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간판 문화 정착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됨에 따라 모범적인 간판 문화의 견인차가 될 지자체간판정비사업이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실시될 전망이다. 무질서하게 난립된 간판을 깔끔하고 디자인된 간판으로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간판정비사업은 사업 초기 간판의 획일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하며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지만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긍정론이든 부정론이든 올해도 간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정부 및 지자체는 관련된 수많은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에 본지는 2007, 2008년에 이어 지자체별 간판정비사업의 현장을 취재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간판의 질서정연함이란 바로 이런 것! 깨끗한 거리 위해 비우고 통합하는데 주력 1~3층에만 간판 허용… 돌출간판은 전면 금지
송파구의 거리가 달라지고 있다. 무질서한 불법광고물이 넘쳐나던 거리 곳곳이 ‘비움의 거리’, ‘디자인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송파구는 테헤란로로 이어지는 올림픽로와 성남시가 연결된 송파대로를 간판디자인 시범거리로 지정,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개선 사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사업의 스타트를 끊은 올림픽로는 사업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송파대로는 현재 개선 사업이 한창이다. 사업구간은 종합운동장사거리에서 몽촌토성에 이르는 올림픽로와 석촌호수에서 가락시장으로 이어지는 송파대로 양구간, 총 3개로 나뉜다. 구는 각각의 사업 구간에 약 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총 13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총예산 가운데 3억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받은 것이며, 간판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명목으로 지식경제부로부터 1억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했다. 3개 사업 구간 가운데 올림픽로의 경우 디자인서울거리 일환으로 실시된 사업구간으로 향후 광고물 이외에 공공시설물 등 가로환경이 함께 개선된다.
구는 1업소당 간판 교체 비용을 300만원 내외로 책정하고 이의 50%에 해당하는 150만원을 간판 개선에 지원하고 50%는 점포주 개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점포주와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송파구 도시디자인과 지봉근 광고물관리팀장은 “경기도 어려운데 50%지만 어쨌거나 자비를 들여 간판을 바꿔야하고, 또 간판의 수량이 적어지고 크기도 작아지니까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며 “수많은 민원과 언론의 비난이 쏟아져 상당한 고충을 겪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청장과 광고물 실무 담당자들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거리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해당 사업구간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불법광고물들은 모두 정비되고 합법화된 간판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플렉스 대신 LED와 채널문자로 간판을 교체했다.
특히, 송파구는 유독 고층빌딩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데 이번 사업을 통해 4층 이상에 설치돼 있던 모든 간판을 정리했으며, 고층에 있다는 이유로 간판을 부착하지 못한 점포는 2층이나 3층에 간판을 부착토록 허용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돌출간판이 없는 거리가 조성됐다는 것. 구는 특정구역지정고시를 통해 해당 사업 구간에 돌출간판을 일체 허용하지 않고 기존의 돌출간판은 모두 정비했다. 이에따라 올림픽로나 송파대로 등 시범거리는 돌출간판의 자취가 사라지게 됐다. 이번 사업의 제작사 선정은 공개경쟁공모를 통해 실시했으며, 이정애드(올림픽로), BGI커뮤니케이션(송파대로 송파동), NCB디테일(송파대로 석촌동, 가락동)이 디자인·제작을 담당했다. 한편, 구는 올해 풍납로 및 송파대로(문정·장지구간)를 추가로 시범거리로 선정, 간판개선사업을 실시한다.
이승희 기자
올림픽로 잠실동
간판 개선 전. 크고 원색적인 간판으로 건물이 도배돼 있는 듯하다.
간판 개선 후. 1층 판류형 간판, 2, 3층 LED 채널 간판으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빛과 생동이 있는 거리’에 걸맞게 야간에는 문자 및 채널게시대의 하단에서 조명이 나온다.
올림픽로 신천동
건물의 1층은 판류형 프레임과 채널 문자가 결합된 형태의 간판이 설치됐다.
유리에 간판을 부착할 수 없기 때문에 측면에 간판을 설치토록 했다. 돌출간판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면·측면에서 간판이 모두 보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간판을 고안해 부착했다.
송파대로
간판이 깔끔하게 정리됐을 뿐 아니라 건물 외관도 새로 도색했다. 건물 도색은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하도록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