 태일시스템 등은 요즘 초비상 상태다. 실사출력시장의 경기악화로 가뜩이나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엔화가 급등하면서 1년 전에 장비를 100원에 들여왔다면 현재는 200원에 들여와 판매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 실사출력업체들은 내수위축과 단가하락, 규제강화의 여파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계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 부담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할 수도 없어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실사출력장비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등락폭이 너무 커서 매일 오전 환율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있다”며 “환율이 폭등해 비싼 값을 주고 사와야 하는데 제품 판매는 크게 올릴 수 없어서 영업을 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가 돼 큰 걱정”이라고 전했다.
실사출력장비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엔화 인상으로 장비 매입가가 11월부터 또 오른다”며 “실사출력장비의 경우 10% 이내 수익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인 수준인데 환율은 이미 10%를 훌쩍 넘어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엔화 급등만큼은 아니지만,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위안화 절상도 업계에 큰 타격을 안기고 있다. 사인시장의 저가 지향 추세로 광고 소·자재와 가공장비의 상당수가 중국으로부터 OEM으로 들여와 판매·유통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위안화 환율은 1위안당 125원 안팎에서 200원을 기록하며 1년 새 절반 이상 상승했다.
이렇게 되자 ‘메이드 인 차이나’의 가격 메리트도 크게 저하됐고, 중국산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해 온 유통업체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사인업계는 언제 얼마의 수요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대량 재고를 안고 가기 어려운 시장이어서 환율상승의 타격이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사인업계에 수입 대행을 해 주는 지인이 있는데 환율 때문에 수천만원을 손해 봤다고 하더라”며 “우리 회사는 과거 대량으로 구매를 해 놓은 재고가 있어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지만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LED부터 배너 게시대까지 대부분의 광고자재가 중국산이기 때문에 업계에 여파가 크다”며 “위안화가 이렇게 계속 오르면 중국산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말도 옛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저 커팅기와 아크릴 유통업계도 환율상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이저 커팅기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재고를 보유하기 힘들어 보통 최소 수량을 가지고 유통하고 확실한 계약건이 있을 때 움직이는 식이어서 요즘처럼 환율이 널뛰기를 할 때는 너무 힘들다”며 “1~2개월전 계약했던 것들은 지금 시점으로 환산을 해야 손해가 안 나는데 그러기도 어려워 전체적으로 계약을 딜레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원료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아크릴업계도 환율 상승에 신음하고 있다. 아크릴 업계의 관계자는 “직수입하던 업체들조차 수입을 중단하고 재고가 많은 유통사에서 구매해 판매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까닭으로 수입 아크릴 물량이 줄어들자 국산 수직 아크릴로 수요가 돌아서고 있다”고 환율상승에 따른 시장 상황을 전했다.
LED모듈시장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칩, 리드프레임, 실리콘, 인캡슐런트 레진 등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70%에 육박하기 때문.
이같은 환율 상승은 수출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환율급등이 비정상적인 금융 불안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수출업체들에도 마냥 호재로 작용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수출업체 가운데 일부는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가입으로 적지 않은 환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도 문제지만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시장의 수요·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금융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제는 살아남아서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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