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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청 현수막게시대 ‘권력형 입찰 비리’ 의혹 재발

편집국 l 448호 l 2021-12-08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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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동대문구에서 발생했던 사례 올해 용산구에서 판박이로 되풀이
서울시의원 ‘쪽지예산’ 내려오자 구청은 D사에 협약 방식으로 몰아줘
작년 홍역 치른 마포구는 ‘시범사업’으로 일부 떼내 D사와 수의계약
기당 설치비, 일반 입찰 가격의 두 배 넘어 ‘혈세 낭비’ 지적 일어
지난해 7월 서울 동대문구의 현수막게시대 교체설치 사업 입찰을 둘러싸고 ‘권력형 입찰비리’ 의혹이 일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지닌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이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쪽지예산으로 따내 내려준 서울시 예산을 갖고 동대문구가 입찰을 진행했는데 거의 모든 실익을 특정업체 D사가 독식하는 구조였다. 구청이 권리기한 10년이 거의 다 돼가는 실용신안권을 근거로 D사와 맺은 ‘협약’에 따라 낙찰업체는 게시대 제품을 D사에서 구입해야 했는데 협약서에 명시된 가격대로 구매하면 낙찰업체는 손실을 볼게 뻔했다. D사는 동대문구를 지역구로 둔 집권당 소속 중진 A의원의 조카와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였다. A의원은 지난번 지방선거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개찰 후 선순위 낙찰업체들이 줄줄이 계약을 포기했다. 후순위 업체는 계약후 동대문구에 문제를 제기, 일부 비용을 보전받고 사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 강한 비판과 반발이 일어났고 SP투데이가 이를 비중있게 보도했다<2020년 8월 1일자, 432호>. 동대문구는 이후 진행한 2차 현수막게시대 사업때 D사와의 협약서 방식을 폐기하고 일반 입찰로 진행했다. 그런데 올들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무대가 바뀌어 이번에는 용산구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11월 25일 현수막게시대 5기 교체설치 사업자 선정 입찰을 공고했다. 사업비의 약 4분의 3이 낙찰업체가 아닌 D사로 들어가는 사업구조다. D사는 지난해 동대문구 사업때 등장했던 바로 그 업체다. 사업비는 용산구 자체 예산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지닌 서울시의회 예결특위 소속 I의원이 쪽지예산으로 따내 구청과 용도를 지정해서 내려보내준 서울시 예산이다.
용산구는 실용신안권을 근거로 D사와 협약을 맺고 낙찰업체로 하여금 협약서에 정해진 가격대로 D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했다. 차이가 있다면 동대문구 입찰 때 사용된 D사의 실용신안은 지난해 소멸됐고 이번 용산구 입찰에는 D사가 올해 8월 새로 취득한 실용신안이 사용됐다. 또한 동대문구 입찰이 사업비의 약 90%를 D사에 몰아줘 업체들의 불만이 컸던데 비해 용산구 사업은 낙찰 사업자의 몫이 75%쯤 돼서 업체들의 불만이 적을 수 있다.
반면 제작설치비가 기존 일반 현수막게시대보다 2배 이상 높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용산구의 5기 총 기초금액은 2억1,431만원(기당 4,286만원)이다. 하루 늦게 현수막게시대 교체설치 일반 입찰을 공고한 마포구는 10기가 1억8,702만원(기당 1,870만원)이다. 용산구의 기당 가격이 2.3배나 많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용산구 관계자는 “일반 접철식 게시대가 아닌 태양광 게시대로 제작설치하기 때문”이라면서 “게시대에 충전장치를 달아 시민들이 전기자전거, 전기킥보드, 전동 휠체어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고 게시대 상단 조명패널의 조명으로도 사용해 전기료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 한 현수막게시대 전문업체 관계자는 “충전이 1~2분에 되는 것도 아닌데 전동휠체어를 타고 현수막게시대를 찾아가서 충전을 한다는게 말이 안된다. 자전거나 킥보드를 충전할 사람도 얼마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현수막게시대로 충전이 가능할 정도의 고출력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안전문제 때문에 생산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소재한 한 광고물 제작업체 관계자도 “현수막게시대는 거의 대부분 차도에 바짝 붙여 설치하거나 사람이 통행하지 않는 곳에 설치한다”면서 “충전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설치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점도 있고 공간이 좀 나오더라도 휠체어나 자전거를 세워놓고 충전하면 통행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D사가 영업용으로 올려놓은 용산구 현수막게시대 사진이 21장 올라와 있는데 충전 장소로 적합한 공간에 설치된 게시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용산구 관계자는 전기료 절감도 태양광 게시대 선택의 한 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교체설치 대상 현수막게시대 5기의 전기료는 용산구가 아닌 위탁관리 업체가 부담하고 있다. 관계자는 태양광 게시대를 설치한 뒤에도 고장이 나거나 충전이 잘 안될 경우에 대비해 기존처럼 전기공급 시설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태양광 시설을 적용한 현수막게시대가 설치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도 “입찰에 앞서 다른 지자체 사례들을 살펴 봤는데 태양광 현수막게시대가 설치된 사례는 없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마포구(구청장 유동균)의 현수막게시대 교체설치 사업비도 서울시의회 I의원이 쪽지예산으로 확보해 내려보내준 서울시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구는 이 예산에서 시범사업 명목으로 4,100여만원을 따로 떼내 태양광 게시대 1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리고는 여성기업과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D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구 관계자는 1기만 설치하는 배경에 대해 “검증이 안돼있기 때문에 일단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는 마포구청 관계 공무원들의 반발이 커서 1기만 태양광게시대로 설치하는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해 마포구가 LED전광판을 설치하면서 벌어졌던 상황들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것이다.
지난해 마포구는 다른 서울시의원이 쪽지예산으로 따서 내려보내준 서울시 예산을 갖고 LED전광판 설치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마포구는 이전까지의 사업자선정 방식을 바꿔가며 위 D사를 수의계약으로 선정, 업계의 반발 등 큰 파문을 일으켰고 SP투데이가 이를 보도한 바 있다. <SP투데이 2020년 9월 1일자, 433호>.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마포구 관계자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 올해 위에서 오더가 떨어졌는데 실무진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1기 시범사업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