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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불법 옥외광고물 실태를 보도한 SP 투데이 8월호가 나오고 나서 얼마 뒤 업계 한 관계자가 옥외광고 노른자위 입지로 꼽히는 강남역 일대의 실태를 한 번 다뤄달라고 요청해 왔다. 얼마 후 에는 대형 현수막 래핑광고 사진도 보 내왔다. 며칠 뒤에는 다른 관계자가 강남지역 건물주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또다른 실 상을 전해왔다. 국내 굴지의 광고대행사 관계자가 건물주를 찾아가 거액의 사용료와 함께 불법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는 각서를 쓰겠다면서 불법 광고 를 제안했고 건물주는 거액을 받고 건물 사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현장 취재에 나선 SP투데이는 8월 28 일 강남역사거리의 한 대형 건물에서 불법의 실황을 직접 확인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초대형 불법 현수막 래핑광고였다. 불법 래핑광고 바로 밑에는 합법 광 고물인 전광판이 달려 있었다. 전광판 에서는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과 LG 등의 광고영상이 표출되고 있었다. 그런데 래핑광고의 압도적인 사이즈에 치이고 무릎을 꿇고 상체를 뒤로 젖힌 고압적 자세의 광고모델 바로 밑에 위 치해서인지 영상들은 왜소하고 초라하 기 그지없었다. 광고주가 저 장면을 본 다면 과연 계속해서 전광판에 광고를 하려 할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불법 래핑광고는 제작 및 설치가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인허가도 필요없다. 하지만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에 광고료는 비싸다. 아디다스 광고대행업자와 건물주는 실익을 단단히 챙겼을 것이다. 반면에 힘든 법적 절차 거치고 거액을 들여 전광판을 설치한 사업자는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불법 광고가 용인 되면 합법 광고는 설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저 건물에 초대형 래핑광고 가 반복되면 전광판은 광고가 줄고 광고단가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불법이 합법을 몰아내는 저런 몰상식 한 일이 어떻게 대한민국 심장부에서, 그것도 글로벌 외국 기업에 의해 대담 하게 벌어질 수 있나. 원인은 광고물법 이다. 법이 문제점 투성이인데다 안지켜도 된다는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인한 이익은 엄청나지만 책임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SP투데이는 강남역과 신논현역, 신사역 일원을 대상으로 한 현장 취재에서 목격한 광고물들을 통해 법과 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 법이 얼마만큼 허물어져서 무법천지가 돼버렸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아디다스는 래핑광고만 불법으로 하고 있는게 아니었다. 신논현역의 아디 다스 매장은 3개 층 거의 전체가 광고 물로 덮여 있었다. 신사역사거리의 한 병원은 건물에 붙 은 고정광고물만 15개였다. 여기에 간 판들 사이 크고 작은 창문들에서는 연신 스틸 영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이면도로의 소형 점포들 도 마찬가지였다. 강남역 인근 골목길 의 한 음식점은 건물에 붙은 고정광고물 8개와 밖에 세워놓은 유동광고물 13 개를 합쳐 총 21개의 광고물을 활용하 고 있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강남 일대의 상당수 건물과 점포들이 비슷하게 불 법광고물을 활용하고 있었다. 옥외광고물 관련 법규에는 광고물의 수량과 장소, 표시방법 등이 세세하게 규정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규정이 사 문화돼 있었다. 강남 지역에서 전광판 광고사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전에는 건물주들이 불법광고 제안을 받아도 거절을 했었다” 면서 “그런데 요즘은 공실이 많이 늘어나는데다 불법을 하고도 아무런 불이 익이 없는 것을 보고는 오히려 불법광고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