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힙지로(을지로)에 이어 힙당동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동네가 있다. 바로 서울 중구의 신당동이다. 점집과 떡볶이의 거리로 유명했던 이곳이 핫플레이스가 된 연유는 무엇일까? ▲무당들이 모여 살던 ‘신당골’의 색다른 변화신당동은 조선 시대 무당이 모여 살던 동네다. 인근의 광희문은 당시 궁에서 시체가 나갈 때 쓰는 문이었고 이 때문에 시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무당들이 모여 살면서 ‘무당골’, 신당동(神堂洞, 신을 섬기는 사당)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이런 연유로 이곳에는 아직도 많은 무속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神(신)’이 음산하다는 이유로 한자를 新(새 신)으로 바꿔 현재는 지명의 의미가 바뀌었다.또 한 가지 신당동을 알린 것은 떡볶이다. 1950년대 이곳에서 처음으로 떡볶이가 탄생했는데, 신당동이라는 동네는 몰라도 ‘신당동 떡볶이’는 누구나 알 만큼 떡볶이를 상징하는 동네이기도 하다.이처럼 특유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신당동은 오래되다 못해 낡았다는 느낌이 드는 회색빛 풍광으로 인해 젊은층의 관심에서는 멀어져 갔다. 그러나 이 동네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되레 이 허름한 모습으로 인해서다.세월이 묻어나는 낡은 건물, 젊은 창업가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저렴한 임차료, 편리한 교통, 세련미에 질린 젊은이들이 색다른 공간에 눈을 돌리는 트렌드, 이 네 가지 요소가 모이면 요즘은 뜨는 동네의 성공 방정식이 된다. 서울의 성수동과 문래동이 그랬고, 강화도의 방직공장 일대도 그렇게 발전했다.▲낡음을 이용한 새로움…신당동의 간판 미학신당동의 변화는 ‘세심당’이라는 베이커리 카페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쌀가게와 곡식창고가 모여있어 ‘싸전거리’라 불리던 퇴계로에 문을 연 이곳은 9m 높이의 오래된 미곡창고인 동광상회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낡으면서도 세련된 ‘뉴트로’를 표방한 이 상점은 성공적으로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냈다. 인근의 카페 ‘아포테케리’등의 업소도 비슷한 전철을 밟으며 일대에 새로운 컬러를 입혔다.이후 무속 거리의 이미지에서 착안해 기획된 신당 콘셉트의 칵테일바 ‘주신당’이 들어서면서 거리의 색깔은 더욱 뚜렷해졌다. 멍석과 촛대, 음산함마저 감도는 독특한 간판으로 꾸며진 이곳은 지금 신당동의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장소다.이처럼 일부 매장들이 성행하면서 거리에 활력이 생기다 보니, 오래된 떡볶이집들이 모여 있는 낡은 전통시장마저도 2030에게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됐다.
이곳에서는 아주 독특한 디자인의 간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노후화된 건물의 낡은 벽면을 억지로 가리기보다는 그 낡음에 어울리는 간판들이 달려 조화롭다. 무속집과 오래된 우체국 등에서 착안한 실험적인 간판의 모습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어 거리에 재미를 더한다. 신한중기자 [ⓒ SP투데이무단전재및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