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171호 | 2009-04-29 | 조회수 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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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시범가로사업 입찰에 터무니 없는 자격 요건 규정 생활형 간판과 무관한 금속·창호 공사 자격 등 포함
간판시범가로사업의 제작 주체가 돼야 할 옥외광고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간판시범가로사업을 비롯한 광고물과 관련된 크고 작은 공공사업이 옥외광고업자들의 업역을 침해하고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어 업계의 원성이 자자하다. 최근 간판과 관련한 공공사업이 증가하면서 수많은 입찰 공모가 잇따르고 있는데 일부 지자체가 입찰 참가 자격 요건에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등 옥외광고업과 무관한 자격을 담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옥외광고업자의 자유로운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박탈하고 있다.
지난 3월 C시는 약 7억원 규모의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조성사업의 제안공모에 관한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에 C시가 내놓은 입찰 공고에 따르면 ▲산업디자인진흥법에 의한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환경 또는 종합디자인 신고를 필하고,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의한 옥외광고업 등록을 필한 자로서 중소기업진흥제품구매촉진에관한법률에 따라 직접생산증명서를 발급받은 업체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으로 등록돼 있는 업체 등이 사업 참가 자격 요건으로 규정돼 있다. K시도 C시와 마찬가지로 산업디자인전문회사, 금속구조물·창호공사, 옥외광고업 등록 등 자격을 참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도시경관, 건축설계, 조경, 경관조명 등과 관련 있는 대학연구소까지 자격 조건으로 포함시켰다. 비단 C시나 K시 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의 입찰 조건도 이와 대동소이하다.
이같이 대다수 지자체들이 내놓고 있는 입찰 참여 조건이 까다로워 순수한 옥외광고업자들이 사업 참여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 옥외광고업을 실행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고도 터무니없는 자격 제한으로 인해 자유롭게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인셈.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옥외광고업 등록 자체가 자유롭게 옥외광고업을 하기 위한 권한인데 그런 권한을 가지고도 해당 사업을 실시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금속구조물·창호공사는 주로 건설사가 취득하는 자격으로 광고물에 있어서는 대형 옥상광고탑 제작에나 필요하지 생활형 간판을 제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직접생산증명의 경우 하청에 재하청으로 인한 공사의 질적 저하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자격으로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대형 광고탑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왜 금속구조물·창호공사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업과 무관한 대학연구소까지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같은 정부 및 지자체의 간판교체지원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불경기까지 겹쳐 일반 간판 교체 수요는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업계의 설 자리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구를 위한 간판정비사업이냐”며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고, 전국 수천만의 광고업자들은 생존권을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특정 업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특혜의혹마저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