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국내 최대의 중국인 거주지이다. 그러다보니 훠궈·우육탕 등 중국 현지 음식 등 중국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리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런 거리의 특징에 따른 반대급부로 한국인들은 잘 찾지 않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 바위산을 닮은 건물 한 채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인 이 건물의 이름은 ‘로스트 스톤(Lost Stone)’을 줄인 ‘로스톤’이다. 대지 339.5㎡에 들어섰으며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785.12㎡에 높이 약 25m 규모로 작년 3월 준공됐다. 1∼3층은 카페로, 4층은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 카페가 등장과 함께 이슈가 된 것은 메뉴나 서비스보다는 보는 순간 감탄이 나오는 건물의 디자인으로 인해서다. 건물을 밖에서 바라보면 너비와 생김새가 각기 다른 바위기둥들이 고인돌처럼 층층이 천장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디자인은 내부로도 이어진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기암괴석의 바위산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곳곳이 바위로 구성돼 있다.
이런 디자인 구현을 위해 총 48개의 바위 기둥이 사용됐는데, 실제 바위는 아니고 콘크리트를 가공해 만든 구조물이다. 이 특이하면서도 멋진 디자인 때문에 로스톤을 보기 위해 대림동을 찾는 젊은이들로 거리가 북새통을 이루는 날이 많다.
이 건물 설계를 맡은 에이엔디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40대인 건축주가 지난해 초 대림동 노후주택을 물려받았는데, 할아버지의 오래된 집처럼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싶다고 했다”며 “이 말을 듣고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산 이미지가 떠올랐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작업을 추진해 건물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회백색 바위와 어우러지는 무광의 금속 사인들
로스톤은 건물 자체가 가진 임팩트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개성이 강한 사인물들은 설치돼 있지 않다. 건축물 자체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공간에 녹아들 수 있는 사인이 차용됐다.
출입문 옆에 달린 메인사인부터 시설 안내사인들은 대부분 무광의 스테인리스 소재가 적용됐다. 반사광을 억제한 실버 컬러의 사인들은 회백색의 바위들 속에서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공간을 안내한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층별 안내사인이다. 평면으로 제작된 사인물에 해당층의 안내표지만 금속 채널로 입체감을 부여함으로써 튀지 않으면서도 즉각적으로 층별 시설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아트 오브제들이 공간을 표현하는 사인이자 포토존으로 활용되면서 공간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