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의 서막이 열리고 3개월째를 지나고 있다. 최종 지정된 3개의 지자체들은 본격적인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사업자의 참여로 열기가 뜨거운 서울 중구는 이미 3월에 첫 광고물 심의를 진행했다. 또한 미디어폴로 대표되는 거리미디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실무 협의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특정 건물주가 사업자에게 무리한 임대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 물론 일반적인 전광판 구축 과정에서는 건물주가 최대한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듯 보인다. 수요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서다. 하지만 자유표시구역은 다르다. 지난해 6월 행안부 공시 이후 매체 사업자와 건물주들을 중심으로 주요 추진단을 구성하여 장장 6개월 간의 여정을 통해 지난해 말 어렵게 지정이 이뤄졌다. 그런데 지정 전까지 중구 회의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한 건물주가 역시 지정 과정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매체 사업자로부터 고가의 임대료를 제안받았다면서, 의향서를 함께 제출한 기 사업자에게 고액의 임대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마치 물이 들어오니 노를 젓는 형국으로 임대료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2기 자유표시구역은 행안부 공시에 어느 지자체나 일정 점수를 넘어서면 복수로 선정이 가능하도록 돼있어 사업 시작 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1기의 성공을 밑바탕으로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가는 상황에서 행안부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많은 불만과 불안감이 상존해 왔다. 특히 중구와 종로를 동시에 지정함으로써 매체 과잉공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들이 컸다. 빛 공해 등 미디어 구축에 따른 문제점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영업에 대한 마찰과 충돌 우려가 함께 제기되었다. 이러한 대형 광고매체의 동시다발적 등장은 매체사업자 뿐만아니라 광고주들에게도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매체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광고주의 선택적 가치는 있겠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특정 사이트(site)에 마케팅 예산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중구 명동 일대에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들이 준비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하나은행, 교원빌딩 등 1단계 사업자 외에도 2단계에 속해있는 기존 전광판 사업자들 모두 현재의 크기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형화에 따른 임대료와 제작비, 전기료,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발전기금까지 포함하면 고가의 광고료 책정이 불가피하다. 1기 자유표시구역의 KPOP이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고액의 광고료를 책정하였다면, 중구와 종로에 동시다발적으로 구축되는 초대형 전광판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과다한 광고료 및 그 원인이 되는 과다 임대료 요구가 불합리한 상황이다. 광고영업 대행수수료 등까지 감안하면 사업자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2기 자유표시구역의 경우 건물을 임대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자들은 고가의 임대료와 높아진 제작비 등 고정비용을 감안할 때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가 될 개연성이 높다. 건물주의 무리한 고가 임대료는 자유표시구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만약 중구의 1단계 사업 건물주의 고가 임대료가 현실화된다면 중소 전광판 사업자들이 추진하는 2단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중구 사례처럼 지정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과 노력을 하지 않은 사업자들의 사업 참여가 허용된다면 초기에 추진을 주도했던 사업자들이 투여한 인적, 물적 투자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부당한 처사가 될 것이다.
심은 자가 거둬야 하는 기본 상식이 무너진채 강건너 불구경하던 사업자들이 과실을 챙겨간다면 더 이상의 자유표시구역 지정 추진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어느 사업자가 적지않은 인적 물적 투자를 해서 준비 과정에 참여하겠나.
중소 사업자들에게는 2기 자유표시구역도 1기때와 마찬가지로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기 자유표시구역,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