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를 필두로 전국 지자체에 도시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도시공간, 건축물, 가로시설물 등에 대해 총괄 조정체계를 도입하는 ‘디자인 코리아’를 발표하고, 지자체들은 저마다 공공디자인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디자인 경쟁에 몰입했다. 과연 이 현상이 환영하기만 할 일일까. 디자인에는 삶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함을 전작 ‘필로디자인(그린비, 2007)’에서 되새겨 준 김민수 교수는 공공디자인 열풍과 뒤섞여 불어오는 개발주의 광풍 속에 참된 도시정체성은 실종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새 책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에서 김민수 교수는 안정되고 쾌적하게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부동산 투기판과 스펙터클한 전시행정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한국의 도시들을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축으로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정체성을 짚어 보았다. 또한 도시디자인 차원에서 도시경관, 건축, 공공디자인, 상징디자인 등의 빛과 그림자를 종합적으로 탐사했다. 이를 위해 조선 시대와 일제강점기, 근대화 시기를 가리지 않고 각종 문헌과 지도 역시 샅샅이 조사했다. 여기에 여러 차례에 걸친 탐방에 근거한 현장성 있는 설명이 어우러져 도시계획에 왜 역사적 맥락과 사회철학이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