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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치솟자 유통업계 아우성
강달러 환경에서 엔화 가치 하락… 대일 수입업체는 상대적 여유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실사출력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원가가 치솟고 있는데다 환율 방어를 위해 국내 금리 인상도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고환율과 고금리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10월 26일 기준 1431.1원에 마감됐다. 장중에는 1444.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돌파하기도 했다가 소폭 하락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고가 1488.0원) 이후 13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500원선을 웃돌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환율은 필름·판재·잉크·종이 등 실사출력물의 원자재 가격과 맞닿아 있다. 북미 제품은 물론 업계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산 제품도 결제는 달러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국 제품의 경우 원래는 공급처에 따라 위안화 결제도 가능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은 거의 모든 공급처에서도 달러 결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소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라며 “위안화 결제를 통해서 수입 가격을 낮춰보려고 해도 중국 판매자들이 이제는 위안화를 안받고 오직 달러로만 계산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마진을 줄이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며 불경기 속 출혈경쟁 상황에서 또 다시 유통가격을 올리는 극약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올라가는 통에 일부 제품에 한해서는 역마진 상황까지 도래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북미·중국의 출력 장비를 유통하는 업체들 입장도 다르지 않다. 얼어붙은 경기로 인해 장비 가격을 올리기가 어려운 지금 환율 인상분만큼 마진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중국산 장비 제조사의 경우 어쩔 수없이 장비 가격을 인상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지금의 강달러 환경이 일제 실사출력 장비 유통사들에게는 나름의 호재가 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엔화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면서다. 상대적으로 수입원가 측면에서 여유가 확보된 만큼 관련 업체들이 엔저환경에 따른 기회요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의 경우 최근 엔화 하락을 기회로 공격적인 가격정책에 나서고 있다. 여러 환경으로 수입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지금, 중국산 장비 성장세의 예봉을 꺾을 기회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 출력장비 공급사의 한 관계자는 “환율 등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실사출력 관련 소재·장비의 구입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고가에 해당하는 일제 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하기에는 되레 지금이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환율 방어를 위한 고금리 현상도 업계에는 무서운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 2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력 업체들의 부채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사출력 업계의 근간을 이루는 영세 출력업체들이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어려운 경기 상황 등 온갖 악재에 부딪히며 투자 여력이 실종되고 있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실사출력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계속 이어졌던 지난 수년 동안 업계 전체적으로 사옥 마련, 제작 인프라 구축 등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너무 빠르게 금리가 오르면서 여력 이상으로 투자한 업체들에게는 부메랑으로 위기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