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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13:00

(창간 6주년 기획특집)위기를 희망으로-소자재·제작 분야

  • 이승희 기자 | 162호 | 2008-12-17 | 조회수 2,220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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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지자체 등 공공기관 정책의 영향으로 지금 대한민국 사인 시장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정책이 규제일변도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향후 트렌드는 입체사인으로 그 가닥이 잡히면서 사인의 근간이라할 수 있는 소자재나 제작 분야의 변화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플렉스’라는 소재와 ‘실사출력’이라는 매커니즘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탓에 소자재 제조 유통사나 광고물 제작사 대다수가 이같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가상승으로 인한 원자재가 폭등에 이어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불어닥치면서 국내 산업 전반이 휘청거리는 상황. 특히, 옥외광고업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건설 경기가 악화돼 이래저래 ‘먹고살기 힘든 요즘’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때다.
그뿐인가. 입체사인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시작된 저가 경쟁으로 업계 스스로가 제가 친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상황이다. 사인 시장에 큰 변화가 요구되는 이 시점에 이중, 삼중의 고가 겹치면서 그야말로 위기는 위기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위기는 곧 기회’다. 어쩌면 지금이 자생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일지도 모른다. 변화의 파고와 흐름에 뒷걸음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몸을 내던져야 할 때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 오로지 환골탈태만이 기회
전문화·산업화 발판 마련에 총력 기울여야 할 때  
 
   
▲제작 전문화만이 살 길 
그렇다면 판류형에서 입체형 사인으로 사인의 지형도가 변하고 있는 지금, 제작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실 판류형 사인 시대에는 업태는 제작사지만 직접 생산보다 외주를 통해 제작을 해결하는 업체가 적잖이 있었다. 레이저는 레이저 가게에서 절곡은 절곡 가게에서 하는 식으로 하청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각 구성 아이템을 맡기고 이를 다시 모아 조립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입체사인의 수요량이 늘어나고, 제작 단가도 하향평준화된 요즘 이같은 문어발식 시스템으로는 절대 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제작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시스템의 도입이나 전문인력의 보강을 통해 가능하다.
그래서 최근 업계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제작사들이 택하는 방법이 바로 토털제작사로 변신을 꾀하는 일이다. 또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게 장비를 도입하는 것.
그래서 최근 입체사인 제작과 관련해 핵심 장비로 대두되고 있는 CNC라우터, 플라즈마, 채널 벤더를 풀셋으로 도입하는 업체가 늘어났는가 하면, 절곡기, 절단기, V커팅기, KW급 레이저 커팅기에 이르기까지 판금 가공업체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공 장비들까지 완벽하게 도입한 곳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들 모두가 다 성공 케이스라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으로써 더 많은 공급의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또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제작사를 꾸준히 유지 확장해나가거나 혹은 제작 분야에 새로 진입하고 싶다면 현재로서는 토털제작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와 함께 전문인력을 보강해 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응용해 고난이도 제작력을 갖춘다면 전문 제작사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소재, ‘제작 용이성’과 ‘고급화’가 관건
제작 분야와 함께 큰 변화가 요구되는 분야가 바로 소재 제조 및 유통 분야다. 소재는 사인의 기본 구성 요소이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것. 플렉스 사인의 전성기에는 플렉스라는 유연성 원단이 독보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사인 소재였다. 또 이와 함께 자기정화라든가 주야변색 기능, 혹은 컬러 표현의 수단으로 시트류의 소재가 주로 많이 사용됐다.
그러나 입체형 사인의 트렌드가 자리매김한 현재의 핵심 소재는 앞서 언급한 원단이나 시트류가 아닌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갤브 등 금속 소재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광확산 폴리카보네이트나 아크릴과 같은 플라스틱 소재들이다.
사인 트렌드의 변화는 이렇게 한순간에 소재의 판도를 바꿔 놓았으며, 업계는 요즘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입체사인 시장에서는 기존에 독점적인 우위를 가졌던 플렉스 같은 소재는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소재는 보다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 하지만 다양화된 소재 속에서도 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선적으로 지적되는 소재 우위의 관건은 ‘제작의 용이성’이다. 입체사인은 조형성이 가미된 분야이기 때문에 제작이 다소 까다로운 편. 이에 따라 제작 업계는 보다 제작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거나 제작하기 편한 소재들을 선택한다.

일례로 채널사인이 차세대 간판으로 급부상하면서 다수의 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입했는데, 그 제작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관련 장비들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채널 벤더는 바로 이같은 채널사인 공정의 간소화를 위해서 등장했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시스템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드러남에 따라 최근에는 이를 제작이 간편한 소재로 보완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채널 제작사 스스로가 직접 제작에 편리한 금형 개발을 통해 소재를 만들어 사용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고가의 장비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DIY 채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채널사인 설치시 필요한 게시대나 파사드의 개발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 역시 제작 용이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제작 용이성은 생산성과 제작단가와도 직결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저렴한’, ‘제작속도가 더 향상된’ 소재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제작이 용이하다하더라도 시각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면 그 제품은 자연히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제작의 용이성과 함께 추구해야 하는 것이 소재의 ‘고급화’다. 국내 사인 문화는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긴하지만 소비자들의 눈은 이미 상향평준화돼 있다. 따라서 제작의 용이성 뿐 아니라 소재의 고급화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정책 실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필요
사인 트렌드의 변화로 업계의 환골탈태가 불가피한 지금은 오히려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적기다. 하지만 성장을 준비하기 앞서 왜 우리 업계가 그동안 트렌드를 주도해오지 못하고 정책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나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인지는 모르지만 업계는 그동안 스스로 디자인력이라든가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소홀했으며, 그저 내부 경쟁에만 치우쳐 제살 깎아먹는 공멸 경쟁만을 일삼아 왔다.
물론 업계를 대변해주는 협회의 역할이 부족했던 탓도 있으나, 이는 차지하고라도 스스로를 장사꾼으로 격하시키고 전문가로 당당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결국 전문성은 떨어지고 진정한 산업 분야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당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큰 변화가 요구되는 이 시점에 해결돼야 하는 선결과제는 스스로 전문가를 자처하고, 내부 경쟁보다 대외적인 경쟁력 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요즘 앞서간다고 평가받고 있는 일부 업체는 스스로 전문 디자인 인력을 기용하거나 디자인 회사와 컨소시엄을 맺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도도 하고 있으며, 대외적인 공신력이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여러 가지 인증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다든가 벤처기업의 인증을 받는 것도 그 좋은 일례이며, 또 제품의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출원하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업계 스스로의 노력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은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해라’라는 지시만 내렸을 뿐,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즉, 국내 사인 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좋은 정책은 있지만, 그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은 없고 강제만 있는 것.
이제는 정부가 실천 방안을 내놓을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에서 소외시킨 업계를 정책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이나 세제혜택, 소재나 디자인 연구개발 등 전폭적인 지원과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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