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팀 | 164호 | 2009-01-12 | 조회수 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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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찾아 계약하고, 허가 받아 설치하고, 광고심의 받다보면 올해 그냥 가” 기금-임대료-설치비 등 비용 대폭 증가… 광고수입은 감소 요인만 줄줄이
계약금 20억, 설치비 130억, 기금 50억 등 초기 투자비만 200억원 이상 “자칫 회사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마저 느낀다”토로
이번 입찰조건에 대해 가장 먼저 고개를 저은 업체는 사업운영 경험이 있는 기존 야립업체들이었다고 한다.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었고 의욕과 기대도 가장 컸던 업체들이다. 모 업체의 경우 입찰내용을 보자마자 바로 포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한 권역에 첫해에만 계약금 20억원, 설치비 120~150억원, 납입기금 50억원을 쏟아부어야 하고 여기에 설치장소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관리운영비, 인허가비, 이행보증금과 보험료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2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면서 “자칫하면 수백억규모 회사가 한 방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회의감을 넘어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물론 사업성이 좋다면 그러한 걱정은 기우이겠지만 사업성 전망을 좋게 보는 시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업계가 사업성이 없다면서 근거로 꼽고 있는 이유들을 정리해 본다.
■과도한 기금 액수와 짧은 사업기간 이번에 나온 야립의 기당 산술적인 월평균 기금액은 이달 말경 계약이 모두 이뤄진다는 가정하에 673만원(1,009억원÷319기÷47개월)이다. 이는 대구U대회때의 비조명(일부는 외부조명)야립의 400만원선보다 거의 배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수치상 비교일 뿐 실제 차이는 훨씬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자리 찾아 계약하고, 허가 받아 설치하고, 광고심의 받다보면 올해는 그냥 간다. 대구U대회때는 기존의 서있는 광고물에 기확보된 광고를 그대로 연장했지만 이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 “영업기간을 40개월 정도로 잡아도 잘 잡아주는 것인데 이 기간안에 기금과 제작설치비, 관리운영비를 모두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격축소-높이제한-내부조명 금지 업계는 전보다 30% 정도나 줄어든 광고면적과 광고물의 높이 제한, 거기에 광고주들의 선호도가 아주 높은 내부조명을 금지함으로써 야립광고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이는 광고료 인하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입체형과 복합형이 가능해지고 디자인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는 부분은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겠지만 앞의 반감요인을 커버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물량 증가에 따른 희소성 감소와 입지 부족 업계가 가장 비중을 크게 두는 사업성 악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에 물량이 220개 정도이고 경기가 호황일 때도 일정부분 미판물량이 있었는데 지금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300개 넘는 물량이 나오는데 그 광고를 어떻게 다 채우느냐”면서 “희소성도 떨어진 판에 업체들끼리 덤핑판매라도 벌어지면 시장이 혼탁해질대로 혼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제회가 제시한 조건대로 하면 입찰에 나온 야립을 세울 장소 자체가 없다”면서 “인천 중구부터 계양구 사이 인천공항로변에 21개를 세우는 것으로 돼있는데 어림도 없다. 제대로 전수조사를 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장기공백에 따른 광고주들의 외면과 불만 한 일반대행사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야립광고를 하지 않으면서 광고주들이 야립광고를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더라는 경험과 생각을 갖게 됐다. 광고주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야립 마인드를 되살리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안부가 과거 야립을 집행한 광고주들에게 형사처벌 운운한데다 센터도 그동안 새 야립사업을 준비하면서 광고주들을 홀대해 불만이 높다”면서 “정부와 센터에 대한 불만이 야립광고에 대한 외면과 보이콧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대료 대폭 인상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새 야립사업에 대한 의욕을 갖고 업체들이 그동안 돌아다니며 땅주인들 배에 바람을 잔뜩 집어 넣었다”면서 “과거의 임대료와 임대조건을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기존업체가 일부 장소에 대한 임대계약을 계속 유지해왔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동안 임대료를 계속 내왔기 때문에 그들이 사업권을 따서 하든 아니면 장소를 빌려주든 임대료 부담이 엄청 커진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불황의 장기화 및 심화 한 일반대행사 관계자는 “새 야립광고의 사업성이 불확실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최악의 광고경기에 대량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사업접근 방식의 문제”라며 “광고는 나빠지는 경기는 제일 먼저 타고 좋아지는 경기는 제일 늦게 타기 때문에 광고경기가 빠르게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옥외매체사 관계자는 “광고를 제일 많이 하는 삼성전자가 광고예산을 40% 줄였다고 하는데 다른 기업들이라고 뭐가 다르겠느냐”고 새 야립의 영업전망을 어둡게 봤다. 다른 매체사 대표는 “지난번 야립 철거할 때 금융과 건설업종이 주력 광고주였는데 두 업종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느냐”는 반문으로 사업전망을 대신했다.
■설치비용 증가와 잠재적인 위험부담 업계는 외부조명으로 할 경우 기당 설치비를 2억~2억5,000만원 정도 들 것으로 추산한다.한 관계자는 “일부 제작업체가 1억7,000~8,000만원을 제시하고 다닌다고 들었는데 2억 미만으로는 절대 어려울 것”이라면서 “발주처가 제시한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친환경소재 등의 조건을 까다롭게 따질 경우 훨씬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319기가 동시에 나와 제작에 들어갈 경우 자재수급 및 제작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다 보면 제작업체가 부르는게 값이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건설경기 부양에 주력하는 현 정부에서 도로공사 등의 이유로 야립을 옮겨야 하는 일이 없으란 법이 없다”면서 “그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예측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발주처의 고압적 자세와 비사업적 마인드 한 매체사 대표는 “입찰내용과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보면 마이웨이도 그런 마이웨이가 없더라”라면서 “계약서 내용을 보면 이건 완전 노예계약이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하고 사업파트너가 되어 어떤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한 업체가 사업권을 땄다가 정부부처간 알력으로 광고물을 못세우고 기금만 내다가 극한의 벼랑 끝에 몰린 적이 있다”면서 “정부와 센터가 내일처럼 적극 도와줘도 힘든 일이 많을텐데 지금의 자세를 보면 기대를 갖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에 보면 관청이 허가를 지연하거나 내주지 않아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또 사업을 아예 진행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계약금액을 깎거나 기금 납부기한 연장을 요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면서 “인허가 업무 주무부처의 소관사업에서 이런 계약조건이 제시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으로 간판규제를 강화하는 등 도시경관과 디자인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을 들면서 “오세훈 시장이 있는한 서울에서 원하는 광고물을 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사업 환경 한 매체사 관계자는 “광고주협회가 전부터 헌법소원과 불매운동을 거론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면서 “그냥 해보는 소리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많지만 과거 코바코를 상대로 방송광고 불매운동 압력을 행사, 방송사와 공사를 굴복시킨 전례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사업기간중 예측하지 않았던 어려운 일들이 생겨날텐데 헌법소원이나 불매운동 등이 불거지면 정상적인 영업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