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72호 | 2009-05-21 | 조회수 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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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까지 억눌려 있던 잠재수요 경기회복 신호와 함께 수면 위로 곳곳서 시장회복 조짐… ‘채널사인 쏠림 완화 따른 플렉스로의 회귀’ 분석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솔벤트장비의 수요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활황을 맞았던 솔벤트장비시장은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채널사인 권장 정책과 규제강화, 혹독한 경기침체까지 겹쳐 지난해부터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해 하반기부터는 매기가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황을 맞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던 솔벤트장비의 수요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전 활황기 같은 분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솔벤트장비를 찾는 문의가 서서히 늘고 있고 한동안 전무하다시피 했던 판매의 물꼬도 서서히 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장비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영향도 영향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이 채널사인 일변도로 흘러가는 한편으로 판류형 등 출력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점이 실사출력시장에 상당한 충격파를 안겼다”며 “그러나 솔벤트시장은 적지 않은 규모로 엄연히 존재하는 시장으로, 바닥을 칠대로 쳤기 때문에 활성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재돼 있던 수요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 2~3월까지만 해도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하루 대여섯 건의 상담문의를 받고 있다”며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보다 확실히 활력을 띄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솔벤트PVC필름 공급업체의 소재 판매량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 업계에 회자되는 등 곳곳에서 시장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업계는 올 초까지 억눌려 있던 잠재수요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솔벤트장비가 상향평준화되고 있는 점은 신규 및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밸류를 갖는 선발 제품군과 후발 제품군 사이의 품질 차이가 현격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기술력의 발달로 솔벤트장비가 상향평준화되면서 엔드유저들은 예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출력장비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 솔벤트출력시장이 한창 붐업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품질을 따지는 엔드유저의 경우 메이저 업체의 수억원대 초고가 장비를 도입하는 추세였지만, 이제는 과당경쟁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성능이 아무리 좋다 해도 초고가 장비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성능 솔벤트 장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1세대 솔벤트장비의 교체시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등장한 이들 업그레이드 장비들은 그간 지연되었던 교체수요를 발생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솔벤트장비 공급업체들이 많이 정리가 돼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살아남은 공급업체 에게는 잠재수요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광고물제작업체들이 예전처럼 프레임이면 프레임만, 채널사인이면 채널사인만 하는 식에서 벗어나 점점 토털화되고 있다는 점은 신규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한 장비판매 대리점 관계자는 “오늘 저녁에 맡겨서 내일 아침에 해달라는 식으로 납기가 엄청 빨라져 외주로 처리해서는 납기를 맞추기 어렵다 보니 제작업체들이 점점 토털화되는 경향”이라며 “광고물제작업체들의 업역 경계가 무너지면서 영업 및 거래처가 과거처럼 실사출력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고 들려줬다. ‘채널사인’으로의 급격한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일부가 플렉스 간판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간판정비사업이 채널사인 일변도로 흘러가면서 상대적으로 플렉스간판은 설 자리를 많이 잃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최근 들어 채널사인의 쏠림현상에 대한 자성론과 함께 일부 수요가 플렉스 간판으로 U턴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 한 지자체의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한 한 제작업체의 관계자는 “이런 불경기에 플렉스 간판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싼 채널 간판을 달으라는 자체만으로 업주들의 불만이 많고, 투자한 비용에 비해 효과는 떨어진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한 사인디자인 전문가는 “채널은 무조건 좋고, 플렉스는 무조건 나쁘다는 이분법적 발상은 수정되어야 한다”며 “다양한 그래픽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고, 내부조명방식으로 노출효과가 좋다는 점 등 플렉스간판만이 갖는 장점이 있고, 플렉스간판도 디자인을 가미해서 잘 만들면 얼마든지 좋은 간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널사인으로 일제히 몰렸던 수요의 일부가 다시 플렉스 쪽으로 회귀하는데 맞춰 솔벤트출력의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물론 아직 경기를 예측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이같은 변화와 관심이 실제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업계는 뭔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데 주목하면서 정중동의 행보를 접고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