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주인이 임대료 외에 간판을 다는 대가라며 ‘간판 사용료’를 따로 요구하더라도 임차인은 이를 줄 필요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이태우 판사는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한 뒤 간판 사용료를 요구받은 이모씨가 488만원의 사용료를 못 내겠다며 건물주 박모씨를 상대로 낸 간판 사용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사무실에 한한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임대차 대상은 사회통념상 사무실 자체뿐 아니라 간판을 설치할 외벽 등도 포함되며 이미 그 사용 대가도 임대료에 포함돼 있다”고 판시했다. 법무사인 이모씨는 2007년 9월 임대료와 관리비로 매달 80만원씩 내기로 하고 서울 서초동의 한 사무실을 빌리는 계약을 건물주 박모씨와 맺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인 같은 해 11월 박모씨는 이 씨를 비롯한 임차인들에게 ‘임대는 사무실에 한한다’는 계약서 문구를 근거로 간판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이씨에게는 건물 2층에 전면간판, 3층에 돌출형 간판 등을 설치했다며 매달 사용료로 86만원을 추가로 낼 것을 요구했다. 몇몇 임차인들은 건물주인 박씨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했지만 이씨는 ‘사무실을 임대하면 당연히 간판을 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