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기 5년 기금액 1,731억원… 올림픽대로 디지털 6기가 500억원 차지 사업기간 연장, 예가 인하, 준비기간 확대 등 업계 요구 수용한 결과 풀이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가 지난 6월 18일 공고한 ‘제6차 기금조성용 지주이용 옥외광고물(이하 야립광고) 사업권’이 첫 입찰에서 완판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8년 사업이 시작된 이래 단 한번에 모든 권역이 낙찰된 것은 처음이다. 2018년 4차 사업 때 입찰에 나온 7개 권역이 첫 입찰에서 낙찰된 바가 있지만 당시에는 제 5권역이 법적 다툼으로 입찰에 부쳐지지 못했었다.
앞선 5차 사업 당시 대량 유찰이 반복되면서 사업자를 찾는데 진땀을 뺐던 것과비교하자면 놀라운 결과다.
이번 입찰은 총 146기의 광고물을 6개 권역(1~5권역, 디지털 광고 1권역)으로 나눠서 입찰이 진행됐다. 결과를 살펴보면 1권역은 CJ CGV가 16,388,550,000원으로 낙찰 받았으며, 2권역은 전홍이 18,200,400,000원을 적어내 사업권을 확보했다.
5권역과 6권역은 한승공영이 각각 26,020,000,000원과 17,920,608,000원으로 확보했다.
이번 입찰의 최대어로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올림픽대로 디지털 야립광고의 주인공은 올이즈웰이 됐다. 이 회사는 50,088,244,817원의 과감한 투찰로 사업권을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입찰에 나온 전체 146기 광고물의 낙찰금액 총계가 173,099,017,217원인데 비해, 단 6기뿐인 디지털 광고매체의 낙찰금액이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500억원대라는 점은 옥외광고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 매체에 과도하게 쏠리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업계 요구 수용한 점이 입찰 성공 이끌어
이번 6차 사업이 시작과 함께 동시 완판이라는 초유의 성공을 거둔 것은 야립 광고 부흥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발주처가 업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는 점에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야립광고 사업에 있어 △사업 효율성을 위한 권역 조정 △사업 기간의 연장 △입찰 예정가격의 합리적 인하 △사업 개시 전 충분한 준비기간 부여 △광고물 규격에 대한 유연성 부여 등의 조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번 입찰에서는 이런 업계의 요구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기존 대권역을 수십여개 소권역으로 쪼개 입찰에 붙이거나, 광고물 개별 입찰로 진행됐던 방식을 전면 수정해 6개 권역, 6개 입찰로 조정했다. 3년이었던 사업기간도 5년(2025년 1월 1일~2029년 12월 31일)으로 연장했다.
입찰 예정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평가다. 직전 입찰이 일부 인기 권역을 제외하면 반복된 유찰 속에서 턱걸이로 낙찰된 것과 비교해 이번 입찰의 평균 낙찰률은 126.84%에 이른다. 업체들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매번 연말에 치러졌던 입찰 일정을 앞당긴 것도 주효했다. 사업 개시 직전인 연말에 입찰을 하게 되면 사업자는 매체의 유지보수는 물론 마케팅에 있어서도 불리한 점이 많다. 충분한 사전 기획 단계가 없이 납입료 마련을 위해 부랴부랴 영업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6개월이라는 긴 사전 준비기간이 주어진 만큼, 업체들도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입찰에 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되면서 야립광고물의 디자인 규제가 어느정도 해소된 점도 업계에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야립광고는 가로 18×8m, 표시면적 144㎡로 제한돼 똑같은 가로 형태의 광고만 가능했다. 개정법에서는 144㎡ 면적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광고 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올해는 준비 기간도 늘어난 만큼 시간을 들여 광고물의 설계를 창의적으로 바꾸는 등 광고 크리에이티브 구현에 대한 여유가 확보됐다.
한편, 업계는 이번 입찰의 성공이 본격적인 야립광고의 부활을 이끌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기금조성용 야립광고는 지난 2000년대 최전성기를 구가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 최고의 옥외광고매체라는 상징성도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의 초대형 디지털 매체들에게 내준지 오래다. 하지만 이번 입찰 결과는 야립광고가 다시 경쟁력이 있는 매체로 반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옥외광고 매체사 관계자는 “그동안 야립광고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매체 파워의 약화보다, 이를 운영하는 정부와 산하 한국옥외광고센터가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단적인 행보를 반복했던데 있었다”며 “이번에는 여느 때보다 성공적인 입찰이 이뤄진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해 야립광고의 부흥기를 이끌어 내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