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옥외광고 대행업계는 고가투찰의 후유증, 상징매체인 ‘야립’의 장기 공백으로 가뜩이나 고전하고 있는 와중에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최대한 간단히, 과음 없는 조용한 송년회 분위기 이런 영향으로 옥외광고 대행업계의 세밑 풍경도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올해 옥외광고 대행업계의 연말은 어느 때보다 조용한 분위기다. 음주가무 일색이던 송년회는 자취를 감춘 대신 최대한 간단히, 과음 없는 조용한 송년회를 보내는 매체사가 대부분이다. K사는 단체로 영화관람 후 간단한 호프타임을 갖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체했다. 경영발표회를 통해 한해를 결산하면서 새해를 맞는 새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갖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와 매체개발에 대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는 등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송년회를 아예 열지 않거나 내년 초 신년회를 여는 것으로 대체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전 사원이 모이는 대규모 송년회 대신 부서별 송년회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J사 관계자는 “송년회와 신년회를 모두 생략하기로 했다”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힘을 결집해서 나가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S사 관계자도 “저녁식사만 조촐하게 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치렀다”며 “내년 경기상황이 불투명하다고 하는 만큼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생존을 위한 새해 계획을 구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리띠 졸라매는 긴축재정 돌입 매체사들은 현재의 경영 위기상황을 극복하게 위해 내핍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경기상황에 가장 민감한 곳이 광고업계인데, 내년 경기전망도 불투명하게 나오고 있어 너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재정을 펴기 시작한 것. 매체사들의 한결같은 관심사는 내년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즉 ‘생존’ 이다. K사는 얼마 전 조직을 개편하면서 어려운 현재의 경기상황을 감안해 개인사업자로 돼 있던 영업사원을 월급제 직원으로 돌려 업계에 회자됐다. I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대신 인건비를 삭감하는 조치를 취했다. G사 등 몇몇 매체사들은 인력 감축을 단행했으며, Y사도 조만간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사의 한 임원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단 긴축재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K사의 관계자는 “업계 내부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이고 경기상황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긴축경영에 들어갔다”며 “임금을 동결하고 업무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살아남기 위한 강도 높은 쇄신 나서 매체사들은 내년 경기침체 한파가 거셀 것이라고 예상되는 분위기 속에 당면한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일정 부분의 매체를 확보하고 가는 매체사와 그렇지 않은 매체사의 형편은 상당히 다른 게 현실. 때문에 새해 경영전략과 스탠스에서도 차이가 적지 않다. 경기상황이 불투명한 속에 ‘매체확보’라는 것을 납입료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는 ‘위기’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그나마 팔 수 있는 매체가 있다는 점을 ‘기회’로 보는 시각이 많다. K사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운용할 매체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어려움 속에 선방했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있는 매체를 잘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경영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또 다른 K사 관계자는 “일단 있는 매체를 잘 꾸려 최대한 재고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찰로 확보한 매체는 매체대로 가져가되 투자비 부담을 적게 가져가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기반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사의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매체를 안고 가야 하는 것을 부담으로 볼 수 있지만, 위기는 말 그대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움츠렸다가 나중에 멀리 뛰는 방법도 있겠지만, 당장 빛을 못 보더라도 나중을 위한 투자나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S사 관계자는 “올 연말에 매체를 확보하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내년 상반기에는 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우선은 관망하면서 원가절감, 내부 역량강화 등에서 생존전략을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D사의 관계자는 “내년에는 ‘야립’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전과 같은 메리트를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확보하고 있는 매체도 많지 않아 상당히 고민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매체사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각오를 새롭게 하는 정신 재무장과 혁신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Y사 관계자는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뛰어야 할 때”라며 “전 임직원들이 경영위기가 심각하다는 의식을 같이 하고 비장한 각오로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