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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분점함의 변신은 무죄!… 공공디자인 입고 재탄생

신한중 기자 l 499호 l 2026-03-01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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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출력·디지털사이니지·조명 등 다양한 방식 적용해 개선

도로변에 세워진 커다란 분전함(지상배전기기)은 경관을 망가뜨리는 시설이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분전함 인근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경우도 많은데다, 1층 상가의 경우 분전함 바로 앞 상가의 임대료가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되는 일도 잦다. 
  이처럼 분전함이 거리의 흉물로 치부되자 여러 지자체들이 개선사업에 나서면서 분전함이 최근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예술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로 활용되는가 하면, 도시 지리를 알리는 안내판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렇게 분전함의 디자인과 활용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면서 옥외광고 업계도 이 새로운 시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현재 분전함 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서울 서초구다. 서초구는 지난해 반포대로 예술의전당~성모병원사거리 약 5㎞ 구간의 분전함을 개선한데 이어 올해 ‘반포대로 분전함 미관 개선사업’도 추진해 지난 2월 완료했다. 

서초대로 대법원 앞과 방배로 함지박사거리~이수고가 구간의 분전함 22개를 디지털 사이니지와 실사출력 갤러리형 외함으로 새롭게 꾸몄다. 서초대로에 설치된 디지털사이니지형 외함은 차도와 보도쪽에 콘텐츠를 표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로, 차도쪽에는 주야간 밝기에 따라 자동적인 조도 변환이 가능한 75인치 대형 LCD모니터가 설치됐으며, 보도쪽에는 실사 출력된 이미지를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구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청년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서울 강동구도 분전함에 팝아트를 입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켰다.  양재대로 분전함에 MZ세대 취향에 맞춘 애니메이션·일러스트·팝아트를 입혀 예술거리로 재탄생시킨 ‘강동 거리 갤러리’를 구축한 것.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빠키(Vakki)’와 태권브이로 유명한 성태진 작가의 유쾌한 팝아트, 길동자연생태공원의 풍부한 색채를 담은 디자인 리더 크루의 스테레오타입 작품 등으로 분전함을 꾸몄다. 또한 강동구 역사를 시각화해 지역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빗살무늬토기를 형상화한 분전함 디자인도 선보였다. 


 
▲분전함이 거리의 예술 갤러리로 변신   서초구의 디지털 사이니지형 분전함(왼쪽)과 실사출력 갤러리. 



 
팝아트와 빗살무늬 토기 등의 디자인을 적용한 강동구의 사례. 
▲디자인 개선 통해 시민 의식 변화도 유도 

제주시의 경우 도심 지역 분전함 인근에 쓰레기 무단 투기가 반복되면서 도시 미관 훼손과 안전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시에 따르면 제주시청 인근, 서사라사거리, 탑동 일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분전함 위에 음료컵 등 각종 쓰레기가 상습적으로 쌓이는 문제가 지속돼 왔다. 이에 따라 도시미관 개선과 무단 투기 예방을 위해 해당 지역 내 분전함에 이미지 사인물을 설치했다. 실사출력 래핑 방식으로 지역 내 설화와 관광정보 등을 소개하는 형태의 그래픽으로 꾸몄다. 시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고 1회용품 쓰레기 문제가 특히 심각했던 제원아파트 사거리 주변 분전함 5곳을 우선 대상지로 선정해 작업을 완료했다. 결과는 쓰레기 투기가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가 검증된 만큼 상반기중 대상 지역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금천구도 거리 미관 개선을 위해 최근 독산로 일대 11개 분전함의 외관 개선을 마쳤다. 봄을 상징하는 꽃, 여름을 상징하는 물결 등 사계절을 표현한 문양이 적용된 새로운 구조의 외함을 적용했으며, ‘금천의 사계’와 ‘호암산 역사문화길’ 등의 홍보 이미지를 게시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어두운 구도심의 야경 개선을 위해 오후부터는 경관조명을 통해 도로를 밝힐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제주시 분전함 개선 전후의 모습. 깨끗하게 단장되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도 사라졌다. 



 
경관조명 시설을 적용한 금천구의 분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