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8.12.03 14:23

서울 버스외부광고 입찰, 거품 크게 빠지고 냉정 찾았다

  • 이정은 기자 | 161호 | 2008-12-03 | 조회수 3,765 Copy Link 인기
  • 3,765
    0
 
61.jpg
이번 서울시내버스 외부광고 입찰은 경기악화와 어려운 시장상황을 감안해 예가 없는 최고가 입찰로 치러져 낙찰가 거품이 크게 빠진 결과로 이어졌다.

버스조합, 어려운 상황 감안해 예가 없는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치러
무리수 두지 않는 신중한 투찰 분위기… 변형광고 허용 호재 눈길
 
서울시내버스 외부광고 입찰이 지난 11월 26일 오후 3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버스조합) 회의실에서 치러졌다. 이번에 입찰로 나온 물량은 23개 운수회사 2,487대로, 버스조합은 11월 20일 입찰공고를 내고 26일 오후 3시까지 입찰서 제출받아 곧바로 개찰에 들어갔다.
이번 버스광고 입찰은 고가투찰의 후유증과 경기침체의 직격탄으로 버스광고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입찰인 만큼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가 관심사였다.
내년의 경기상황이 불투명한데다 고가투찰의 영향으로 장사를 잘해도 남는 게 없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가 된 상황에서 예전처럼 무리하게 응찰해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오고, 그렇다고 매체를 필요로 하는 입장에서는 참여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
버스조합은 이같은 업계의 고충을 이해, 이번 입찰을 과거와 달리 예가가 없는 최고가 입찰로 실시했다. 발주처가 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상생하려는 전향적인 입찰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년치 광고 매체료를 선납하도록 했던 것을 2개월분씩 선납하도록 한 것도 어려운 업계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버스광고경기 진작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버스광고 표출방안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사각형으로만 규정돼 있던 형태를 타원, 원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게 된 것. 버스외부광고의 변형광고 허용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터다. 업계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변형광고가 가능해진 것은 광고의 창의성 측면에서나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알짜배기 6개 노선 767대 확보하며 ‘선방’
이번 입찰에 대한 매체사들의 관심은 확실히 저조했다. 버스광고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만 보고 매체권을 반납한 이력이 있는 메이저 매체사들을 비롯해 1, 2년 전 입찰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던 매체사들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컬 노선이 많이 포함돼 있어 군소업체의 참여가 두드러진 점도 특징적이다. 이번 입찰에는 버스외부광고시장의 터줏대감이자 1위 업체인 서울신문을 비롯해 욱일기획, 고려디앤에이, 굿컴애드커뮤니케이션즈, 이스토스마케팅그룹, 진애드, 양진텔레콤, 두성기획, 애드케이, 승현미디어, 오공일미디어 등 10여개사가 참여했다. 입찰물량 2,487대 가운데 서울신문이 계약만료로 손에서 놓은 물량은 절반이 넘는 1,447대. 서울신문은 수성을 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입찰 참여업체 가운데 가장 의욕적으로 응찰했지만 무리수를 두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신문은 남성교통(169대), 대진여객(176대), 삼성여객(83대), 삼양교통(89대), 아진교통(106대), 태진운수(144대) 등 6개 운수회사의 767대를 확보했다. 물량 면에서는 전체물량의 30%에 불과한 수치지만, 남성교통, 대진여객 등 강남노선을 비롯해 확보한 물량 모두가 A급에 해당하는 알짜배기라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서울신문 다음으로 물량을 많이 확보한 업체는 인풍의 자회사인 고려디앤에이로 김포교통(121대), 대원교통(126대), 동해운수(82대), 상진운수(85대), 유성운수(93대) 등 5개 운수회사의 507대를 확보했다. 대원여객, 삼성여객, 태진운수 입찰 등에도 차점자로 이름을 올리며 서울신문과 함께 가장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대원교통이 A급에 해당하는 물량이고 나머지는 B급으로 분류되는 노선이다.
이번 입찰을 통해 신고식을 치른 두성기획은 금진교통(44대), 대원여객(212대), 오케이버스(30대) 등 3개 운수회사의 286대를 확보했다. 두성기획은 지난 11월 설립된 신생업체로 이번 입찰에 순환버스 등 로컬에 해당하는 물량에 전략적으로 투찰하는 행보를 보여 적지 않은 물량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욱일기획은 A급에 해당하는 진화운수(147대), 그리고 관악교통(82대)을 확보했다. 애드케이는 지난해 입찰에서 확보한 오케이버스를 반납한 대신 정평운수를 가져갔다. 군포교통, 안양교통, 영신여객은 응찰업체가 없어 유찰됐고, 신촌교통은 1개사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4개 운수회사의 307대 물량에 대한 재입찰은 12월 2일 오후 3시 조합 회의실에서 치러진다.
 
▲2006년 입찰 대비 절반, 작년보다 20~30% 낙찰가 하락
지난해 입찰은 초고가 낙찰사태가 속출한 2006년 첫 공개경쟁입찰에 비해 거품이 빠졌다고 하나 그래도 여전히 발주처와 매체사의 시각차가 컸던 게 사실. 그러나 올해는 이같은 거품이 쏙 빠진 결과가 나타났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제상황으로 광고경기가 악화된 탓에 매체사들이 입찰에 신중하게 응하면서 필요한 노선에 전략적으로 투찰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 발주처인 버스조합도 예가 없는 최고가 입찰이라는 이례적인 입찰 방식을 택해 무더기 유찰사태 없이 큰 폭으로 하락한 수준에서 낙찰가가 매겨졌다.
2006년 입찰 때 나왔던 물량의 상당수가 2년의 계약만료로 이번 입찰에 부쳐졌는데, 그때와 비교해 보면 노선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절반 가량 낙찰가가 떨어진 양상이다. △관악교통 40만573원→21만원 △김포교통은 45만675원→16만원 △삼양교통 60만3,483원→38만9,000원 △선진운수 53만2,525원→16만1,500원 △아진교통 60만2,283원→36만9,000원 등으로 2006년 낙찰가가 반토막이 났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입찰과 비교할 때는 전체적으로 20~30%, 금액적으로는 15~20만원 정도 하향 조정됐다. 최고가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최고 낙찰가는 62만원을 기록한 다모아자동차였고, 이번 입찰에서는 진화운수가 45만원으로 최고가였다.
이렇듯 낙찰가 거품이 크게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A급 노선들은 35만원~4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내년 경기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 가격 역시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업계가 가장 경기에 민감하고 기업들이 예산을 감축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광고비 아니냐”며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내년 광고예산을 유지 혹은 감축한다는 입장이어서 내년도 버스광고시장의 경기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많이 내린 가격이긴 하나 현 상황으로는 40만원대도 부담스러운 가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서는 변형광고 허용이라는 호재가 있고, 전체적으로 거품이 크게 빠진 만큼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