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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서울시가 전광판 사이의 수평 이격 거리 제한과 도로폭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특정구역 지정 고시의 내용 변경을 통해 제한의 완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옥외광고 업계는 추진의 근거로 삼는 기준 자체가 타당하지 않고 추진이 현실화됐을 때 나타날 폐단과 부작용들이 심각하다면서 강력 반대하고 나서 향후 서울시의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시는 현재 ‘200m 이상’으로 돼있는 수평 이격 거리 제한을 ‘100m 이상’으로, ‘왕복 8차로 이상’으로 돼있는 수평 이격 도로폭 제한을 ‘40m 이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의 특정구역 지정 및 표시제한 변경 고시안’을 지난 10월 30일자로 행정예고하고 11월 19일까지 의견을 수렴했다.
서울시는 ‘도시 변화에 맞춘 내용 보완’과 ‘디지털 광고물의 수요 확대‧창출’을 제한 완화를 추진하는 이유로 제시했다. 또한 이격 거리 완화는 시행령의 전자게시대 이격 거리(100m 이상) 기준을, 이격 도로폭 완화는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명시된 광로(40m 이상) 기준을 각각 준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수요 확대‧창출의 수혜자여야 할 옥외광고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옥외광고 업계를 대표하는 사업자단체인 한국OOH협회와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는 회원들로부터 의견을 모아 의견서를 작성, 서울시에 전달했다.
단체들은 의견서에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으로 거리 제한을 안받는 초대형 전광판들이 폭증하고 있고 관광특구 지정을 통해서도 거리제한 완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구역 지정 고시의 내용 변경을 통해 추가로 제한이 완화되면 여러 가지 폐단과 부작용만 양산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행 제도를 유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OOH협회는 우선 서울시가 시행령상의 전자게시대간 100m 수평거리를 준용 기준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전자게시대와 전광판은 종류와 목적, 규모가 전혀 달라 준용 기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전자게시대는 지상 설치 광고물이고, 전통시장 홍보 등 공공 목적으로 운영되며, 크기도 12㎡ 이내인데 이에 대한 기준을 건물 벽면이나 옥상에 최대 1,050㎡ 크기로 설치해 상업광고를 표출하는 대형 전광판에 적용하는 것은 기술적‧환경적‧법적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OOH협회는 “자유표시구역으로 인해 이미 심각한 빛공해 증가, 생활환경 저해, 대형 매체 중심의 양극화 심화, 기존 소규모 광고사업자의 경영 악화 및 생존 위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구역의 거리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공급 과잉, 무분별한 경쟁, 빛공해 및 안전사고 위험 급증,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옥외광고 산업의 건강한 발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OOH협회는 또 수평거리를 완화해서 허가 신청 건수가 증가하더라도 실제 서울시의 심의 통과율이 낮을 경우 행정에 대한 불신과 형평성 시비가 초래되는 등 행정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발생해 업계와 서울시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비효율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OOH협회는 그러면서 “옥외광고물법의 기본 취지인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서울시가 완화 추진의 이유로 내세우는 옥외광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리 제한 완화보다 불법 및 편법 광고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과태료와 집행력을 높이는 것이 정책대안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외광고미디어협회는 “시행령이 도로폭 제한을 거리로 정하지 않고 왕복 8차로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지역‧장소별로 다른 도로 여건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이를 40m 이상으로 변경하는 것은 형평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면서 현행 도로폭 제한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광판을 실제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의 이번 전광판 거리 제한 완화 추진이 전광판의 역사와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등 후폭풍이 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전광판 업체 관계자는 “2017년에 도입된 특정구역 지정에 의한 거리제한 조치로 그동안 사업자들뿐 아니라 건물주들 사이에도 커다란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실제 충돌과 송사가 적지 않게 벌어져 왔다”면서 “한 순간에 거리 제한이 완화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혼란과 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광특구여서 200m 거리 제한을 받지 않고 설치된 홍대입구 전광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