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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수량 규제 면해주고 시민 안전 위한 거리·색상 규제도 백지화
행안부, 7월 13일자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입법예고디지털 광고물의 전면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 산업 진흥을 위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으로 인해 옥외광고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행정안전부는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7월 13일자로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공표일로부터 4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친 뒤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정당 현수막 표시 기간 규정 △ 공공시설물에 대한 디지털 광고의 동영상 및 색상 제한 예외 적용 △간판 수량 산정시 디지털 공유 간판 예외 적용 △푸드트럭 전기 이용 광고 허용 △공유자전거 상업 광고 허용 △항공기 전체 래핑광고 허용 △지정게시대 현수막 표시기간 자율성 부여 등의 규제 개선 사항이 담겼다. 일부 긍정적인 내용도 있지만, 디지털 광고물에 대해서는 상위 규범인 법률의 취지가 왜곡될 만큼 전면적 허용 방안들로 구성돼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옥외광고 업계가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는 부분은 ‘공공시설물 이용 디지털 광고물’에 대한 부분이다.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14조 ‘전기 이용 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따르면 도로와 잇닿은 곳의 디지털 광고물은 지면으로부터 10m 이상에 설치돼야 한다. 또한 신호등으로부터 30m 이내에는 신호등과 같은 색을 내는 디지털 광고물의 설치가 불가하다. 조명 및 디지털 광고물의 빛이 운전자의 시야를 어지럽히거나 신호등 신호에 혼란을 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상의 규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공공시설물 이용 광고물을 이 규제의 예외적용 광고물로 규정했다. 교통 안전과 관계없이 모든 공공시설물에 디지털 광고물을 달 수 있게 한 것. 이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디지털 광고물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던 모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행안부측은 개정 이유에 대해 “공공시설물은 디지털 광고물 부착시 안전에 대한 영향이 적고 광고 면적 제한 등을 규정할 것인 만큼, 우선적으로 디지털 광고물 규제를 완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행안부 입장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에 규제가 마련된 이유가 신호등 식별 혼돈과 시야방해 등이었는데, 광고물 설치상의 안전만을 거론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점에서다. 한 옥외광고 업계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 광고물이 난립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안전을 위한 도로·신호등과의 거리 유지 규제 때문”이라면서 “이 규제에 예외를 두면 버스쉘터·택시승강장·현수막게시대·벽보판·관광안내도 등 모든 공공시설에 디지털 광고물이 난립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판의 설치 수량 규제에서 디지털 공유 간판을 제외하는 조치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통시장 또는 대규모 점포에 입점한 업소와 소상공인을 광고하는 벽면 이용 디지털 광고물’은 간판 수량 규제에서 배제하게 된다.
전통시장을 조문의 첫머리에 두었기 때문에 전통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조치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통시장은 작은 매장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디지털 광고물을 달만한 벽면이 마땅치 않다. 실제로 벽면 간판없이 돌출간판만 달랑 걸어놓은 매장이 더 많은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방점은 전통시장보다 ‘대규모 점포’라는 단서에 찍힐 수밖에 없다. 대규모 점포라는 모호한 단어는 해석의 여지가 넓다. 각 시·도의 해석에 따라서는 대부분의 번화가 매장, 대규모 건물이 해당될 수도 있다.
결국 이 조치 또한 거리의 디지털 광고판 난립할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예전 소형 LED전광판이 무분별하게 설치되던 시절로 회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까지 마구 설치됐던 소형 LED전광판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통해 가까스로 정비된 바 있다.
한 간판 제작업계 관계자는 “기존 간판에 대해서는 정부가 범죄자를 대하는 것처럼 오랫동안 강력한 규제를 해 왔고, 그 결과 지금의 깔끔한 거리가 만들어졌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디지털 광고물에 대해서만 이렇게 모든 규제를 풀고 특혜를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행안부의 진의를 알 수가 없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