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73호 | 2009-06-03 | 조회수 2,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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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고 중심으로 사각 틀 벗어난 크리에이티브 광고 속속
사각의 틀을 벗어난 입체적인 형태의 광고 크리에이티브로 눈길을 끄는 버스외부광고들이 영화광고를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위쪽부터 순서대로 영화 ‘7급 공무원’, ‘박물관이 살아있다2’, ‘드래그 미 투 헬’의 버스 변형광고.
경기불황의 여파로 광고경기도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옥외광고시장은 특히 4대 매체의 보조매체로서의 인식이 강한 국내시장 특성상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비 축소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으며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2~3년전까지만 해도 활황을 맞았던 버스외부광고시장도 고가투찰의 후유증에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으며 크게 고전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침체된 버스외부광고시장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만한 변형광고 집행사례가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의 버스외부광고 형태는 사각형으로만 규정돼 있어 크리에이티브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는데, 서울시가 지난 2008년 말 입찰 물량부터 변형광고를 허용하면서 올해부터는 사각의 틀을 벗어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시도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올 초까지만 해도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진 시점이었던데다 광고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이같은 변형광고 호재를 살린 광고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들어 영화광고를 중심으로 사각틀을 벗어나 크리에이티브를 살린 이색적인 광고집행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버스외부광고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버스 출입문 전체를 광고면으로 활용한 영화 ‘7급 공무원’ 광고를 시작으로 5월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경쟁적으로 변형광고 특성을 살린 버스외부광고를 선보이고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2’는 6월 11일 개봉을 앞두고 4월 말부터 버스광고, 지하철 환승통로 래핑, 지하철 스크린도어 PDP, 코엑스 기둥 래핑, 주요도심 전광판 등 전방위적인 옥외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차도면에 적용한 변형광고가 톡톡한 시선몰이를 하고 있다. 광고의 상단 부분을 입체형으로 표현해 생동감이 넘치는데, 이는 밤만 되면 유물과 그림과 사진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영화의 컨셉을 잘 드러낸다. 광고를 기획한 웹스프레드의 배현정 차장은 “‘지상 최대의 박물관에서 오만가지 것(?)들이 다 살아난다!’는 카피에서 드러나듯이 전편보다 더욱 스케일이 커졌고, 더욱 다양해진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사각형 틀에서 벗어나 창문 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표현을 통해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더 다양해져 요란스럽고 시끌벅적하다는 영화적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광고 컨셉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울버스 115대에 광고를 집행하면서 차도면에 이같은 변형광고를 집행했는데, 입체적으로 표현된 창문 부분의 필름이 자주 떨어져나가 수시로 확인하고 보수하는 게 힘든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웹스프레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영화광고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데, ‘박물관이 살아있다2’에 앞서 5월에 개봉한 영화 ‘엑스맨 탄생:울버린’의 광고기획을 하면서 영화 속 주인공 울버린의 상징이 갈퀴손톱이라는데 착안해 광고판의 일부가 갈퀴손톱에 의해 찢겨져 나간 것처럼 표현한 버스외부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5월 11일부터 등장한 영화 ‘드래그 미 투 헬’의 버스광고도 사각의 틀을 벗어난 과감한 시도로 시선을 잡아끈다.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을 만든 샘 레이미 감독의 호러 신작으로 관심을 모으는데, 고통에 절규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창문 쪽으로 돌출되게 연출해 영화의 숨막히는 긴장감과 스릴을 임팩트있게 전달하고 있다. 홍보마케팅 대행사인 퍼스트룩의 강유경 대리는 “단순히 영화 포스터를 변형해서 붙이는데 그치지 않고,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입체형으로 부각시켜 영화의 긴장감과 두려움이 한껏 묻어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이번 버스광고가 영화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톡톡한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도 버스 변형광고 대열에 합류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2’, ‘드래그 미 투 헬’과 유사한 형태로, 차도 메인면 캐릭터의 상단 부분을 사각 틀 밖으로 돌출시켜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영화광고를 중심으로 변형광고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버스광고 매체사 국민일보에스피넷의 이상돈 팀장은 “영화는 개봉에 앞서 단시간에 집중적인 홍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버스외부광고를 많이 선호하는데, 입체형 광고는 형태적으로 새로울 뿐 아니라 아이디어만 잘 짜면 주목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효과를 내야 하는 영화광고 쪽에서 적극적으로 변형광고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달 단위의 짧은 기간 동안 광고가 이뤄지기 때문에 장기광고에 비해 변형광고 게첨에 따르는 유지보수 부담이 덜하고, 불법논란이나 민원 발생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영화광고에서 변형광고 시도가 활발한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영화광고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변형광고 트렌드가 침체된 버스광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