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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14:43

동아일보 지하철9호선 광고사업, 새로운 실험 성공할까

  • 이정은 기자 | 173호 | 2009-06-03 | 조회수 3,674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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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수가 성패 관건… 초기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여전
업계, “광고판매, 신문사 매체파워 아닌 시장논리로 가야”
 
지하철9호선이 오는 6월 12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9호선의 광고대행권을 수주한 동아일보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옥외광고업계에서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았던 지하철9호선 광고사업을 메이저 언론사인 동아일보가 가져갔다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는 한편으로 옥외광고 경험이 없는 메이저 언론사가 어떻게 사업을 꾸려갈지에 관심과 호기심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특히 최소 1개 역을 기본으로 역사(驛舍) 단위로 판매하면서 계약기간도 최소 1년 이상으로 하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동아일보의 이같은 실험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신규역사에 설치된 신규매체로 지하철 및 광고환경이 쾌적하고 고급스러우며 ▲광고 총수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줄여 기존 지하철 광고의 문제점인 광고 클러터링을 해소했고 ▲역사별 장기계약으로 광고주에게 독점적인 권한과 광고 다양성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지하철9호선 광고매체의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동아일보는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광고국 내에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했으며 옥외광고업계의 경력자를 충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사당-여의도-샛강-노량진역 구간에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을, 신반포-고속터미널-사평-신논현역에는 기아자동차를 광고주로 영입하는 등 광고경기 침체가 극심한 가운데서도 양호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지하철9호선이 아직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초기사업인 만큼 리스크가 크다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서울메트로9호선(주)와 동아일보는 5년간 사용료 80억원(연간 16억원)에 광고사업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당초 서울메트로9호선(주)가 제시했던 금액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액수.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광고경기 상황이나 지하철9호선의 매체력을 생각했을 때 연간 16억원이라는 사용료는 버거운 금액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특히 지하철9호선 광고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승객 얼마나 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광고경험이 많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제한경쟁입찰에서 사업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하철9호선이 갖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라며 “역사 규모나 차량 수량이 너무 적은데다 여의도, 고속터미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역세권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 이용객수가 얼마나 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신규역사여서 역사환경이나 광고매체가 깨끗하다는 점은 광고주들이 좋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제반적인 사업여건은 좋지 않다. 기존 1,2기 지하철과 비교하면 역사 규모가 ‘미니’ 역사 수준인데 이용객수가 얼마가 될지가 미지수다. 아무리 매체가 좋다고 해도 사람이 없는 곳에서의 광고는 빛을 발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역사별, 장기(長期)패키지 판매라는 실험적인 판매방식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해당역사의 광고주에게는 역사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사별로 묶어서 최소 1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광고비 부담이 커 웬만한 광고주들은 광고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할 수 있다. 또 역사 인근의 지역 광고주는 광고를 하고 싶어도 매체가 없어 광고를 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현대카드·캐피탈, 기아자동차가 일찌감치 9호선의 주요역사를 선점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4개역(56개 역사내광고, 64개 PSD, 열차 4편성)을 묶은 ‘풀 네트워크’로 광고계약을 했는데, 이 광고 패키지는 월 광고료가 8,000만원으로 현대카드·캐피탈, 기아자동차는 각각 연간 9억원에 달하는 상당한 금액을 지하철9호선 광고집행에 쓰게 된다.
이와 관련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의 관계자는 “새로 개통되는 역사이다 보니 초기 주목도가 있을 것이고, 노선의 성격 자체가 자동차의 주 타깃층인 중산층을 아우른다고 봤다”며 “단순히 개별광고를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역사의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광고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트로, 여타 지하철 광고와 비교해 봤을 때 비용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사의 광고집행을 두고 현대차그룹 계열사간의 내부 거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노션과 로템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지난 2005년 2월 로템의 합작법인 설립에 따라 지하철9호선 건설 및 운영을 맡은 서울메트로9호선(주)도 계열사로 편입됐다.
메이저 언론사가 광고사업을 하는데 따르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판매가 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신문사) 매체의 힘으로 결정된다면 시장에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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