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60호 | 2008-11-17 | 조회수 2,370
Copy Link
인기
2,370
0
몸집 커진 2008코사인전, 그 속을 들여다 보니… 참가업체들, “불경기에 어렵게 참가했는데 실익 적다” 아쉬움 토로 주최측의 준비 부족 및 바가지 가격에 대한 불만도 여전
사인업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2008한국국제사인·디자인전(2008코사인)’이 지난 11월 6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광고물 관련 정부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한국옥외광고협회, 한국디지털프린팅협의회, 코엑스 등과 공동주최자로 참여, 산업전과 함께 ‘굿사인 페스티벌’이란 공공전이 함께 치러졌다. 태평양홀과 인도양홀 2개관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약 166개 업체가 836부스에 걸쳐 참가한 것으로 11월 11일 현재 잠정 집계됐다. 2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린 만큼 참가부스 규모는 전년 770부스에서 66부스나 늘어 외형은 확장된 모습이다. 그러나 166개 업체 중 약 20개는 굿사인 페스티벌에 참가한 공공기관으로 사실상 코사인전의 규모는 적지 않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업계에 관련된 크고작은 유사 전시회가 생겨나면서 코사인전만의 특수 기대감이 적어진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내외 금융위기와 경기불황의 여파가 몰아닥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참가업체들과 관람객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발걸음을 전시회장으로 재촉했다.
■ 실사출력업계 규모 축소… 입체사인 분야 ‘강세’
불황 속에 치러진 이번 전시회는 입체사인 분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정부 및 지자체들의 간판정책의 영향으로 입체사인이 사인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업체의 참여율이 늘었으며, 참가 규모도 예년에 비해 크게 확장됐다. 반면 그동안 코사인전의 중심축을 이뤄온 실사출력 업계는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데다 불황의 위기까지 덮친 탓인지 많이 축소됐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참가 자체를 부담스러워 할 만큼 실사 업계의 시름은 깊다. 참가 자체를 과감하게 포기한 업체가 있고, 참가한 업체 중 상다수도 몸집을 줄여 나왔다. 참가업체들은 그래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보겠다는 각오 만큼은 여전했다.
■ 국내외 바이어들 발길 줄어 ‘집안 잔치’우려
그러나 각오를 무색케 할 만큼 이번 전시회는 어려운 경기를 실감, 주눅이 들게 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국내외를 막론한 위기상황의 탓인지 해외바이어와 내국인 관람객의 수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름대로는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려고 나왔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와는 거리가 큰 것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고, 다른 업체 관계자는 “외형만 확장된 ‘속빈 강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올해 전시회의 침체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참가업체 수의 감소가 우선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체 수가 줄어 볼거리가 다채롭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잠재적 참관객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최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보미흡에 대한 지적은 올해도 여전했다. 국내시장이 어려운 만큼 해외 바이어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 홍보가 필요했는데 해외 바이어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적었다.
■ 비싼 코엑스 전시 비용 ‘또 불만’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전시부스 임차료에 대한 불만은 사업이 어려운 만큼 더욱 거셌다. 부스임차료와 각종 부대비용이 타 전시회보다 턱없이 높다고 지적됐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료는 지난해 kw당 3만원이었으나 올해는 5만원으로 폭등했다. 심리적인 압박감도 문제지만 여러 대의 장비를 시연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부담도 크다. 입장료도 지난해 3,000원에서 5,000원으로 거의 배가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불경기에 입장료를 그렇게 올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참관객을 유치하기는 커녕 되레 쫓아내는 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차장 이용료의 경우 참관객과 참가업체 모두의 불만이 높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주차비를 크게 의식하지 못한 채 장시간 전시회를 둘러봤던 한 참관객은 3만원에 달하는 주차비에 혀를 내둘렀다. 참가업체에 주어지는 무료주차권의 조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참가업체에는 전시기간 동안 매일 한 장씩의 일일무료권과 지정차량 한 대에 한해 주어지는 전일무료권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나 업체들은 부족하기 이를데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부족도 문제지만 참가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한 양이 배부돼 참가사들의 불만이 높다.
■ ‘킨텍스 이동론’도 재등장
이같이 전시회의 진행부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한때 반짝 제기됐다가 들어간‘킨텍스 개최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엑스는 사용료가 비싼데다 서울 강남권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난이 심하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엔드 유저는 지방과 수도권의 공단지역에 많은데 이들이 접근하기에는 코엑스보다 킨텍스가 훨씬 수월하다”며 “참가업체들의 참가비 부담이 훨씬 적고 교통도 복잡하지 않고, 주차공간도 넓은 킨텍스로 옮겨 개최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사인전은 실사출력장비, 조각기·레이저 등 장비 시연이 많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연기나 냄새로 전시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공간이 넓고 천정도 훨씬 높은 킨텍스로 옮긴다면 전시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불분명한 ‘굿사인 페스티벌’
올해 코사인전은 공공기관 전시회인 굿사인 페스티벌이 함께 진행됐다는 게 큰 특징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참여로 행사의 외형은 화려해진 측면이 있으나 굿사인 페스티벌의 정체성이 불분명해 내실을 기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스에는 지자체 관계자 대신 도우미가 나와 있는 경우가 허다했고, 무엇을 전시하려는 것인지 목적도 불분명해 형식적인 시책홍보 수준의 전시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먼저 선을 보인 공공디자인엑스포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점도 없어 중복행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자체들의 부스가 인도양홀의 중앙에 배치되면서 같은 인도양홀에 부스를 배정받은 업체들의 전시부스가 외곽으로 밀려나게 돼 해당 업체들의 원성이 적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번 2008코사인전은 불황이 극심한 속에서 치러진 만큼 참가업체들의 기대는 오히려 더 컸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코사인전이 업계를 위한 명실상부한 기회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려운 때일수록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 있도록 옥외광고 업계에 의해 주도되고, 업계를 위하여 진행되고, 업계의 참여에 의해 발전해 나가는 진정한 산업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