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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투데이
간판에 조소적 가치를 더한 조형간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형 간판은 이름 그대로 특수하게 제작된 별도의 조형물을 달거나, 조형물 그 자체가 광고물이나 홍보물로 기능하는 것을 지칭한다. 제작 방식상 성형간판에 속하지만 간판에 볼륨이나 약간의 입체감을 더하는 수준인 성형간판과 달리 조형적으로 완성된 형태를 구분해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조형간판은 2000년대까지 꽤나 활발하게 쓰였다. 특히 외식업소에서 주로 달았는데, 꽃게나 낙지 등 핵심 메뉴를 대형 조형물로 제작해 간판 한복판에 걸어두는 방식이 많았다. 일부 업소의 경우 조형물에 모터를 달아 꽃게나 문어가 움직이는 연출을 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면 바로 업소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데다 주목도도 강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간판이라는 평도 많았다. 하지만 간판 규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관련 제작비용도 높아지면서 조형간판은 거리에서 사라져 갔다. 지금 보이는 조형간판들도 대부분은 오래전에 설치한 것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 이렇게 사라져간 조형간판이 다시 쓰임새를 찾고 있는데 바로 공공분야다. 공공기관의 상징 간판이나 관광지 홍보물로 조형간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가평의 음악역 음악역1939의 콘트라베이스 조형간판(왼쪽)과 노원수학문화관의 채널사인형 조형 간판.
▲간판석 대신 조형간판 다는 공공기관들
공공기관의 입구를 장식하는 상징 간판의 경우, 특유의 엄숙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대형 간판석을 심는게 주를 이뤘다.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는 다르다. 비싸고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어려운 간판석 대신 지역 상징성을 반영한 조형간판을 설치하는게 요즘의 유행이다. 일부 공간의 사례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붐을 이루듯 전국 다양한 공공장소에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경기도 가평군이 운영하는 뮤직빌리지 음악역1939를 꼽을 수 있다. 2010년 경춘선이 폐쇄되면서 약 10년간 지역 흉물로 방치돼 있었던 기평역 폐철도 부지를 개선해 만들어진 이곳은 국내 최초의 음악 테마 문화공간이다.
이곳을 상징하는 것은 건물 앞 도보에 세워진 높이 10m, 폭 4.27m 규모의 콘트라베이스 조형물이다. 음악역1939의 간판 역할을 하는데, 모든 악기 중에서 최저음역의 악기인 콘트라베이스를 상징으로 음악문화를 받치는 공간이라는 점을 표현했다. 색다른 기능도 숨겨져 있는데, 프로젝션 매핑을 위한 대형 프로젝터가 내부에 들어 있어 밤이 되면 뒤편 뮤직센터 건물 외벽에 초대형 영상을 투사할 수도 있다.
노원구의 노원수학문화관 사례도 흥미롭다. 이곳을 찾으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입구 앞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이다. Education의 첫글자를 딴 E를 형상화한 대형 채널사인에 원주율 ‘파이(π)’와 ‘무한대’ 등의 수학기호를 캐릭터화한 조형물이 살짝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재미있다. 수학 교육을 놀이처럼 쉽게 다가가도록 하겠다는 문화원측의 아이디어다.
이 외에도 대학, 박물관, 공원, 유적지 등 예전같으면 커다란 간판석이 서 있어야 할 공간들이 조형간판을 달고 있다. 이런 간판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존으로도 활용되면서 공간을 알리는 주요 시설로 활용된다

부산시와 의성안전체험관에 설치된 조형간판. 
상업 공간 설치 사례. 파주 말똥도넛(왼쪽), 성수 밥아저씨 도와줘요.