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기사

2009.04.01 11:44

다양한 사인의 세계로 ①

  • 신한중 기자 | 169호 | 2009-04-01 | 조회수 3,161 Copy Link 인기
  • 3,161
    0
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인들.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를 선보이며 매장의 얼굴이 되고 있는 사인의 세계. 그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멋, 인사동 간판 속으로
예스러움 살린 소재와 디자인으로 전통미 표현
순수 우리말 상호 사용 한국적 정취 ‘물씬’
 
점점 더 고층화되고 현대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건물들과 함께 간판 역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급변해가고 있는 간판문화 속에서 언제부턴가 현대적이라는 말이 이국적이란 말과 동일시 돼 가고 있다. 국적불명의 외국어, 외래어 일색의 이국적 간판들 속에서 한국적인 것을 찾아보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 
온고지신이라고 했건만 전통은 사라지고 더 새로운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 게 우리 간판문화의 현실이다. 때문에 이런 풍토 속에서 이따금 만나게 되는 한국적 정취는 정겹기 그지없다.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인사동은 이런 한국미를 살린 다양한 간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향취의 한국적 미로 시선을 이끄는 사인들을 따라가 봤다.
 
 
인사동의 간판들 대다수는 철·나무 등 천연의 소재로 이뤄져 있다.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아크릴·플라스틱 등 합성소재를 활용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래돼 칠이 벗겨져 가는 나무간판들과 곳곳이 녹슨 철제 간판들은 그야말로 예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색색으로 변화하고 화려하게 빛나는 요즘의 간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다.
26_.jpg
전체가 철제인 전통찻집 ‘반짝반짝 빛나는’의 간판은 자연스럽게 녹이 슨 간판에서 예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26.jpg
전통찻집 ‘인사동’의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통나무 간판이 전통이라는 단어에 힘을 더한다.
 
우리 고유의 문화인 기와지붕을 형상화 한 간판들. 문자간판과 기와형태의 파사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형태가 인상적이다.  예스러움과 새로움의 조화. 그야말로 온고지신의 멋.
26_copy.jpg
‘종로떡방’의 간판

26_copy2.jpg
전통공방 ‘은나무’의 간판
 
26_copy3.jpg
손두부전문점 촌의 간판. 업종명을 서예의 낙관처럼 새겨 서예 한 점을 보는 듯하게 구성한 센스가 눈에 띈다. 우리의 전통조명인 호롱불을 형상화한 점도 특징.
 
26_copy4.jpg

얼핏 훈민정음 ‘.jpg’ 처럼 보이는 동서화랑의 간판. ‘간판은 커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려는 듯 매장 우측 상단에 조그맣게 설치된 이 간판은 작기 때문에 오히려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원형의 간판에는 화랑의 이름인 동서의 초성만을 컷팅해 마치 훈민정음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26_copy5.jpg
순수한 우리말 상호명이 적힌 간판들은 국적불명의 외국어 일색의 간판들 속에서 외려 신선한 느낌을 전한다. 
 
26__copy1.jpg
인사동의 ‘아빠 어릴적에’는 그 이름만으로도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장년층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가, 청년층에게는 옛 시절에 대한 호기심을 전한다. 간판뿐 아니라 업소 입구까지의 골목 전체를 옛 철길처럼 꾸민 것도 특징.
 
26_copy7.jpg
나무 위를 노니는 새와 공구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원공방의 간판.
 
26_copy8.jpg
‘다함께 사는 우리’라는 뜻의 순 우리말인 ‘다울’이라는 상호가 멋스럽다. 옛 기와집과 같은 건물외관과 나무간판이 상호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전통미를 더한다.
 
26__copy.jpg
인사동의 간판들. ‘보릿고개추억’, ‘두대문집’ 등 이젠 잊혀져가는 추억의 단어들을 상호로 삼아 특별한 디자인 없이도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풍기게 한다. 아련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호들은 7080세대들이 인사동을 즐겨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