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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1:02

아크릴 업계 전반에 한파 ‘비상’

  • 이승희 기자 | 165호 | 2009-01-30 | 조회수 2,84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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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고환율 직격탄으로 아크릴 업계 전반의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고유가·고환율 직격탄에 수요 급감
제조·가공 등 전업종 위기감 확산 
 
국내 아크릴 업계가 고유가, 고환율 직격탄을 맞으며 휘청거리고 있다.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만큼 유가나 환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 경기 한파가 이어지면서 그 수요량도 급감해 제조, 유통은 물론 가공업에 이르기까지 아크릴에 관련된 전업종에 이중, 삼중의 고통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제조사는 당장 제품을 판매한다 하더라도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이르렀으며, 유통·가공사는 수요 감소나 저조한 판매액 회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 경기 상황은 아크릴 업계에 있어 최대의 위기로 인식될 정도로 그어느때보다도 힘들다. 경기 한파의 영향으로 이미 도산한 업체도 나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으며, 올해 안에 더 많은 업체들이 정리될 것이라는 잿빛 전망들도 쏟아지고 있다.
 
제조사, ‘지금 팔면 손해’ 한 목소리
이같은 최악의 불황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은 바로 제조 업종이다. 아크릴은 제조 원료 자체가 석유에서 비롯되므로 전적으로 원자재를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즉, 원자재가가 유가나 환율 상승으로부터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물론 유가나 환율의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할 수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동종업계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섣불리 감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품질 좋은 수입 아크릴이나 국산 압출판 등의 가격이 기존에 비해 저렴해지면서 국내 캐스팅시트의 시장 파이가 작아지고 있으며, 그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캐스팅시트는 100% 신제로 생산된 시트나 압출판에 비해 투명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경쟁력이 월등했기 때문에 꾸준하게 수요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캐스팅시트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입 투명아크릴이나 압출판 등의 가격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캐스팅 시트의 가격을 올린다면 캐스팅 시트의 유일한 메리트를 상실하면서 오히려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은 유가나 환율이 폭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돼버렸다. 
물론 국내 제조사의 가격 인상이 단한번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말 제조사들은 유가와 환율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1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원자재가가 최근 1년 사이에 50% 정도 폭등한 것과 비교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국 10%의 가격 인상 자체가 최소한의 마진을 보장해주는 수준도 아닌 셈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요즘이 국내 제조사의 최악의 불경기”라며 “지금 제품을 팔면 오히려 손해”라고 표현했다. 또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본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직원들의 임금이 있고, 가동해야 하는 설비가 있기 때문에 생산을 중단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울먹였다. 
 
가공사, 수요 급감·잦은 미수로 고통
가공사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아크릴 가공 수요가 기존에 비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릴 가공의 수요는 실내 인테리어나 POP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이나 점포주의 관련 예산이 줄어든 것. 때문에 새로운 교체 물량이나 리뉴얼 수요가 상당폭 감소했다.
한 가공사 관계자는 “삶의 질이 확대되면서 인테리어나 POP의 중요성이 부각되긴 했지만 여전히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 기업이 광고비를 줄이듯이 인테리어나 POP와 같은 보조적인 지출 예산도 줄인다”라고 설명했다.
아크릴협회 안병삼 사무국장은 “아크릴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소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불경기에서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아크릴 가공사 관계자는 “우리같은 소규모 업체들은 아직까지 수요 급감을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규모 가공사에서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고 경기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마냥 방관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수요 급감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판매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판매에 대한 수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한 가공사 관계자는 “직원 급여나 장비 유지보수 및 소재 구입비 등 기본적인 지출하는 것도 빠듯하다”며 “감봉이나 인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후퇴와 더불어 제품의 질적 저하 우려도
제조사나 가공사의 경기 악화는 유통업에도 영향을 미쳐 업계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런가운데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없고 더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만 나오고 있다.
또한 경기 한파와 동종업계간 경쟁 심화로 제품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않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원자재가 인상으로 줄어든 마진을 회수하기 위해 신제보다 재생을 더 많이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비단 캐스팅판 뿐 아니라 압출판과 같은 고급 시트 제조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해야 하는 아크릴 산업이 경기 침체와 더불어 한발 후퇴하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전반에 경기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내달중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제조사들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이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고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판단에 불안감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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