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산업이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디자인 관련법과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의 일환으로 디자인코리아 국회포럼(대표 남경필)이 29일 코엑스에서 ‘국가디자인 정책과 법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관련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박민 국민대 법대 교수는 “우리나라 디자인 진흥정책 관련 업무가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분화돼 있고, 관련법도 문화부의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지경부의 산업디자인진흥법으로 이원화돼 있다”면서 “동일한 업무를 두 부처에서 추진해 인적·물적 낭비가 생기고, 현장 디자이너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적시에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디자인 진흥업무의 담당부처를 일원화하거나 독립적인 디자인 진흥기구를 창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만약 부처간 이해조정이 정말 어렵다면 프랑스처럼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디자인위원회를 설치해 양 부처의 지원사업이나 계획 등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윤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도 “현재 공공디자인 관련법이 40여 가지에 이르고 공공디자인 관리 주체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공공디자인 관리를 총괄하고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국내 기업 등 사적 영역의 디자인은 비교적 빠르게 발전했지만 도시공간이나 공동 생활공간 등 공공 영역의 디자인은 낙후돼 있다”면서 “공공디자인의 진흥은 심미적 측면에서 환경 개선뿐 아니라 구성원 상호간의 배려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국가의 전통이나 역사, 지역의 정체성 등을 반영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맹형재 경기도 디자인총괄본부장은 “기존의 법은 미래지향적 디자인 분야를 통합하는 제도로서 한계가 있으므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디자인기본법’을 새롭게 제정하고, 각 부처의 디자인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중앙정부 차원의 국가디자인위원회를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