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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간에 가상의 옥외광고 입히는 ‘FOOH’ 대인기
도로 달리는 명품백, 빌딩 크기 바비인형 등 초현실적 옥외광고 구현최근 SNS 숏폼 영상 속에서 규모와 기술력, 아이디어 면에서 놀라운 옥외광고들이 등장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명품 가방이 자동차처럼 프랑스 파리 도로를 질주하고, 뉴욕에서는 거대한 속눈썹이 달린 지하철이 마스카라로 화장을 하기도 한다. 이 뿐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할리파 만큼 큰 바비 인형이 포장 상자에서 걸어 나오기도 한다. 보자마자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이 옥외광고 영상들은 사실 실제 영상 속에 가상의 옥외광고물을 합성한 것으로 가짜 옥외광고라는 뜻의 ‘FOOH(Fake Out Of Home)’라고 불린다.
FOOH는 최근 숏폼 동영상이 기업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려는 패션계의 광고 집행 사례가 많다. 실제 존재하는 명소나 공간에 정교한 CG를 합성해 진짜 벌어지는 이벤트처럼 보이게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입소문을 내는 방식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임팩트있는 퍼포먼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2차적 마케팅을 유도하는 것은 실제 옥외광고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FOOH는 이런 마케팅 방식을 차용해 실물 대신 CG를 이용해 바이럴에 이용한다.
▲새 마케팅 기법으로 급부상… 명품 브랜드도 선호
이 새로운 광고의 시작은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이안 패덤(Ian Padgham)이다. X(구 트위터)에서 비디오 프로듀서로 근무하던 그는 SNS용 콘텐츠 업체 오리지풀(Origiful) 을 설립하고, 2021년 와인의 도시로 알려진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병 모양의 전차가 시내를 달리는 영상을 제작했다. 거대한 와인병 전차가 보르도 부르스 광장을 달리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속아넘어갔고, 급기야 프랑스 교통 당국이 나서 SNS에 “와인 모양의 전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지까지 내야 할 만큼 뜨거운 이슈를 모았다. 이 때 그는 광고의 장르를 설명하기 위해 FOOH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의 마스카라 광고가 화제에 올랐다. 지하철 플랫폼으로 거대한 눈썹이 달린 뉴욕 지하철이 진입하고, 벽에 부착된 마스카라에 속눈썹이 스쳐 지나가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SNS상에서 4,500만뷰가 넘게 조회되고 급속도로 전세계에 퍼지며 놀라운 광고효과를 얻었다. 최근 공개된 명품 자크뮈스의 가방이 파리를 질주하는 광고도 그의 작품이다. 이런 FOOH가 엄청난 관심을 끌고 실제 광고 효과도 톡톡히 나타나면서 관련 회사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콘텐츠 업체인 아이 스튜디오(Eye Studio)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영화 ‘바비’의 개봉에 맞춰 CG로 완성한 거대 바비인형 영상을 공개했다. 이 광고에는 높이 828m(162층)에 달하는 부르즈할리파 옆 분홍색 박스에서 바비 인형이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모습이 담겼는데 X에서만 5,000만 뷰를 달성했다. 이런 FOOH 광고에 대해 옥외광고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은 저렴한 비용으로 대규모 옥외 퍼포먼스의 효과를 낼 수 있는 FOOH로 인해 옥외광고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에 전통 옥외광고와의 시너지를 통해 전체 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여러 시각이 존재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FOOH는 지금 하나의 광고 장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옥외광고 업계도 이런 새로운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