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 174호 | 2009-06-17 | 조회수 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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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 각론에선 ‘이견’ 엇갈려 포괄적 정의규정·신고제 일원화 등 실효성 지적 잇따라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개정 법률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이 폭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지난 5월 20일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6월 10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해당 지자체, 옥외광고업계 관련 협단체는 물론 타 산업계 관련 협단체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간 부분개정에 그쳤던 광고물법이 47년 만에 전면개정되는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의견이 많이 개진된 것 같다”며 “조문체계 재구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부터 각 협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에 대한 수정 건의까지 각계의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면개정에 대해 옥외광고업계는 일단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업계는 현행법이 계속된 부분개정으로 체계성이 없고 과도한 규제와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많았다며 전면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었다.
업계는 법체계의 재구성, 옥외광고물 관리방안 개선, 옥외광고 산업진흥 및 자율정비 기반 마련이라는 법개정의 큰 틀과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해당분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다. 옥외광고협회는 ‘협회’의 설립 근거만 마련해 두고 있는 현행 조항을 ‘연합회’의 구성 근거로 확대 개정하려는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는 한편 안전도검사 위탁대상을 옥외광고 비영리 법인이나 전문가 단체로 국한하고, 신고의 업무를 옥외광고 관련 단체에 위탁할 수 있는 내용을 신설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옥외광고대행사협회와 전광방송협회는 지자체들이 현장상황이나 점포주, 옥외광고 사업자의 재산권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특정구역을 지정해 광고물의 표시를 금지시킴으로써 옥외광고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특정지역 지정 요건을 강화해 지자체들의 특정지역 고시 남발에 따른 업계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력하게 냈다.
실사출력협회는 옥외광고물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에도 인력 부족 등으로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포괄적으로 정의할 경우 대상물의 절대 수량 증가로 사각지대 없는 규범력 확대라는 법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며 “또한 옥외광고물의 정의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면 지자체들이 자의적인 법해석과 적용을 남발할 수 있는 소지가 크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LED보급협회도 LED전자게시대 설치를 위한 법 개정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LED광고물 설치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업권보호를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옥외광고업계 뿐 아니라 기타 산업분야 협단체의 의견도 상당수 접수됐다. 대한석유협회는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강화된 주유소 광고설치 규정에 대해 “폴사인, 캐노피, 가격표시판 등 주유소 광고물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익적인 표지 역할을 수행하며, 운전자의 안전한 진입을 위한 시인성 확보, 도시미관 등이 고려된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광고물 개수제한 등 획일적인 규제보다 도시 및 산업구조, 건물 유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주변경관과의 일체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건설협회는 옥외광고물을 포괄적으로 정의할 경우 건설업의 업무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지자체의 의견개진도 잇따랐다. 서울시 광고물정책팀의 관계자는 “시군구의 자율성이 필요한 부분도 물론 있으나, 광고물 관리에 관한 시도 권한이 전무하다 보니 행정의 통일성과 일관성, 단속 및 규제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시의 경우 같은 생활권에서 구청마다 다른 광고물 정책으로 민원인의 혼선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많아 시도지사의 권한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허가와 신고를 신고제로 일원화하는 부분. 민원인의 행정편의를 도모한다는 취지의 신고제 일원화가 오히려 민원인의 불편과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많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한 구청의 담당자는 “신고로 풀어줄 부분은 풀어주고, 허가로 갈 부분은 허가로 가야한다”며 “‘신고’라는 개념이 요건구비와 상관없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개념인데, 우선 신고를 받고 나중에 조건을 따져 불허나 반려할 경우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원인 편의를 도모한다는 법 취지에 오히려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더군다나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기존에 신고배제 대상 광고물도 신고로 들어가게 되는 상황인데, 신고제로 일원화할 경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형 상업광고물의 경우는 ‘신고’로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고제로 일원화될 경우 양벌규정이 모호해진다는 법률적 문제점도 도출됐다. 이행강제금과 과태료 부과대상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어져 적용상의 혼선이 야기될 수 있어 이를 모법에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행안부는 규제심사, 규개위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 후속절차를 밟아 빠르면 오는 7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